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학' 이유미 "비슷한 이미지 연기, 무섭지 않아요" [인터뷰]
2022. 02.20(일) 10:00
지금 우리 학교는 이유미
지금 우리 학교는 이유미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이유미에게 비슷한 캐릭터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캐릭터는 매번 비슷할 지라도 연기만 열심히 한다면 자신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계속될 거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려워할 시간에 조금이나마 멋진 배우가 되길 고민하는 이유미를 만났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지금 우리 학교는'(극본 천성일·연출 이재규, 이하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 고립되어 구조를 기다리던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함께 손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이유미는 극 중 좀비 떼로 인해 고립된 학교에서 이기적인 태도로 친구들과 갈등을 빚는 악역 이나연을 연기했다.

이유미와 '지우학'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 지정대사를 열심히 외워가며 준비했건만, 정작 오디션 때 대사를 얼버무려 아쉬웠다고. 실수한 탓에 아쉬움을 가득 안고 오디션장을 나왔다던 이유미는 "얼마 뒤에 나연 역에 캐스팅됐다"라고 말했다.

스스로도 얼떨떨해 촬영 전 이재규 감독과의 미팅에서 왜 자신을 캐스팅했냐고 물었단다. 그때 이재규 감독이 이유미에게 "전탁을 보고 믿고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고. 이에 대해 이유미는 "그 말 덕분에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재규 감독의 믿음으로 나연이가 된 이유미는 캐릭터의 외양부터 내면까지 철저히 준비했다. 어렸을 때부터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아이처럼 보이게 다른 캐릭터와는 다르게 가죽으로 된 가방을 준비하는 등 사소한 디테일까지 신경 써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이유미는 나연이가 왜 좀비 사태가 일어난 후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친구들과 마찰을 겪게 되는 이유를 생각했단다. 이에 대해 이유미는 "웹툰으로 나연이를 먼저 접했을 때도 나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역할을 제가 하게 되면서 나연이가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런 행동들을 하게 됐을까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이유미는 "왜 특별히 경수에게 더 그러는지 생각을 하다가 나연이의 부모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나연이에게는 부모님에게 어릴 때부터 그런 행동들을 자연스럽게 배워온 게 아닐까 싶다. 나연이에게는 그 행위들이 당연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나연이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를 보며 당연하다고 생각되어 온 것들이 친구들에게는 무례하고 이기적으로 비쳐지면서 나연이를 더욱 고립시켰다. 그런 상황에서 친구들과 쉽게 친해지는 경수에게 나연이가 더욱 모질게 굴었을 것이란다. 이러한 해석을 캐릭터에 덧입힌 이유미 덕분에 '지우학'을 보며 시청자들을 뒷목 잡게 만드는 밉상 캐릭터 나연이 완성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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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나연은 경수를 일부러 좀비로 만든 것이 들통이 나면서 친구들의 분노를 자아낸다. 이로 인해 나연은 친구들에게 신뢰를 잃고 무리에서 이탈하게 된다. 이에 대해 이유미는 "그때 연기를 하면서 죄책감과 외로움과 지금까지의 고정관념들과 편견들이 무너지는 심정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연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제 발로 친구들을 떠나 좀비 소굴로 걸어 들어간 나연은 끝내 귀남(유인수)으로 인해 좀비가 되는 엔딩을 맞는다. 캐릭터적으로는 쓸쓸한 최후이지만, 이유미에게는 어떤 면에서 설레는 촬영이기도 했다. 평소 좀비물을 좋아했던 이유미에게 좀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설레는 일이었다.

이유미는 이에 대해 "정말 열심히 하려고 했다. 근데 감독님께서 좀비가 된 나연이는 다르게 표현했으면 한다더라. 나연이만의 느낌을 살짝 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 느낌을 살려보려고 했는데 그게 담겼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나연이에 깊이 몰입하며 연기했던 만큼 촬영이 모두 끝난 뒤 이를 떠나보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이유미는 되려 밝게 웃었다. 이유미는 이에 대해 "캐릭터를 떠나보내려고 애를 잘 쓰지 않는다"면서 "제가 연기할 때만큼은 소중하게 생각했던 캐릭터이다 보니까 촬영이 끝났다고 해서 뭔가 버리려고 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빠져나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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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우학'까지 넷플릭스와 함께 한 두 작품 모두 흥행하면서 이유미에게 배우로서 달라진 점도 많았다. 이에 대해 이유미는 "되게 오랫동안 연기를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이 너무 많더라"면서 "그 많은 것들을 요 근래 많이 경험을 하고 배워나가니까 좀 더 배우 이유미로서 더 빠르게 성장하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작품의 흥행과는 별개로 이유미에게 늘 따라붙는 우려가 있다.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 그리고 '지우학'까지 매 작품마다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탓에 비슷한 이미지에 대한 염려가 이유미에게 항상 따라붙었다. 이에 대해 이유미는 "캐릭터에 갇힐 것 같다는 걱정을 안 하려고 한다. 무섭지만 무섭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서 "저는 계속 멋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할 거니까 사람들이 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또 그렇게 만들고 싶다"라고 제법 당찬 모습을 보였다.

올해로 데뷔 14년 차임에도 "아직도 모르는 게 많다"는 이유미는 연기에 대한 끝없는 공부가 자신의 원동력이라며 열정을 보였다. 걸어왔던 길 보다 걸어갈 길이 더 많은 이유미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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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바로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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