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통쾌하지만 어딘가 처절한 복수극, ‘리멤버’가 베일을 벗었다.

12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리멤버'(감독 이일형·제작 영화사 월광)의 언론시사회에서는 이일형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이성민 남주혁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리멤버’는 가족을 모두 죽게 만든 친일파를 찾아 60년간 계획한 복수를 감행하는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이성민)와 의도치 않게 그의 복수에 휘말리게 된 20대 절친 인규(남주혁)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번 작품은 97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검사외전’의 이일형 감독의 신작으로, 이성민 남주혁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시적인 시각 속에서, 역사책 속에 박제된 과거로 다루는 타 작품들과 달리, 대한민국 현재의 시점에서 개인의 삶에 여전히 영향을 끼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시대로 재해석해 여타 작품과 차별화를 꾀했다.

일제강점기가 끝난 뒤에도 평생을 그때의 기억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다 필생의 복수를 감행하는 80대 노인과 그의 절친인 20대 청년의 예기치 않은 동행을 통해 현재 세대의 시선 또한 가미해 눈길을 끈다.

이날 이일형 감독은 영화의 소재에 대해 “이 사회를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이지 않나. 저도 이런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친일파 처단이 영화의 소재이지만, 그렇다고 친일파를 반드시 처단해야 한다는 메시지만을 담지 않았다고 했다. 이일형 감독은 “반드시 친일을 처단해야 한다는 맥락보다는 왜 이렇게 됐고, 옳고 그름은 무엇이고, 우린 그걸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필주와 인규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일형 감독은 영화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여러 설정들을 부여했다고 했다. 이일형 감독은 이에 대해 “영화의 속도라던가 장르적인 특성, 액션, 복수극에 대한 이야기들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다”면서 “필주의 사적 복수를 옳은 것으로 봐야 하는 것인가 여러 측면에서 고민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일형 감독은 영화에서 필주와 인규가 빨간 스포츠카�j 타고 다니는 것에 대해 “필주가 80대 노인 설정이라서 모든 동작과 상황이 느리지만 복수의 감정은 정말 격하고 빠르다고 생각했다. 그걸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면서 “느린 템포인 주인공의 동작을 슈퍼카의 속도감으로 느끼길 바랐다. 또 누구나 생애 마지막에 이런 차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그런 걸 생각하면서 설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성민과 남주혁은 각각 은퇴 후 10년 넘게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장기근속하고 있는 최고령 아르바이트생으로 손자뻘 동료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내는 핵인싸 80대 노인 필주와 평범한 20대 청년 인규를 연기하며 세대를 초월한 ‘케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서로를 “헤이 브로”라고 부르고, 다양한 신조어로 대화를 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시그니처 포즈로 인사를 하는 등 이일형 감독 특유의 유머로 유쾌함을 전한다. 어떻게든 필생의 복수를 감행하려는 필주와 그를 회유하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인규의 복합적인 감정 변화는 몰입감은 물론, 보는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성민은 남주혁과의 호흡에 대해 “촬영 당시에 즐거웠다. 찰떡같은 호흡을 맞췄다고 생각하면서 촬영했다”면서 “영화를 보면서 남주혁 군이 고생했겠다 싶었다. 많은 노력을 했구나 영화를 보면서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성민은 “저도 영화를 처음 봤다. 설득력이 있을까 고민했다. 오늘 영화를 보면서 한필주라는 캐릭터와 인규라는 캐릭터가 잘 조화돼서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낸 것 같다”라고 �p붙였다.

남주혁은 “영화를 찍은 지 2년 만에 처음 본다. 촬영할 때에는 인규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촬영한 기억이 있다.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즐기면서 재밌게 봤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남주혁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이야기를 나눴을 때 감독님이 일반 청년처럼 연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촬영에 들어가고 연기를 하는 와중에 그게 참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주혁은 “인규라는 인물을 통해서 관객들이 영화를 봤을 때 인규의 감정에 따라가면서 봐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싶었다. 좀 더 심플하게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리멤버’는 26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