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기다리기엔 너무 지루하다. 지루함을 견디고 보기엔 뒷맛이 영 개운치 않은 '불릿 트레인'이다.

24일 개봉되는 영화 '불릿 트레인'(감독 데이빗 레이치·배급 소니 픽쳐스)은 미션수행을 위해 탈출이 불가능한 초고속 열차에 탑승한 언럭키 가이 레이디버그(브래드 피트)와 고스펙 킬러들의 피 튀기는 전쟁을 담은 논스톱 액션 블록버스터다.

영화는 간단한 임무 수행을 위해 열차에 탄 레이디버그가 또 다른 킬러들과 얽히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레이디버그는 임무인 수트 케이스를 손쉽게 손에 넣고 곧바로 열차에서 내릴 줄 알았지만, '언럭키가이'라는 별명답게 자꾸만 일이 꼬인다. 각자 임무를 위해 열차를 탔지만, 이 모든 걸 조종한 흑막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광기로 치닫는다.

영화의 강점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과 위트 넘치는 대사, 스턴트맨 출신인 데이빗 리치 감독의 독보적인 액션이다. 캐릭터들의 '티키타카'로 유머러스함을 더하고, 화려하면서도 독특한 액션으로 긴장감을 더했다.

그러나 이 장점을 상쇄시킬 만큼 이야기의 전개가 꽤나 지루하다. 각 인물들의 서사를 하나하나 설명하다 보니 생긴 패착이다. 결말을 위한 빌드업이라는 것은 이해하겠으나, 그래도 필요 이상이다. 특히 극 중 '백의 사신' 서사는 잊을만하면 반복돼 지루함을 배가 시킨다.

또한 후반부에 등장한 '백의 사신'이 그간의 복선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설명하는 부분은 클라이맥스의 묘미를 반감시킬 만큼 구구절절이다.

일본 소설이 원작이라고는 하지만, 왜색이 짙은 점도 마이너스 요소다. 배우들 대부분은 할리우드 출신이지만, 일본 문화에 근간을 둔 극 중 배경과 몇몇 서사들 사이의 이질감이 불편함을 자아낸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빌' 아류작으로 느껴질 정도다.

물론 이 모든 걸 참고 견디다 보면 광란의 클라이맥스가 펼쳐진다. 그야말로 광기 그 자체다. 그러나 그것 하나만 기대하고 볼만한가 생각해보면 글쎄 선뜻 추천하기 어렵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불릿 트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