[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아스달 연대기'의 뒷이야기가 '아라문의 검'이라는 이름을 달고 4년 만에 돌아왔다. 훨씬 간결하게 전개되는 스토리와 배우를 교체한 주요 배역들의 활약으로 완성도 높은 첫 회가 꾸려졌다.

9일 첫 방송한 tvN 새 토일드라마 '아라문의 검'(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김광식)은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탄야(신세경) 태알하(김옥빈) 타곤(장동건) 은섬(이준기) 이야기를 그렸다.

첫 방송에서는 지난 '아스달 연대기' 18화에 걸쳐 아스달 왕국을 건설하고 최초로 왕이라는 존재가 된 타곤이 강력한 왕정을 유지하고, 8년 동안 성장한 은섬과 사야(이준기) 쌍둥이가 서로의 적이 돼 전쟁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태알하는 타곤과 자신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아록을 지키기 위해 더욱 냉혹한 왕후가 됐고, 탄야는 영능이 더욱 커지고 아스달 백성들의 무한한 존경을 받는 권위 있는 대사제가 돼 새로운 구도의 권력 싸움이 일어날 것을 예고했다.

시즌1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이라면 다소 이해가 어려울 부분도 존재했다. 특히 각 부족의 특성이나 인물들의 세세한 설정들까지 한 번에 눈에 들어오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바탕으로 아스달 왕국과 숲 속에 모여 이에 맞서는 아고 족 연합의 대립, 특히 아스달 왕 타곤과 아고 족 연합을 이끄는 수장 '이나이신기'가 된 은섬의 대결 구도를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시즌2를 오랜 시간 기다렸을 시청자들을 위한 발 빠른 전개도 잊지 않았다. 8년 동안 성장한 은섬, 사야가 재회하는 모습이 1회 중반에 등장했고 탄야가 자신이 소원하던 대로 백성의 마음, 즉 막강한 힘을 얻게 된 모습이 충분히 그려졌다. 또한 제왕이 되며 한층 냉철해진 타곤, 친아들을 왕의 후계로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 독하게 아곤을 가르치는 태알하의 모습 등 인물들의 행동들을 충분히 그려냄으로서 시즌1과의 간극을 줄였다.

tvN 아라문의 검

특히 새롭게 합류한 이준기, 신세경의 활약이 돋보였다. 4년 간의 공백, 주연 배우가 두 사람이나 바뀌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즌1, 2를 유기적으로 이어 나가며 새로운 이야기를 썼다.

이준기는 기존에 송중기가 맡았던 은섬, 사야 1인 2역을 맡아 쌍둥이지만 전혀 다른, 그러면서도 닮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시즌1에서 어머니와 또 와한족의 품에서 자라 온정이 많고 정의롭던 인물로 그려졌던 은섬이 8년의 세월 동안 이나이신기로 살아가며 필요에 의해 사람도 죽이고 수많은 부하들을 자연스럽게 거느릴 수 있는 우두머리로 성장한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또한 타곤의 양아들로서 후계자 자리를 약속받았지만 타곤의 직계 아들이 태어나며 자리가 위태로워진 사야의 날카롭고 예민해진 모습, 그가 전투 도중 이나이신기가 자신의 쌍둥이임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는 모습을 은섬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결로 표현해 내며 시청자들의 이질감을 줄였다.

신세경 역시 시즌1 김지원에 이어 위엄을 갖춘 대제관으로 성장한 탄야의 모습을 잘 그려내며 극에 녹아들었다. 백성들에게는 자애롭고 현명한 대제관으로 군림하면서도 강인한 내면을 은연중에 보이며 타곤에게 맞설 준비를 하는 탄야의 마음을 드러냈고, 은섬과 사야가 서로 적이 된다는 사실 앞에 크게 동요하며 흔들리는 감정 연기 또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다. 은섬, 사야와 각각의 관계성을 이준기와의 '케미스트리'로 그려내며 활약, 대서사시의 안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