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탕웨이, 박해일,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완성한 어른들의 멜로 ‘헤어질 결심’이 베일을 벗었다.

21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언론시사회에서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탕웨이, 박해일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배우 탕웨이와 박해일이 주연을 맡아 신뢰감을 더한다.

이번 작품은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칸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을 당시 박찬욱 감독의 미장센과 연출력,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으로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을 기존 작품과는 다르게 청불 등급 작품이 아닌 것에 대해 “제가 처음에 의도했던 것은 등급은 아니다. 그런 것을 먼저 정하고 기획을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인생을 살아본 사람이어야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해보겠다는 그런 마음을 먹었을 뿐이다”라면서 “어른들 이야기라고 하니까 노출이나 강한 영화겠다는 반응이 오더라. 그때 깨달았다. 반대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은근하고 숨겨진 감정에 집중하려면 자극적인 요소를 좀 낮춰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생각의 결과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을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정의하며 “젊을 때에는 자기감정을 다 드러내고 표현해 가면서 살고, 그래도 되지만 나이 든다는 건 그런 면에서 솔직해지기 어려워진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상황과 자신의 처지에 따라서 이것저것 고려해야 할 것이 많고, 참아야 할 것도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 형편에 놓인 두 사람이 어떻게 하면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자기감정을 상대방에게 전달할지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박찬욱 감독의 특장점인 미장센이 돋보인다. ‘헤어질 결심’ 속 미장센은 미장센 그 이상을 넘어 두 주인공의 감정선을 보여주는 장치로 영화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은 ‘헤어질 결심’을 통해 첫 호흡을 맞췄다. 특히 박찬욱 감독은 진심을 숨긴 사망자의 아내 서래 역과 예의 바르고 청결한 형사 해준 역에 처음부터 탕웨이와 박해일만을 염두에 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탕웨이와 박해일은 시간이 흐를수록 촘촘히 쌓여가는 서래와 해준 사이 감정과 두 인물의 관계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해냈다.

탕웨이는 서래와 해준의 사랑에 대해 “표현하는 방식은 점점 성숙해진다고 생각한다.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든 속으로 삼키든, 말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그런 과정에서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서래는 보셔서 알겠지만 모든 것들을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진정한 사랑을 만났더라도 마음 속으로만 받아드리고, 오히려 내 감정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표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연출해주시는 것들이 그것과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탕웨이는 ”표정으로 그런 감정들이 될 수 있었을 것 같다. 소리 없는 감정의 표현이 좀 더 표현이 잘 되지 않았나 싶다. 감독님과 박해일 감독님이 도움을 주셨다”고 전했다.

박해일은 “박찬욱 감독님이 처음 제안을 주셨을 때 어른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 말을 듣고 표현해야 할 감정의 톤들을 그런 톤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또 한편으로는 수사극 안에서 해준이라는 인물이 서래를 대하는 태도가 직업적으로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진심을 다 드러내 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노릇이고 가짜 감정을 드러내면서 그녀의 진심에 대한 부분에 의심하는 것들을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탕웨이는 서래와 해준의 감정선에 대해 “서래와 해준의 마음이 세심하고 세밀하게 모든 곳에 있다. 관객 분들은 그것을 하나하나 즐기면서 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탕웨이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진행된 ‘헤어질 결심’의 기자회견 도중 “어젯밤 '헤어질 결심' 공식 상영이 끝나자마자 '감독님은 내 인생의 한 부분을 완성해 줬어요'라고 말했다”라고 박찬욱 감독에 대해 깊은 신뢰감을 드러내 화제가 된 바 있다. 탕웨이는 해당 발언에 대해 “그 순간에 그 마음이 들어서 나온 말이었다. 그것은 굉장히 소중한 순간이었다. 그때 왜 그랬냐고 붇는다면 답변을 못 드리겠다. 저는 아무런 목적도 없었고, 그 순간에 그런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그 말씀을 드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탕웨이는 “정말로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영화가 끝나고 ‘안개’라는 노래가 극장에서 울려 퍼질 때 ‘감독님은 내 인생에 있어서 이 순간만큼은 무언가를 채워주셨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한국 관객들의 따뜻한 사랑, 감독님과 박해일 씨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헤어질 결심’은 29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