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이정재의 지난 노하우를 집대성한 듯 하다. 이정재의 첫 데뷔 연출작이자 스타일리시한 첩보물의 탄생을 알리는 ‘헌트’가 베일을 벗었다.

27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헌트’(감독 이정재·제작 아티스트스튜디오) 언론시사회에서는 이정재 감독을 비롯해 정우성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정재는 이번 작품에서 연출 뿐만 아니라 주연, 각본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더불어 이정재와 절친 정우성이 영화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연기 호흡을 맞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정재, 정우성 외에도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 등이 출연해 이정재의 감독 데뷔에 힘을 보탰다.

또한 ‘헌트’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국내 개봉 전부터 외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개봉 전부터 스타일리시한 첩보물이라는 외신의 호평을 이끌어내 국내 개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이정재 감독은 “오랫동안 연기자 생활을 해오다 보니까 제가 연출을 하더라도 연기자분들이 돋보이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있다. 연기자분들이 어떻게 하면 돋보일 수 있을까를 시나리오와 촬영 현장, 편집 과정 내내 고민했다”라고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이정재 감독은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한 캐릭터들의 설정에 대해 “단순하게 나쁜 사람, 착한 사람 구분 짓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사람을 볼 때 깊이 있게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마도 저도 모르게 더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으니까 단순하게 판단을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캐릭터들이 다양한 결의 심리가 내재돼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정재 감독은 민주화 운동, 안기부, 광주 민주화운동 등 80년대를 극 중 배경으로 삼은 것에 대해 “시나리오 초고에 나와있는 설정들 중에서 버려야 할 것과 유지할 것에 대한 고민이 많이 있었다. 시나리오 초고의 주제와 제가 시나리오 쓰면서 생각한 주제는 많이 달랐다. 주제 잡는데 꽤 오래 걸렸다. 저희가 공감할 수 있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주제인가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러다가 80년도 배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정재 감독은 첫 연출 데뷔를 마친 것에 대해 “연기자로서 훌륭한 연기자들과 함께 해서 행복했다. 동시에 연출을 하면서 무엇이 좋았었느냐고 물으신다면 훌륭한 연기자, 스태프들과 함께 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출연진은 이정재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내며 배우의 입장을 고려한 이정재 감독의 섬세한 디렉팅에 대해 극찬했다. 고윤정은 “선배님이 배우의 입장에서 좀 더 섬세하고 친절하게 디렉팅을 해주셨다.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배우로서 경력이 묻어있는 조언이어서 배울게 참 많은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허성태도 “연기하는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계신 상태에서 배역에 대한 디렉션을 주셔서 많은 걸 배웠고, 잘 따라갈 수 있었다”고 이정재 감독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특히 정우성은 이정재 감독에 대해 “같이 촬영이 있을 때마다 배우라는 직업, 영화인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지난 시간을 잘 걸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이 함께하는 이 시간을 잘 만들어낸 것 같은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했다. 또한 정우성은 “어떻게 보면 특별한 의미를 가진 현장이었다. 모든 촬영 기간 동안 특별한 순간이었다. 이정재 감독과 제가 오랜만에 작업을 하게 됐는데, 그 순간순간에 김정도와 박평호로 호흡을 하면서 멋진 캐릭터들의 대립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던 현장이었다”고 덧붙였다.

‘헌트’는 8월 10일 개봉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