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뮤직쇼'가 새우튀김 환불 다툼으로 식당 주인이 사망한 사건을 퀴즈 문제로 출제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인지한 KBS와 황정민 아나운서는 사과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모습이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쿨FM '황정민의 뮤직쇼'(이하 '뮤직쇼')에서 DJ 황정민 아나운서는 "이것 한 개의 환불 다툼에서 시작된 싸움이 분식집 주인을 죽음으로 몰고 가 공분을 사고 있다"라며 삶은 달걀, 새우튀김, 순대 염통을 보기로 제시했다.

이어 그는 "퀴즈로 내도 되는 사안인가 많이 망설였다. 이렇게 퀴즈를 통해서라도 많은 분들이 내용을 알고 관심을 두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풀어봤다"라며 취지를 밝혔다.

해당 방송 이후 한 청취자는 KBS 시청자 청원을 통해 "국민들의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명분 하에 아픈 소식을 퀴즈의 한 소재로 사용하는 게 맞냐. 나는 취지에 맞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나는 음악과 웃음이 넘치는 프로그램이기에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이 소식을 전하며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것이 청취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지속되자 KBS 측은 23일 사과의 뜻을 밝혔다. KBS는 "선한 의도로 시작했지만 그 때문에 불편을 느낀 분들이 계시면 당연히 사죄드려야 한다.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황정민 아나운서 역시 이날 '뮤직쇼' 오프닝에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생각해보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 마음 깊이 받아들이겠다"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비난은 여전히 거세다. 이들은 "아무리 생각 없어도 이건 아니다" "유가족분들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갑질이 지나쳐 악질 수준이다" "청취자의 관점에서 기획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작진의 안일한 판단은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셈이 됐다. 안타깝고 충격적인 이번 사건의 파급력이 상당한 가운데, 짧은 사과 입장 표명으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뮤직쇼'의 안하무인 태도는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