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코로나 19 팬데믹이 끝나고 엔데믹의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3년 간 긴 부침을 겪었던 한국 영화계는 정상화를 위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범죄도시2'가 천만 관객 돌파로 정상화 신호탄을 쏘고, 코로나 19로 묶여 있었던 텐트폴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을 확정하며 활기를 더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극장가는 유례없는 위기를 겪었다. 극장가는 팬데믹 직전인 2019년 영화 '극한직업'과 '기생충'의 활약으로 총 관객수 2억2667만8777명을 기록하며 호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 19 팬데믹 여파로 전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관객수가 줄어들었다. 2021년에는 영화 '모가디슈'와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등의 활약으로 전년도보다는 조금 회복한 6053만1087명의 관객이 극장가를 찾았다. 여기에 '언택트' 붐과 함께 OTT 산업이 크게 급부상하면서 극장가의 위기가 더욱 심화됐다.

팬데믹 여파로 고사 위기까지 처하자 극장 및 영화 관계자들은 정부에 호소하며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극장 매출이 새로운 영화 투자로 이어지고, 새로운 영화의 흥행이 극장 매출로 이어지는 순환 시스템이 무너지면 영화 산업 전반이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한 목소리로 높여 말했다. 또한 영화계는 영화 관람료 할인 행사 '극장에서 다시, 봄' 등 자구책을 마련하며 위기를 버텨냈다.

◆'범죄도시2', 극장가 구원한 천만 흥행 펀치

이 가운데 올해 상반기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극장가는 정상화를 위한 발걸음을 뗐다. 그 신호탄은 '범죄도시2'가 성공적으로 쏘아올렸다. '범죄도시2'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로, 지난 2017년 68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의 속편이다. 어마어마한 괴력으로 범죄자를 소탕하는 마석도 캐릭터를 앞세워 시리즈만의 유니버스를 구축한 '범죄도시2'는 전편보다 더 강력해진 빌런과 거대해진 스케일과 액션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맞물려 극장가에 출격한 '범죄도시2'는 개봉 전부터 높은 사전 예매율을 기록하며 심상치 않은 흥행 조짐을 보였다. 이후 '범죄도시2'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개봉 당일에만 46만7525명 모아 기록적인 오프닝 수치를 보였다. 이는 전편 오프닝 기록인 16만4399명을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로, 시리즈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케 했다.

이어 '범죄도시2'는 개봉 2일 100만, 4일 200만, 5일 300만, 7일 400만, 10일 500만, 12일 600만, 14일 700만, 18일 800만, 20일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팬데믹 이후 흥행 신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개봉 25일째인 지난 11일 오후 1시 50분,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범죄도시2'는 마동석 주연 기준 4번째 천만 영화 돌파 및 역대 20번째 천만 한국 영화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신작 공세에도 '범죄도시2'는 1200만 고지를 넘어 계속해서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되며 흥행 질주 중이다.

'범죄도시2' 외에도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마녀2' '탑건: 매버릭'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등의 활약으로 7월 2일 기준 올해에만 4616만9289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이는 2020년과 2021년 총 관객수에 가까운 수치로, 엔데믹 시대와 함께 극장가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범죄도시2'로 희망 본 韓 영화, 2022년 여름 텐트폴 BIG4 라인업 완성

'범죄도시2'의 천만 흥행으로 오랜만에 활기를 극장가가 오랜만에 활기를 찾은 가운데, 코로나 시국에 발 묶여 있던 텐트폴 영화들이 개봉을 확정 지었다. 영화 '외계+인' '헌트'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등 올여름 텐트폴 영화 BIG4 라인업이 완성된 상태다.

먼저 영화 '도둑들' '암살'의 최동훈 감독이 6년 만에 신작 '외계+인' 1부를 들고 관객들과 만난다. 7월 20일 개봉되는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연출한 작품마다 흥행 신화를 썼던 최동훈 감독이 SF 장르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여기에 배우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신정근 이시훈 등 초호화 라인업이 신뢰를 더한다.

1700만 명을 동원하며 한국 박스오피스 기록을 썼던 '명량'의 후속작 '한산: 용의 출현'도 7월 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명량'에 이은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두 번째 작품으로, 배우 박해일이 젊은 시절 이순신을 연기해 최민식과는 또 다른 이순신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여기에 배우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이어 배우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가 8월 10일 개봉된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로, 이정재가 주연, 연출, 각본에 참여해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또한 이정재와 절친 정우성이 영화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연기 호흡을 맞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국내 개봉 전부터 외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제74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 '비상선언'도 8월 극장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재난 영화로, '관상' '더킹'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신작이다. 대한민국 최초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각각 수상한 송강호와 전도연은 물론, 일찍이 칸의 레드카펫을 밟으며 전 세계 관객들의 이목을 끈 이병헌, 김남길, 임시완, 그리고 연기파 배우 김소진과 박해준의 만남으로 관객들의 기대를 한층 높이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각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