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드라마 '더 글로리'의 배우 박지아가 명장면 탄생 비화를 들려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연출 안길호)에서 빌런이자 동은(송혜교) 엄마 정미희 역으로 활약한 박지아는 17일 티브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극 중 애드리브가 많진 않았지만 머리로 동은이의 오피스텔 문을 들이박는 신은 애드리브였다"라고 말했다.


박지아가 연기한 정미희는 동은을 버리는 것으로 인생 첫 상처를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18년 뒤에도 다시 한번 잊을 수 없는 흉터를 남기는 인물. 모성애라곤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인간이다. 예사롭지 않은 배경과 설정을 갖고 있는 캐릭터이기에 몰입하고 연기하기가 쉽진 않았을 터.

"처음에는 미희를 연기하기가 막막했다"고 솔직히 털어놓은 박지아는 "할 순 있는데 이대로만 연기하면 전형적이고 밋밋한 악인으로만 보일 것 같았다. 그래서 작가님과 만나 '너무 어렵다. 잘 풀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고민을 털어놨는데, 그냥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하셨다. 그러니까 마음이 편해졌다. 일단 원작자한테 허락을 받은 거고 믿음도 주시니까 방향이 잡히기 시작했다. 드라마 속에서 유일하게 동은이를 울리고 무릎 꿇게 하는 인물인데, 어떻게든 당위성을 만들어 동은이에게 그 감정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했다. 작품을 준비하는 8~9개월 동안 동은 엄마가 되기 위해 올인했던 것 같다"고 정미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줬다.

이후부턴 그저 작품이 흘러가는 대로 자신의 몸을 맡겼다. 대본에 조금씩 나와있는 정보를 힌트 삼아 '정미희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고민하며 각 신을 완성했다고.

박지아는 "다만 애드리브가 많진 않았다"면서 "대본에 모든 정보가 있었고, 그걸 기반으로 조금씩 틀어 연기를 할 뿐이었다. 예를 들어 대본에 '문을 두드린다'라는 지문이 있었다. 일반적이라면 손으로 두드리는 걸 생각하겠지만 머리나 발로도 방을 두드릴 수 있지 않냐. 개인적으로 생각한 아이디어가 납득이 되면 그렇게 연기하는 편인데, 그 신은 머리와 발로 문을 박고 차는 게 받아들여져서, 충분히 그럴만한 인물이라 생각이 되어서 그렇게 연기해 봤다"고 설명했다.

한편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해 12월 30일 파트1이 공개돼 신드롬적인 인기를 자랑한 이 작품은 지난 10일 파트2를 통해 나머지 8회가 공개되며 막을 내렸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박지아,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