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코로나19로 공연 시장이 얼어붙었다. 몇몇 콘서트는 온라인으로 돌아섰지만,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음악 팬들이 함께 하는 페스티벌은 난감해졌다.

페스티벌은 관객들이 텐트를 치고, 돗자리를 깔고 음악이 가득한 야외 분위기를 즐기며 현장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온라인으로 쉽게 돌리기도 어려운 상황. 일부 페스티벌은 전격 취소를 결정했고, 몇몇은 날짜를 미루기도 했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0' 취소, 개최 20일 앞두고 취소

2020년 첫 음악 페스티벌이자 야외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0(Beautiful Mint Life, 이하 '뷰민라')'가 개최 20일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인한 취소를 발표했다.

당초 5월 16일과 17일 양일간 올림픽 공원의 88잔디마당, 88호수 수변무대, KSPO DOME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장범준, 정승환, 데이브레이크, 볼빨간사춘기, 소란, 10CM, 폴킴, 윤하, 페퍼톤스, 에릭남, 창모, 박경 등 42팀의 아티스트가 출연할 예정이었으며, 지난 2월 티켓 오픈 이후 꾸준히 티켓 판매 1, 2위를 유지하며 일부 권종의 매진을 기록하고 있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페스티벌을 진행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상황을 지켜보며 페스티벌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주최 측은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이 5월 5일까지로 연장됐고,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방침이 다소 완화되더라도 행사 운영에 관한 세부 지침까지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을 고려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정을 연기하지 않고 취소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티스트 일정, 뷰민라 특유의 계절적 한계성 때문에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금 후에 만나요" 페스티벌 연기 선택

5월 16일과 17일 열릴 예정이었던 '그린플러그드 서울 2020'은 7월 4일과 5일로 일정을 미뤘다. 미뤄진 해당 페스티벌은 양일간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인근 특설공간에서 개최한다. 아티스트 라인업은 변동이 없다.

'그린플러그드 서울 2020' 측은 "최근 국내 확진자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확산 방지 및 관객과 아티스트, 스태프 모두의 안전을 고려해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5월과 6월에 주로 열렸던 EDM 페스티벌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2020(이하 '월디페')'도 올해는 처음으로 가을에 열린다. 당초 '월디페'는 이달 30일부터 3주간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안전 상의 이유로 오는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일정이 미뤄지면서 '월디페' 측은 '스트라이크 페스티벌'과 통합을 결정했다. 이번에는 두 페스티벌이 합쳐지면서 한층 더 커진 규모의 무대로 오래 기다려온 관객들에게 더 큰 재미를 주겠다는 각오다.

다만 아직 결정되지 않은 '월디페'의 라인업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내한 공연을 계획했던 아티스트들이 모두 입국 일정을 취소하고 있는 상황. 그간 해외 대형 아티스트들을 초청해온 '월디페'가 앞서 예고한 30여 팀의 해외 아티스트 라인업을 순조롭게 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페스티벌도 온라인으로…무관중 야외 페스티벌 등장

여행 콘셉트를 접목한 음악 페스티벌 '해브 어 나이스 데이(Have A Nice Day)'는 30일 제날짜에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2020년 첫 음악 페스티벌이다.

그러나 예정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해브 어 나이스데이'는 현장에 관객 없이 펼쳐지는 비대면 공연으로 전환됐다. 대신 페스티벌의 전 과정을 관객 없이 오직 온라인만으로 진행하는 것. 세계 최초의 온라인 야외 음악 페스티벌이다.

10CM와 소란을 필두로 그_냥, 윤딴딴, 스텔라장, 치즈, 이민혁, 마인드유, 훈스, 러비까지 총 10팀의 아티스트가 낮 12시 30분부터 무려 10시간 동안 무대에 오른다. '해브 어 나이스데이' 측은 "현재 대부분의 공연이나 페스티벌이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는 만큼, 공연에 목마른 관객들은 물론 상황이 좋지 못한 시스템업체 및 공연관계자, 더 나아가 코로나 극복에 힘써주고 있는 의료계와 모든 국민들에게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자는 취지에 공감하며 많은 아티스트들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야외 음악 페스티벌의 현장감을 살려 전달하기 위해 '해브 어 나이스데이'는 기존 원안에 준하는 모든 프로덕션을 세팅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으로 시청하는 관객들을 고려해 무대 전환 시간을 아티스트 인터뷰로 채워 보는 재미를 더한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각 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