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의욕은 사뭇 남달랐다.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은 배우로서 살아갈 삶의 소중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좋은 배우보다 좋은 사람이 먼저 되고 싶다는 배우 이지원의 마음가짐이 더욱 마음에 와닿는 이유다.

SBS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극본 정보훈·연출 조영광)은 배드민턴계 아이돌을 꿈꾸는 '라켓소년단'의 소년체전 도전기이자, 땅끝마을 농촌에서 펼쳐지는 소년·소녀들의 성장 드라마다. 배드민턴이라는 비인기 종목을 소재로 작품을 구성, 건강한 스토리를 통해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했다.

'라켓소년단'은 방송 내내 5%대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유지하면서 15회 연속 월화드라마 1위 자리를 지켰다. 또한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도 '한국의 톱 콘텐츠' 1위에 오르는 등 높은 화제성을 나타냈다.

이지원은 '라켓소년단'을 향한 뜨거운 관심에 감사하다며 "등장인물이 많은 작품이었는데 모두 사랑해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다. 연기에 대한 좋은 평도 해주셔서 좋았다. 여러모로 뜻깊게 보낸 한 해다"라고 밝혔다.

극 중 이지원은 해남 제일 여중 배드민턴부 에이스이자 당찬 카리스마로 네트를 제압한 이한솔 역으로 활약했다. 그는 실제 선수를 방불케 하는 배드민턴 실력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것은 물론, 탄탄한 연기력과 셔틀콕으로 때리듯 정확한 딕션과 장면마다 섬세한 감정표현의 조화로움이 어우러져 방영 내내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에 대해 "촬영 몇 달 전부터 배드민턴 연습에 몰두했다. 기본적인 자세와 동작을 매일 2시간씩 가만히 서서 진행했다. 다음날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동료 배우들도 고생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촬영이 고되긴 했는데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다들 나이가 비슷하니까 연락도 자주 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나중에는 학교 같은 느낌이 들더라. 행복한 기억이 많은 촬영장이었다. 한 가지 고충이 있었다면 웃음을 참기 힘들었던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지원

이지원은 '라켓소년단'을 통해 첫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16살에 로맨스는 처음이지만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진정성과 공감이 전해져 많은 이들에게 훈훈함을 안겼다. 특히 '빵솔커플' 애칭까지 생기며 시청자들의 열띤 지지를 받았다.

그는 "사실 제가 '모태 솔로'다. 어떤 식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해야 되는지 고민이 많았다. 상대 배우 손상연 오빠가 잘 맞춰주셔서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 연애 경험이 없다 보니 손상연 오빠에게 조언을 많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출연작 가운데 가장 큰 롤을 맡게 된 이지원은 분량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며 "13~14회에서 이한솔의 입체적인 부분을 모두 보여드린 것 같다. 더 표현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연출, 시나리오 역시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지원의 활약에 힘입어 '라켓소년단'은 '2021 SBS 연기대상' 조연상 팀 부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첫 트로피를 품에 안은 이지원은 "사실 상을 받을 줄 몰랐다. 욕심은 전혀 없었는데 받게 돼 놀랐던 것 같다. 감사한 마음뿐이었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당차고 긴 이지원의 수상 소감은 방송 이후 이슈의 중심에 섰다. 당시 그는 "'라켓소년단'은 이 상을 받을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열심히 외운 듯 장황한 소감으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에 대해 이지원은 "저희가 작품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말하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졌다. MC 신동엽 선배가 잘 끊어주신 것 같다. 제 말의 요지는 '감사드리고 고생하셨다'였다. 이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지원

지난 2013년 영화 '안녕, 투이'로 데뷔한 이지원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희생부활자', '1급기밀', '오목소녀', '히트맨', 드라마 JTBC 'SKY캐슬', OCN '경이로운 소문' 등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들과 만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이지원에게 배우의 길은 운명처럼 다가왔다. 그는 "아빠 지인분이 연예 관련 일을 하셨다. 그분의 제안으로 공익광고 찍게 됐는데, 촬영 감독도 '연예 쪽으로 나가보면 좋을 것 같다'라는 칭찬을 해줬다. 이후 학원을 다니면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연기를 배울수록 재밌게 느껴지더라. 해보고 싶은 게 많다는 걸 느끼게 됐다"라며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더라. 작품을 통해 다른 인연들을 만나는 것도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지원의 꿈은 다부졌다. 그는 모든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설렘과 기대가 생기는 이유다. 제가 책 읽는 것뿐만 아니라 쓰는 것도 좋아한다. 가장 먼저 작가 혹은 조향사 직업을 체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특히 이지원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가 되는 게 바람이다. 희망사항이지만, 단기적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되는 거다. 좋은 사람이 되고 나서 좋은 배우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지원은 끝으로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차기작은 정해져 있는 상태다. 공개 가능 범위가 좁아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라며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 됐다.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서 좋은 성적을 받았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이지원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