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허위 뇌전증을 꾸며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 한 래퍼 라비와 소속사가 의사 소견을 무시하고 약 처방을 종용한 정황이 포착돼 빈축을 사고 있다.

3일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라비와 소속사 그루블린 김 모 공동대표 등의 공소장 내용을 공개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라비는 지난 2012년 첫 병역 신체검사에서 3급 현역 판정을 받은 뒤 지속해 병역을 미뤘고, 2019년 재검에서 4급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1993년생인 라비는 2021년 2월 마지막으로 병역을 연기했고, 향후 입영 일자가 통보될 경우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병무청에 제출한 뒤 방송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공소장에 따르면, 라비는 병무청에 서류를 제출하던 시기에 병역 면제를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병역브로커 구 모 씨와 접촉했다. 구 씨는 라비에게 허위 뇌전증 진단으로 5급 면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을 했으며, 그루블린 김 모 공동대표가 라비와 함께 모의에 동참했다.

김 대표는 구 씨와 보수 5000만원에 계약을 진행했으며, 만약 라비가 면제를 받지 못한다면 비용을 모두 환불 처리한다는 조항을 포함해 병역 회피를 의무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라비는 구 씨의 조언대로 갑자기 실신한 척하며 119에 신고를 했고, 응급실로 들어가 외래 진료를 받겠다고 요구했다. 외래 지료를 받는 중에는 의사에게 "종종 나도 모르게 기절을 한다"라고 거짓 증상을 이야기해 정밀 검사를 받았다.

이후 해당 의사는 라비에게 별다른 의상이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병무청에 낼 자료가 필요했던 라비는 자신이 유명 가수임을 이용해 "멘탈이 나가고 음악 생활도 끝이다. 무조건 약 처방을 해달라"고 말하라는 구 씨의 조언을 그대로 이행, 최종적으로 약을 처방 받고 뇌전증 관련 병무용 진단서도 발급 받았다. 구 씨는 그런 라비에게 "굿, 군대 면제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도 공소장을 통해 밝혀졌다.

또한 라비는 병무청 신체검사를 받는 날에만 뇌전증 약을 복용해 소변 검사를 대비했고, 실제로 뇌전증 환자인 것처럼 모두를 속였다. 지난해 9월 진단서 조작으로 신체검사를 받아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고 10월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수개월 만에 브로커가 검거되면서 라비의 가짜 뇌전증도 경찰에 적발이 된 것이다.

라비

라비는 현재 병역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병역법 86조에 의거, 병역 의무 기피 또는 감면 목적으로 도망가거나 행방을 감춘 경우, 또는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사람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위반 시에는 신체검사를 다시 받고 해당 등급에 따라 재복무를 해야 한다.

또한 당초 1년 6월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는 경우에는 병역이 면제되지만, 최근 병역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이 이상의 실형을 받아도 재복무를 해야 하는 상황. 라비는 가짜 뇌전증 연기를 펼치기 이전 3급 판정을 받았기에 현역 복무에 무리가 없다. 첫 재판이 11일에 열리는 가운데 라비의 선고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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