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 갑질 해명 보다 반성이 먼저 [이슈&톡]
2022. 06.27(월)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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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구밀복검(口蜜腹劍). 입에는 꿀을 발랐지만, 배 속에는 칼을 품었다는 뜻이다. 배우 옥주현, 김호영이 화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옥장판’ 사태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뮤지컬계는 여전히 둘로 쪼개진 듯 흉흉하다. 이들은 화해를 말하면서도 익명 스태프의 손과 입을 빌어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여전히 ‘네 탓’에 바쁜 것이다.

사건의 시작은 옥주현, 김호영의 감정 싸움처럼 비춰졌지만 우리가 되짚어야 할 부분은 한 때 절친이었던 이들이 왜 멀어졌느냐가 아니라 김호영이 SNS에 ‘옥장판’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순간 '한국 뮤지컬 업계를 둘러싼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화수분처럼 쏟아졌다'는 것에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우연한 계기로 폭발했을 뿐이다.

옥주현은 김호영이 끝내 ‘옥장판’이 옥주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히지 않았음에도 그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함으로써 문제의 당사자가 됐고, 해당 고소건을 계기로 남경주, 박칼린, 최정원 등 1세대 배우가 입장문을 밝히며 두 사람의 갈등은 더 이상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해당 사건을 바라보는 의견은 분분하다. 옥주현을 향한 사이버 불링(온란인에서의 집단 괴롭힘)이라는 의견과 티켓 파워를 지닌 배우가 월권을 행사하면서 벌어진 불가피한 갈등이라는 의견으로 나뉜다.

일견 두 의견 다 일리가 있다. 전자의 경우, 사실상 뮤지컬 업계에 몸 담고 있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1세대 호소문에 동참 의사를 표하며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 집단적 움직임을 ‘연대’로 볼지, ‘사이버 불링’으로 볼지 사태를 해석하는 입장에 따라 나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단순히 수적 열세로 현 사건을 옥주현을 향한 폭력으로 규정짓기엔 모호하다. 1세대 입장문에 대부분의 현직 배우들이 동참했다는 건 ‘그간 부당한 일이 있었다’는 간접적인 어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이 공유한 문제 의식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귀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김호영의 저격이 일방적인 건 맞지만 그간 무대 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이들이 왜 한 목소리로 ‘정도를 지키자’고 외치는 것인지 숙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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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의 호소문에는 구체적 사건이 나열되지 않았지만, 그간 업계에서 벌어진 일들이 무엇인지 가늠케 한다. 배우 중 누군가가 제 권한 밖의 일을 행사했고, 그 배우를 캐스팅한 제작사가 공정치 못했으며 제대로 된 지휘를 하지 못했을 때의 아쉬움이 담겼다. 결정적인 호소문의 핵심은 이들이 밝힌 바 대로 '각자 자기 위치와 업무에서 지켜야 할 정도'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배우들이 정도를 지키자며 연대한 건 분명 월권이 존재했다는 것이고 제작사 또한 문제적 환경을 제공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물론 1세대 호소문에 등장하는 문제의 배우가 옥주현인지 알 수 없다. 문제를 던졌을 뿐 침묵으로 회피하는 김호영 역시 '옥장판'이 누구인지 명백히 밝하지 않았다. 그러나 옥주현이 1세대 입장 발표 후 김호영에 대한 고소를 취했다는 점, 선배들의 말을 듣고 반성했다고 밝힌 점은 동료들이 연대하면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우선은 수긍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만약 옥주현이 진심으로 이들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자 한다면 구체적 소명에 집중하기 보다 반성의 시간부터 갖길 바란다. 옥주현이 반성글을 남긴 후에도 그와 함께 일했다는 스태프들이 양갈래로 나뉘어 설왕설래 중이다. 이들은 익명으로 철저히 신분을 감춘 채 옥주현을 헐뜯거나 옹호하는 중이다. 익명이라 신빙성도 없거니와 또 다른 감정 싸움의 불씨를 키우는 소모전일 뿐이다.

이 모든 소동에도 불구 옥주현은 여전히 티켓 파워를 지닌 배우다. 제 이름 석자를 믿고 티켓을 사는 관객들이 많다는 뜻이지만 결코 무대는 한 사람만의 이름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옥주현이 이번 사태에서 깨닫는 바가 동료들에 대한 서운함에 국한되지 않길 바란다. 무엇보다 티켓 한 장엔 자신의 명성 값도 포함돼 있지만 동료 스태프들의 땀과 꿈, 노고 또한 실렸다는 것을 깨닫길 바라본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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