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병역기피 논란으로 국내 입국이 금지된 가수 스티브 승준 유(한국명 유승준·47)의 비자 발급을 둘러싼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재량권 남용'을 이유로 부당함을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은 예외 상황임을 강조하며 이에 맞섰다.

서울고법(행정 9-3부)은 22일 오전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유승준 법률 대리인은 사증 발급의 재거부 처분이 위법하다는 취지에 대해 "재량권 자체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한다"라며 "그 자체로 원고가 국가 안전보장과 질서유지에 위해 가하는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병역을 이탈했다는 이유로 영구한, 무기한 입국 금지를 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 "법리적으로 봤을 때도 국가 안전보장 거부로 입국을 거부한 것은 대법원 판결 취지에 반한다"라며 "재외동포법 사유를 들어 대법원 판결의 논리를 회피하기 위해 이런 사유를 들어서 동일한 이유로 발급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취지를 비춰보면 어떤 사유를 불문하고 병역을 이탈해도 일정 기간 지나도 사증발급을 하게 되는데 이를 거부한 건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 측 변호인은 "대법원 확정 판결 취지에 따라 적법하게 처분한 것"이라며 "재외동포법 관련 사유도 목적과 취지가 다르다. 원고는 다른 연예인과는 다른 케이스이며 사회적 물의도 일으켰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추가 내용을 요구했다. 특히 "이번 재판의 1심 판결이 2018 개정법에 의한 건데, 원고는 1심 판단에 누락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듯 하다"라며 "법령에 단서 조항 변경 부분이 있고 재량 취지에 대한 부분이 있는데 원고 논리대로 적용된다면 법무부 장관은 38세 이상 재외동포에 체류를 부여하는 것에 대한 재량권이 있는지, 부여 자체가 가능한지에 대한 법리적 해석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짚었다.

이어 "여전히 이례적으로 판단을 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이며 "재량권 행사가 없었다면서 재량권에 고려돼야 할 5개 사유가 있다고 적시됐다. 원고는 재량권 남용 취지를 보이고 있고 피고는 그것이 아니다라는 취지인데 이 5개 사항을 고려했다고 볼만한 사정에 대한 자료도 필요해 보인다"라고 했다. 더불어 "일단 각계 부처에 대한 자료는 있는데 실질적으로 이 5개 항목별로 이와 관련한 정황 증거가 있는지가 궁금하다"라고 했다.

이밖에도 재판부는 유승준 변호인을 향해 "1심 판결에서의 쟁점을 판단하면서 외국인 기본권이 이렇다 라고 설명한 부분이 있는데 국제법 조항에 따라 입국 금지 재량권을 갖는다 라는 내용 말고도 여러 부분이 있다. 말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건 (유승준은) 완전 외국인도 아니고"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유승준이 외국인인건지, 재외국민인 건지, 아니면 둘다 해당돼 적용되는 건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판례가 많지 않아서 심층 검토가 필요한 것 같다"라고 했다.

이번 재판은 유승준이 정부의 비자 발급 거부 처분에 반발하며 제기한 두 번째 소송이다. 그는 지난 2015년 재외동포비자(F-4) 발급을 거부하는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사증 발급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2020년 3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외교부에서 "대법원판결 취지는 비자 발급 거부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 유승준에게 비자를 발급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라며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하자 이에 불복, 2020년 10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원심 재판 과정에서 유승준 측은 입국을 오랜 기간 막는 것은 전례가 없다며 "과도한 불이익 처분이며 비례와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했다.

반면 LA 총영사관 측은 "이 처분이 비례와 평등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라며 "유승준의 국내 입국 목적에 취업이라는 내용이 담긴 만큼 영리 목적이 분명하고 유씨의 사익보다 국방의 의무로서 가져야 할 공익의 가치가 더 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28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행정절차를 보완해 유승준의 재외동포(F-4) 비자 신청을 재차 거절한 외교 당국 처분이 확정판결에 위배되지 않는다"라며 LA 총영사관의 손을 들어줬다.

유승준은 과거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였고 지난 2002년 출입국관리법 11조에 의거 한국 입국이 제한됐다.

항소심 두 번째 변론기일은 오는 11월 17일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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