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이터널스'가 올해 개봉한 마블 영화 중 최고 오프닝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면서 장기 흥행에는 물음표를 남기고 있다.

3일 개봉된 영화 '이터널스'(감독 클로이 자오·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수 천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터널스'는 '어밴져스' 시리즈 이후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어벤져스' 시리즈 히어로들에 이어 MCU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히어로들을 소개하는 작품인 만큼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으로 중무장했다. 매 작품마다 인생 캐릭터를 갱신하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필두로 HBO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리차드 매든, 쿠마일 난지아니, 셀마 헤이엑, 젬마 찬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무엇보다 영화 '부산행' '범죄도시' '신과 함께' 시리즈 등에서 압도적인 존재감과 남다른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마동석이 길가메시 역으로 합류해 더욱 기대를 모았다.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들에 대한 기대감은 사전 예매량 30만장 돌파라는 기록적인 스코어로 이어졌다.

이러한 기대 속에 마침내 국내 극장가에 출격한 '이터널스'는 29만629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개봉한 마블 영화 '블랙 위도우'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오프닝 스코어를 뛰어 넘는 수치다.

기록적인 오프닝스코어와는 다르게 실관람객들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마블의 특징인 화려한 액션과 CG 등 볼거리는 다양하지만 중심 캐릭터들이 많아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낮은 평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 유명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 지수에서 '이터널스'는 50% 대의 낮은 평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08년 시작된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MCU 영화 중 최저 평점이다.

또한 국내 실관람객들의 평가 지수인 CGV 골든에그 지수는 개봉 첫날부터 90%이하로 내려갔고, 이틀차인 2일에는 75%로 내려간 상태다. 개봉 첫날부터 90% 이하로 내려간 영화는 극히 드문 CGV 골든에그 지수에서 낮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는 '이터널스'는 장기 흥행에 큰 몫을 하는 입소문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극 중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관련 장면이 문제가 되면서 국내 관객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극 중 발명 능력을 갖고 있는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는 자신이 전수해 준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이 전쟁을 일으키고 서로를 죽이자 눈물을 보이며 후회하는 장면이 묘사된다. 파스토스가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모습을 보며 슬퍼했다는 점이 비난을 받고 있다. 1944년 당시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여한 이유는 선전포고도 없이 진주만을 폭격했던 일본의 선제공격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전범국인 일본이 원자폭탄 투하 관련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에 국제 사회에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것과 반대되는, 전적으로 일본의 시각에서 편향된 영화적 묘사라는 지적하고 있다.

압도적인 오프닝 스코어와는 반대로 작품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히로시마 원자폭탄 관련 역사왜곡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이터널스'의 장기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터널스'가 이를 딛고 장기 흥행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이터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