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남이' 박성웅의 의리 [인터뷰]
2023. 03.20(월) 17:06
웅남이, 박성웅
웅남이, 박성웅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박성웅이 영화 '웅남이'에 함께한 이유는 그저 12년 전 가벼운 술자리에서 한 박성광과의 약속 때문이었다. 처음 받은 대본이 부족한 걸 알면서도 의리를 지키기 위해 출연을 결심한 것. 지난 12년을 치열하게 살아왔을 신인 감독 박성광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었단다.

22일 개봉하는 '웅남이'는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박성웅)이의 좌충우돌 코미디. '욕' '슬프지 않아서 슬픈' 등 단편 및 저예산 영화만 만들던 박성광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장편 상업 영화다.

이제 막 입봉을 하게 된 신인 감독이 박성웅과 같은 A급 배우와 첫 호흡을 맞추는 건 쉽지 않은 일. 특별한 인연이 있지 않은 이상 꿈과 같은 일이다. 이 만남이 가능했던 건 12년 전 한 술자리에서 나눴던 대화 덕분이었다.

박성웅은 "2009년도 즈음 아는 지인과 만나 식사를 했는데 그곳에 박성광이 있었다. 대화를 나누며 인간성이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내게 언젠가 감독으로서 대본을 주겠다 하더라. 그땐 별 생각 없이 알겠다고 했는데 그로부터 12년이 지나 진짜 시나리오를 줬다. 심지어 날 생각하며 썼다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일단 내가 뱉은 말이 있고, 내가 안 하면 작품이 엎어질 수도 있다는 말에 고민하다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는 박성웅은 "박성광 감독의 이전 작품들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결정한 거다. 워낙 내게 있어선 좋은 동생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입봉을 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12년 동안 얼마나 삶이 치열했을까 생각하니 기특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처음 받아본 시나리오는 박성웅을 만족시키진 못했다. 박성광에게 직접 '이렇게는 안 된다'고 말했을 정도라고. 박성웅은 "처음엔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다. 웅남이가 나쁜 손에서 자라 악인이 된 쌍둥이 웅북이를 죽이는 게 원래 이야기였는데, 다섯 번 정도의 시나리오 각색 작업을 통해 지금의 버전이 완성됐다. 개인적으론 쑥쓰럽진 않은 작품이 나온 것 같다. 두 번째 상업 장편은 찍을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는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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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의리를 지키기 위해 '웅남이' 출연을 결심한 박성웅이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타이트한 예산 탓에 다양한 시도가 불가능했고, 수중 촬영 신에선 데뷔 20여 년 만에 최고의 힘듦을 맛봤다고.

"진짜 죽을 뻔 했다"고 당시를 회상하던 그는 "다신 수중 촬영을 안 하기로 했다. 심지어 나만의 리스트에도 올렸다. 1위가 말, 2위가 물이 됐을 만큼 힘든 촬영 현장이었다"며 "서류 가방을 들고 잠수해야하는데 가라앉질 않아서 납을 채웠고, 이번엔 올라오지 못해 고생했다. 정장을 입고 서류 가방을 든 채 테이크만 수십 번을 간 것 같다. 되게 힘들게 촬영했다. 다만 한편으로는 완성본을 보니 괜찮게 나왔더라. 음악까지 더해지니 몽환적인 느낌이 들어 좋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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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박성웅이 연기하는 웅남이는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이 된 스물 다섯의 곰이다. '내 안의 그놈'에 이어 다시 한번 어린 나이의 연기를 하게 된 그는 "20대 초반의 나를 떠올리려 했다. 스물 다섯을 회상해 보려니 그땐 연기에 입문한지 얼마 안 됐을 때라 너무 진지했더라. 경험해 보지 않는 나잇대였다면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오히려 나이가 스물 다섯인 설정이라 어려움은 없었다. 또 옆에 이이경이 있으니 자연스레 스물 다섯의 웅남이가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웅북이에 대해선 "웅남이가 이미 스물 다섯이라 강조하고 있어서 웅북이는 그냥 가만히만 있으면 됐다. 다만 한 가지 초점을 둔 부분은 웅북이를 그저 나쁜 사람으로 그리지 않는 것이었다. 고양이에게 밥도 챙겨주지 않았냐. 어두운 손에 의해 길러져 나쁘게 보이지만 천성만큼은 여전히 착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코미디 연기를 소화한 소감도 들려줬다. 그는"'신세계' 이후 내 누아르적인 면모가 많이 부각됐지만 사실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고 코미디 연기에 대한 자신도 있다. 전작 '내 안의 그놈'과 '오케이 마담'에서도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지 않았냐. 그쪽으로 천성이 있는 것 같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며 "영화는 기본적으로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인데 그래서 코미디가 너무 좋다"코미디 장르 안에선 무엇이든 잘 하고 싶고, 그러려고 많이 노력한다. 나만의 노하우를 통해 사람을 쥐락펴락하는 그런 코믹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성웅은 "할 수 있는 건 다 했고 홍보도 열심히 했다. 이미 화살은 활을 떠난 상태다. 영화가 명중됐는지 안 맞았는지는 이제 관객분들에게 맡겨야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가족애가 있는 영화이니 편하게 보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 CJ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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