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자본 흡수한 K-컬처 시장의 빛과 그림자 [엔터-Biz:가상자본과 한류①]
2022. 09.29(목)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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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NFT를 비롯해 메타버스까지 미래 시장을 선두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막대한 부를 거머쥐게 된 가상자산 거래소 자본이 엔터 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했고, 실로 이들은 수 년 만에 엔터계에 보이지 않는 큰 손이 됐습니다. 1편에서는 빗썸 그룹과 손잡은 엔터 시장의 현황을 살펴봅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배우 박민영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종현 씨와의 열애설을 계기로 국내 가상자산 자본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관계성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실제로 금리 인상 공포로 손실을 본 개미들이 “결국 돈을 번 건 코인 투자자들이 아니라 거래소 투자자들”이라는 자조 섞인 눙을 던질 정도로 가상자산 거래소는 지난 수년 간 거래 수수료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였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1,2위는 업비트(두나무)와 빗썸코리아(이하 빗썸)로 코인 투자 열풍이 한창이던 2020년 기준, 업비트의 하루 거래량은 1조 7000억 원을 돌파했고 빗썸도 비슷한 규모다. 업비트 전신인 두나무와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 버킷스튜디오, 인바이오젠 이니셜 등 빗썸 그룹은 이 같은 자본을 기반으로 여러 사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엔터테인먼트도 그 중 하나다.

두나무가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YG플러스 등 주로 케이팝 기획사와 손잡고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빗썸 그룹은 배우 기획사 투자 및 제작, 인수합병 등 엔터사들과 동맹을 맺으며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엔터사가 적극 손 잡는 사례가 늘어난 이유는 NFT 등 블록체인 신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는 IP(지적재산권)와 스타들을 엔터사가 보유하고 있어 동반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빗썸 그룹, 초록뱀→아티스트까지 적극 투자

빗썸의 지분 구조는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결국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빗썸 관련주'로 불리는 곳들이다. 빗썸의 최대주주는 빗썸홀딩스로 빗썸의 지분 73.6%를 보유하고 있다.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비덴트, 버킷스튜디오 등으로 이들 역시 서로 지분 관계로 얽혀있다. 이 세 곳의 대표가 바로 박민영의 열애설 상대로 제기된 강종현 씨의 친동생 강지연 씨다. 강지연 씨는 또 이 세 곳의 지분을 보유한 주식회사 이니셜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현재 빗썸 그룹과 가장 긴밀한 사업적 관계를 맺은 엔터사는 초록뱀 그룹이다. 초록뱀미디어는 박민영의 소속사이자 윤여정, 이승기, 이서진 등이 소속된 후크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장윤정, 고경완, 붐, 김나영, 이영자 등 다수의 방송인이 소속된 스카이이앤엠도 초록뱀미디어가 지분(26.6%)를 보유한 계열사다. 최근에는 버킷스튜디오와 컨소시엄(공동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나 기업)으로 배우 김윤석, 주원 등이 소속된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지분(14.87%)을 인수했다.

특히 초록뱀 그룹은 비덴트와 연관이 깊다. 지난 2019년 초록뱀컴퍼니(당시 회사명: W홀딩컴퍼니)는 자회사이자 고현정, 조인성 등이 소속된 아이오케이(현재 쌍방울에 매각됨)를 통해 비덴트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회사채) 620억 원 가량을 매입했고, 올해 7월에는 자회사 초록뱀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비덴트에 1100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 비덴트 역시 지난해 초록뱀미디어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고 NFT, 메타버스 사업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사업에는 YG플러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 그룹이 화제를 모으자 배우 이정재, 정우성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 역시 비덴트에 투자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정재, 정우성이 경영을 책임지는 아티스트컴퍼니(이하 아티스트)는 박민영의 열애 상대로 보도된 강종현 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아티스트와 빗썸 그룹이 완벽히 무관하다는 뜻은 아니다.

2017년 비덴트는 114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이정재 ,정우성은 각각 10억 원씩 총 20억 원을, 당시 소속 배우였던 하정우는 5억 원을 투자했다. 아티스트 본사 자본으로는 5억 원을 투자했다. 이들이 거금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시 비덴트의 주가는 최대 4배 가까이 오르는 현상을 보였다. 정우성, 이정재는 2018년 이를 조기 상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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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빗썸과 관련된 언급이 부담스러웠는지 29일 아티스트를 통해 "2017년 10월경 당시 대표로 재직 중이던 김재욱 씨의 권유로 비덴트에 투자했고, 2018년 전액 회수했다"고 해명했다. 또 "(비덴트가) 모니터 장비를 제작하는 회사라고 소개 받았으며, 블록체인 사업에 관여 되는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재욱 대표가 빗썸의 최대 주주였음에도 연관성을 몰랐다는 입장이지만, 김 대표는 아티스트 대표를 지낼 당시 일부 언론으로부터 빗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바 있다.

그러나 2018년 아티스트는 75억 원 상당의 지분 15%를 빗썸 그룹 중 한 곳인 버킷스튜디오에 넘겼다. 어찌 된 일일까. 이정재, 정우성은 이 역시도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티스트 측은 "김 대표가 2018년 본사나 소속 배우들과 의논도 없이 본인 소유 지분 15%를 아컴스튜디오(현 버킷스튜디오)에 넘긴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자신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아티스트와 빗썸 그룹에 사업적 연관성이 생긴 셈이다.

빗썸 그룹의 잦은 전환사채 발행, 우려의 목소리들

이정재, 정우성이 직접 나서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간 버킷스튜디오는 '오징어 게임' 관련주로 언급되며 개미들의 투자가 몰렸고 수혜를 입은 바 있다. '헌트'가 관객 몰이를 하며 선전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비록 무산됐지만 지난해 아티스트가 게임사 컴투스에 인수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버킷스튜디오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오징어 게임' 수상 소식은 물론 시즌2에 대한 소식이 보도될 때도 개미들이 움직였다.

아티스트 지분 인수와 더불어 '오징어 게임' 효과를 톡톡히 누린 버킷스튜디오는 어떤 사업들을 펼치고 있을까. 개인 투자자들은 버킷스튜디오를 엔터 콘텐츠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8월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버킷스튜디오 매출의 39.5%는 의류 제조 판매업이 차지하고 있다. 다음이 문자 발송 서비스(37%)다. 반면 콘텐츠 제공 및 극장 상영 등 엔터 분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매출은 11%대에 불과했다.

비덴트를 비롯해 버킷스튜디오까지 빗썸 그룹은 다양한 엔터사들과 직, 갑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다. 이들이 서로 지분을 주고 받는 투자 소식은 개미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트리거가 되기도 한다. 단 하루 동안 1조 원 규모의 투자금이 몰리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스타라는 IP을 보유한 매니지먼트의 만남과 황금기를 맞이한 K-엔터 시장의 호황이 개미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여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빗썸 그룹의 잦은 전환사채, 신주 발행이 개미 투자자에게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버킷스튜디오의 발행주식총수는 점점 불어나고 있다. 이런 경우, 기존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가치는 희석되고 전환사채 투자자들은 전환가액이 낮아지더라도 발행주식수가 늘어난 만큼 회수할 수 있기에 원금을 손해 볼 가능성이 적어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9일 버킷스튜디오가 발행한 10회차 전환사채 중 75억 원 가량이 주식전환 청구됐다. 전환가액은 1898원으로 총 395만 1527주가 신규 상장됐는데 이는 발행주식수(9011만 752주)의 4.39%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는 장내 매도로 이어지면서 버킷스튜디오의 주가는 3600원 대에서 1670원 대(9월 30일 10시 기준)로 급락했다.

비컷스튜디오의 10회차 전환사채는 총 400억원 규모로 비덴트가 250억 원, 빗썸코리아가 150억 원을 발행했다. 이중 200억 원 가량의 규모가 초록뱀컴퍼니(초록뱀이커머스신기술조합)을 통해 콜옵션(만기일 전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으로 거래됐는데 초록뱀 측은 버킷스튜디오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전환 즉시 모두 매도했고 당시에도 버킷스튜디오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이로 인해 기존 개인 투자자들이 손실을 본 반면 초록뱀그룹은 큰 수익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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