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무한도전'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 당시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는 소감을 밝힌 김태호 PD가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 '놀면 뭐하니?'가 그 어느 때보다 잘나가는 와중에도 퇴사를 결심한 그의 용기를 향한 누리꾼들의 응원이 쏟아고 있다.

김태호 PD의 공식 퇴사일이 결정됐다. MBC 관계자는 12일 오전 티브이데일리에 "김태호 PD는 오는 17일 자로 MBC를 퇴사한다"고 밝혔다.

당초 김태호 PD는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퇴사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일자가 밀리게 됐다. 가장 큰 건 '도토리 페스티벌'의 연기다. '도토리 페스티벌'은 유재석의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기존 2021년 12월 15일에서 2022년 1월 6일 개최로 일정이 밀렸다. 김태호 PD는 '도토리 페스티벌' 편을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물러날 계획이다.

김태호 PD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MBC를 퇴사하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9월 그는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임할 예정"이라며 "만 20년을 MBC 예능본부 PD로 살아오면서 입으로는 늘 새로움을 강조해왔지만, '나는 정작 무슨 변화를 꾀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점점 머릿속을 채워갔다. 그래서 비록 무모한 불나방으로 끝날지언정, 다양해지는 플랫폼과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을 보면서 이 흐름에 몸을 던져보기로 마음먹었다"고 적었다.

지난달 29일 열린 '2021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도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품에 안으며 MBC를 떠나는 심경을 전했다. 그는 "한 번만 더 잡으면 남으려고 했는데 안 잡더라"라고 농담하면서 "20년 중 15년을 토요일 저녁에서 일했다. 그 시간을 유재석이 함께해서 버틸 수 있었다. 존경한다는 말 하고 싶다"라고 유재석을 향한 고마움을 표한 뒤, "나름대로 그동안 상을 많이 받았는데 막상 제 이야기는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가족들한테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 21년간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로 MBC 예능 전성기를 이끈 김태호 PD의 퇴사 소식이니만큼 팬들의 아쉬움은 큰 건 당연하다. 하지만 동시에 그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그 어느 때보다 열띠다. 7여 년 전 그가 한 약속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10월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400회 특집 기자회견에서 "마지막은 축제처럼, 박수받고 있을 때 마치고 싶다. 손가락질 받는 축제로 끝내긴 싫다"고 밝힌 바 있다.

'무한도전'이 박수칠 때 종영한 것처럼, 김태호 PD는 이번에도 세계관의 연장선상에 있는 '놀면 뭐하니?'가 전성기를 맞았을 때 메인 PD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그야말로 '김태호 PD 다운'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누구보다 용기 있고 강단 있는 그의 선택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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