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새로운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장을 열 '이터널스'가 마침내 국내 개봉했다. '어벤저스' 시리즈를 끝내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한 마블 스튜디오의 야심작 '이터널스'가 어느 정도의 흥행을 거둘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개봉 전 진행된 시사회에서 극 중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관련 장면이 문제가 되면서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11월 3일 개봉되는 영화 '이터널스'(감독 클로이 자오·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수 천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터널스'는 '어밴져스' 시리즈 이후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어벤져스' 시리즈 히어로들에 이어 MCU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히어로들을 소개하는 작품인 만큼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으로 중무장했다. 매 작품마다 인생 캐릭터를 갱신하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필두로 HBO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리차드 매든, 쿠마일 난지아니, 셀마 헤이엑, 젬마 찬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영화 '부산행' '범죄도시' '신과 함께' 시리즈 등에서 압도적인 존재감과 남다른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마동석이 길가메시 역으로 합류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노매드랜드'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및 감독상 수상,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작품상 및 감독상 수상,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등 역대급 기록과 232개 부문 이상의 수상 행렬을 이어가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받았다.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들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사전 예매량으로 이어졌다. '이터널스'는 개봉 전날인 2일 오후 5시 34분 기준 사전 예매량 30만6112장을 기록,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개봉 전 사전 예매량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흥행 예열을 완료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우려도 큰 상황이다. 국내외 언론 시사회에서 호평과 동시에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마블의 특징인 화려한 액션과 CG 등 볼거리는 다양하지만 중심 캐릭터들이 많아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또한 해외 유명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 지수에서 59% 낮은 평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08년 시작된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MCU 영화 중 최저 평점이다. 해외 관객들의 평가도 호보다 불호가 더 많은 상태다.

여기에 극 중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관련 장면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극 중 발명 능력을 갖고 있는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는 자신이 전수해 준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이 전쟁을 일으키고 서로를 죽이자 눈물을 보이며 후회하는 장면이 묘사된다. 파스토스가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모습을 보며 슬퍼했다는 점이 비난을 받고 있다. 1944년 당시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여한 이유는 선전포고도 없이 진주만을 폭격했던 일본의 선제공격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전범국인 일본이 원자폭탄 투하 관련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에 국제 사회에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것과 반대되는, 전적이로 일본의 시각에서 편향된 영화적 묘사라는 지적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실제 원자폭탄 개발에 종사한 과학자들과 원자폭탄을 일본에 투하한 비행사들의 태도와 영화 속 장면이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실제 인물들은 원자폭탄 투하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며 일본에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해당 장면을 두고 개봉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이터널스'다. 작품의 마이너스 소들을 딛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이터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