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2020 도쿄올림픽'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던 MBC가 결국 꼴찌로 중계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2020 도쿄올림픽'이 17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지난달 23일 개막, 8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9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중계된 지상파 3사의 도쿄올림픽 폐회식은 전국 가구 시청률을 기준으로 합계 12.4%를 기록했다.

채널별로는 KBS1이 6%로 가장 높았고, SBS가 3.6%, MBC가 2.8%로 뒤를 이었다. 이는 개회식 때보다 낮아진 수치다. 개회식 당시 총 시청률은 17.2%로 KBS1 8.4%, SBS 4.8%, MBC 4%였다.

실시간 시청률 조사회사 ATAM 집계 역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ATAM이 집계한 지상파 3사 실시간 시청률은 총합 11.21%로 나타났다. 평균 시청률은 KBS1이 5.25%로 가장 높았고, SBS는 4.22%, MBC는 1.74%로 집계됐다.

MBC는 개, 폐회식 시청률 모두에서 지상파 3사 꼴찌를 차지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올림픽 기간 내 주요 경기 시청률 역시 KBS, SBS에 비해 대체로 낮았다.

올림픽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 중계 방송 시청률은 선거 개표 방송과 함께 방송사의 자존심으로 통한다. 드라마와 예능, 뉴스 등을 내신 성적에, 올림픽 중계와 선거 개표 방송을 수능 성적에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다른 콘텐츠로 내는 승부와는 달리 같은 내용을 동시 중계하면서 순위를 매길 수 있기 때문,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중계 방송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MBC가 시청자의 외면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신뢰 하락'으로 보인다. MBC는 올림픽 중계 기간 내 크고 작은 논란으로 계속해서 국내외 누리꾼의 입에 오르내렸다. 박성제 MBC 사장이 직접 나서 고개를 숙이기도 했지만, 끝내 시청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MBC는 개회식 당시 적절치 않은 사진과 자막으로 논란을 초래했다. 지난 7월 25일엔 축구 중계를 하면서 상대국 선수를 존중하지 않은 자막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박성제 MBC 사장은 직접 나서 "내부 규정을 더 확실히 하고 철저한 심사 시스템을 완성해서 자고 재발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다짐했지만, 기자회견 바로 다음날 또 다시 자막 실수가 나왔다 .

같은날 27일 진행된 태권도 80kg 초과급 준결승 인교돈과 북마케도니아의 데얀 게오르기예프스키의 경기에서 인교돈 선수의 이름을 '인교톤'으로 잘못 기입했다.

자막 논란은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도 나왔다. MBC 뉴스 보도국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에서 지난 1일 일본과의 여자배구 16강전을 승리로 이끈 김연경 선수와의 인터뷰를 게재했는데, 이 영상에 등장한 자막이 문제가 됐다.

인터뷰에서 김연경 선수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렸다"는 물음에 "더 뿌듯하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의 질의응답과 달리 영상 자막에는 "축구, 야구 졌고 배구만 이겼는데?"라는 질문이 담겼다. 타 종목과의 비교를 담은 수준 이하의 질문이자, 자막만 놓고 보면 마치 김연경 선수가 축구와 야구 선수들을 비하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논란이 일자 '엠빅뉴스' 측은 해당 자막을 모자이크 처리했고, 그럼에도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뒤늦게 비공개 전환했다. 이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라는 입장과 믹스트존 인터뷰 풀 영상을 올렸지만, 잦은 오류 탓인지 MBC의 올림픽 중계에 대한 신뢰가 크게 하락했다.

일부에서는 MBC 중계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시청률 사수 역시 어려워지며 결국 지상파 3사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KBS와 SBS의 중계 특징을 짚어낸 평들에서도 MBC는 사실상 배제됐다. 굴욕적인 결과다.

대결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 탓 동계올림픽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들은 일찍부터 중계 준비에 돌립할 전망인 가운데, MBC가 다음 대결에서는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중계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