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지금껏 본 적 없는 스타일리시한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의 탄생이다. N차 관람 욕구를 자극하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이야기다.

5일 개봉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이다. 영화 '신세계'로 '부라더' 신드롬을 일으킨 황정민 이정재의 재회로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받은 작품이다.

이번 영화의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다. 마지막 청부 살인 이후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태국으로 향하는 인남과 형의 복수를 위해 그의 뒤를 쫓는 레이의 대결이라는 비교적 간단한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심심한 이야기 구조지만, 이는 영화의 장르를 놓고 보자면 최선의 선택이다.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이야기의 전개를 최대한 단순화하고 액션 신과 캐릭터들의 앙상블을 극대화해 장르적인 재미에 집중했다.

여타 액션 영화들에서 무수히 다뤄진 천편일률적인 액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번 영화는 새로운 기법을 사용했다. 바로 스톱모션이다. 스톱모션 촬영기법으로 배우들이 실제로 서로를 타격하는 모습을 담아내 액션신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이는 여타 액션 영화들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여기에 한국과 태국, 일본 등 아시아 3개국 로케이션을 통해 이국적 풍경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영화 전체 분량의 80% 이상이 해외 배경으로 하는 만큼 다양한 볼거리를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또한 이국적 풍경은 극 중 캐릭터의 분위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이기도 하며, 다양한 액션신과 시너지를 내며 몰입도를 높인다.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처절한 암살자 인남을 연기한 황정민은 리얼한 액션에 캐릭터의 감정선까지 살리는 디테일한 연기로 또다시 이름값을 증명했다.

특히 레이 역의 이정재는 자칫 과해 보일 수 있는 악역 캐릭터를 최대한 절제된 연기로 중심을 잡는다. 이정재의 절제된 연기를 통해 레이의 무자비함과 광기가 더욱 극대화되면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뿜는다.

황정민과 이정재는 각각 처절함과 광기라는 캐릭터들의 명확한 색채 대비를 연기로 담아냈다. 누구 하나 모자람 없는 두 배우의 연기 합이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하며 관객의 몰입도를 최고로 끌어올린다.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예상치 못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박정민 무거운 극 분위기를 환기시키면서 관객의 피로도를 낮춰준다. 다만 박정민 캐릭터의 설정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액션신이 클라이맥스로 치달을 수록 고조되는 인물 간의 감정도 최대한 절제된 배우들의 연기로 완성돼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여운과 잘 만든 액션,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N차 관람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