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닮사' 신현빈 "잦은 연기 변신, 걱정 많았죠" [인터뷰]
2021. 12.20(월) 12:00
너를 닮은 사람, 신현빈
너를 닮은 사람, 신현빈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 '클로젯'을 시작으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너를 닮은 사람'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변신에 임한 신현빈이다. 각 작품 속 캐릭터 성향이 너무나 다른 탓에 고민도 됐지만 결국 그는 또 다른 산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최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극본 유보라·연출 임현욱)은 아내와 엄마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여자와, 그 여자와의 짧은 만남으로 '제 인생의 조연'이 되어버린 또 다른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극 중 신현빈은 정희주(고현정)에게 인생을 빼앗겨 버린 구해원 역을 연기했다.

구해원은 그간 신현빈이 연기한 캐릭터와는 또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는 연이은 가정폭력으로 남편을 위장 살인하려는 미란 역을,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덧없이 사랑스러운 장겨울 선생 역을 맡았다면 이번엔 자신의 삶의 전부였던 남자를 가져간 여자에게 복수하려는 인물을 연기하게 된 것.

2년 동안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활약해온 신현빈. 매번 개성 있는 캐릭터만 연기해왔던 그이기에 처음 '너를 닮은 사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만 하더라도 고민이 앞섰다. 신현빈은 "아무래도 작품들 간의 촬영이 겹쳤다 보니 '어디 한 군데 폐 끼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걱정도 됐다. 다른 캐릭터로 다른 이야기를 보여드리는 건데 전 작품의 그림자 때문에 몰입이 안 되면 어떡하지 싶었다. 그래서 고민이 많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신현빈이 '너를 닮은 사람' 출연을 결정지은 이유는 시나리오가 가진 힘 때문이었다. "이런 작품을 쉽게 또 만날 수 있을까 생각됐다"고. 각각의 인물은 물론 다양한 면을 깊이 있게 다룬다는 점이 작품에 끌린 이유였다. 그는 "무리를 해서라도 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어 작품에 합류하게 됐다"며 "다행히 스태프분들이 스케줄을 잘 맞춰주셔서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초반엔 홀로 나오는 장면이나 고현정 선배님과 함께 하는 분량을 집중적으로 찍었다. 처음 한 달은 힘들었지만 그렇게 해놓으니 여유가 생겼고 각각의 작품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촬영을 모두 마무리하고 모든 회차를 관람한 신현빈의 종영 소감은 "만족스럽다"였다. 신현빈은 "연출 만족도도 높고 음악도 좋았다. 팀의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었다. 사실 한 부분만 안 좋아도 배우들 입장에선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는데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모두가 감정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함께였기에 완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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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구해원은 자신의 모든 걸 잃고 마음속에 복수만을 간직한 채 피폐한 사람을 살아가는 인물. 신현빈은 그런 구해원을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했다. "지금도 해원이가 어딘가에서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낸 신현빈은 "해원이의 곁에 쓴소리를 해줄 단 한 사람만 있었어도 그의 삶은 이렇게까지 파국으로 치닫진 않았을 것 같다. 그렇게 해줄 사람이 희주와 우재(김재영) 밖에 없었지만 그런 두 사람이 해원이를 떠나지 않았냐. 그렇기에 계속 방황을 했고, 방황하면서도 자기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던 것 같다. 복수를 하고 싶은 건지 사과를 받고 싶은 건지도 모른 채 수년이 지나버린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아픈 손가락'처럼 느껴진다. 이 사람 옆에 누군가 있어줬다면 좋았을 텐데, 그랬으면 더 자신의 삶을 빠르게 찾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런 어두운 면모를 지닌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쉽진 않았을 터. 신현빈은 "어렵고 눈물을 쏟을 일이 많아 힘겹기도 했지만 고현정 선배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조언대로 순간순간 슬픔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배님이 '너무 캐릭터로만 살아가면 힘들지 않겠니'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일상까지 캐릭터에 물들진 말라는 의미였다. 그 말대로 찍기 전엔 즐겁게 농담도 하고 웃다가 촬영에 들어갔고 덕분에 이야기가 무거운 것 대비 편하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고 회상했다.

신현빈은 구해원을 준비해 온 과정도 들려줬다. 그는 "대본이 꽤 많이 준비돼 있는 상황에서 첫 촬영에 들어갔다. 중반부까지 이미 나와있던 상태였고 후반부에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되는지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캐릭터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었고, 계획해서 작업할 수 있었다"면서 "심지어 촬영하기 전에 배우들끼리 서로 많이 만남을 갖기도 했다. 네 명이 서로 구성을 바꿔가며 만났다. 그런 것이 주는 힘이 분명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처음 촬영한 신이 해원이와 희주가 코트를 함께 구매하는 장면이었는데, 만약 대본 리딩만 한두 번 하고 만났다면 이런 케미가 안 나왔을 것 같다. 여러 번 만난 덕에 친밀한 케미가 방송에도 담기지 않았나 싶다"라고 밝혔다.

신현빈의 디테일은 구해원의 외적인 모습에도 담겨있었다. 심지어 그의 향까지 직접 골랐다고. 신현빈은 "향에 좀 민감한 편인데 연기할 때 도움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매 캐릭터마다 어울리는 향을 찾는 걸 즐긴다. 이번엔 나무향과 과일향이 나는 향수를 뿌렸다. 쓸쓸하고 그런 느낌이 나 좋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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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신현빈은 자신 앞에 놓인 '너를 닮은 사람'이라는 과제를 탄탄한 연기력과 섬세한 노력으로 또다시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그의 진심이 통해서일까, '너를 닮은 사람'은 시청률 면에선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지만 OTT(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놨다. 넷플릭스에서 톱 TV 쇼 1위를 차지했을 정도.

'너를 닮은 사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신현빈은 이제 또 다른 변신을 앞두고 있다. 송중기, 이성민과 함께 JTBC 새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출연할 예정인 것. 매번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신현빈은 "재밌어하는 것이기에 할 수 있는 것 같다. 각자 다른 이야기를 갖고 있지 않냐. 호기심도 강한 편이라 계속 그런 걸 찾게 되는 것 같다. 매번 다른 장르의 작품을 하는 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최성현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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