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에서 김신영으로, ‘전국노래자랑’의 멋진 전개 [윤지혜의 슬로우톡]
2022. 10.20(목)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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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1988년부터 34년간 KBS1 ‘전국노래자랑’의 MC 자리를 지켜온, 고(故) ‘송해’는 대중에게 ‘전국노래자랑’ 그 자체였다. 그가 없는 ‘전국노래자랑’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누구에게나 그러하듯 그에게도 유명을 달리해야 할 때가 찾아왔고, 그를 잃은, 그가 사랑해 마지 않던 프로그램의 명운 또한 바람 앞에 등불이 되었다.

어쩌면 당연했다. 송해의 뒤를 잇는 일은, 단순히 몇 시간 혹은 몇 일 인수인계받고 끝낼 수 있는 게 아니고 한 사람의 생과 시간이 쌓아온 업을 이어받는 규모의 것이다. 게다가 대중의 존경과 사랑을 흠뻑 받은 존재의 자리다. 애정 어린, 그만큼 날카로운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어서 선뜻 누구를 선택하기도, 누군가 나서기도 어려웠겠다.

그래서 송해의 후임으로 방송인 ‘김신영’을 발탁한 ‘전국노래자랑’의 선택이 참 지혜롭다. 김신영은 표면적 조건, 나이나 성별 등으로는 송해가 연상되지 않는, 새로운 얼굴이다. 그와 동시에 건너 건넛집 막내딸, 옆집 손녀, 여동생 혹은 조카인 것 같은 내적 친근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또 송해를 연상시키는, 익숙한 얼굴이다.

송해가 ‘전국노래자랑’의 얼굴이 된 기반에는, 일반인 출연자들, 그러니까 사람들의 삶을 대하는 그의 태도가 큰 몫을 차지한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다소 피곤한 일정을 소화해내고 별별 사람들을 다 만나야 하는 와중에, 그렇다고 높은 시청률이 나온다거나 대중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도 아닌데, 그는 매 순간 진정성 가득한 얼굴로 무대 위에 오르는 모든 삶을 존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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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시간이 쌓이니 송해와 대중 사이에는 단단한 내적 친근감이 형성되었고, 이는 후에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타고 퍼져나간 ‘전국노래자랑’의 짤막한 대목이, 많은 이들의 시선과 마음을 매혹하게끔 돕는 동력으로 작용하기까지 한다. 심적으로 가깝게 느껴지는 진행자가 출연자들 하나하나를 존재감 있게 대하자, 보는 이들 또한 덩달아 짙은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게 되어 일어난 효과라 할까.

해당 영역에서 강한 사람 중 하나가 김신영이다. 대중은 대체로 김신영을 편하게 생각한다. 코미디언이라는 직종이 가진, 특유의 유쾌한 성향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다만, 무엇보다 오랜 시간 그녀를 지켜봐 온 대중의 마음 이면에 형성된 신뢰감 때문이다. ‘방송인 김신영’의 인간적인 면모를 어느 정도 잘 알고 있다는 확신에서 기인한 친근한 마음이라 하겠다.

그러한 김신영이 ‘전국노래자랑’의 명맥을 이어가다니, 대중으로서는 안도감을 넘어 아쉬울 게 하나 없는, 오히려 기대되는 전개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이 어려운 자리를 받아낸 그녀에게 더없이 고마운 게다. 시청률이 상승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물론 앞으로 해나가야 할 과제가 더 많을 테지만, 김신영이 꾸려갈 ‘전국노래자랑’에서 또 어떤 수많은 삶이 정감 어린 얼굴을 드밀지 설렌다. 송해 또한 기뻐하고 있지 않을까.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KBS1 ‘전국노래자랑’,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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