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의 도전, 비교 불가능한 '오이디푸스' [종합]
2018. 12.11(화) 15:15
연극 오이디푸스 포스터
연극 오이디푸스 포스터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견줄 만한 작품이 없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배우 황정민이 연극 '오이디푸스'로 비교 불가능한 작품과 연기에 도전한다.

11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오이디푸스'(연출 서재형)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서재형 연출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 배해선, 남명렬, 정은혜, 최수형, 박은석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자식을 낳을 것이라는 비극적인 운명에 휘말린 오이디푸스의 생애를 그린 연극이다. 역사상 가장 희곡 작가 소포클레스의 대표적인 비극 고전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올해 초 연극 '리차드 3세'(연출 서재형)로 무대에서도 연기력과 흥행성을 동시에 증명한 황정민의 새로운 연극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황정민은 극 중 타이틀 롤 오이디푸스 역을 맡아 열연한다.

창작진과 출연진도 믿음직스럽다. '리차드 3세'에서 호흡한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또 연극계 선배 남명렬이 코린토스 사자, TV와 무대를 넘나들며 활약 중인 배우 배해선이 이오카스테, 국민창극단 출신의 '국창' 정은혜 배우가 눈먼 예언가 테레시아스 역을 맡아 '리차드 3세'에 이어 다시 한번 무대에 도전한다. 여기에 뮤지컬로 각광 받는 후배 연기자 최수형이 크레온, 박은석이 코러스장 역으로 가세한다. 모두 원캐스트로 '오이디푸스'만을 위해 질주한다.

서재형 연출은 '리차드 3세'에 이어 다시 만난 황정민에 대해 "연습 진행 과정이나 공연 진행 과정에서 황정민 배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연습을 하는지 가깝게 지켜보는 기회가 있었다. 그때마다 개인적으로 저 배우랑 나중에 운이 닿으면, 운명이 허락하면 '리차드 3세'가 꼭 비극이라고 말할 순 없으니 비극 작품을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운명처럼 기회를 얻어서 운명처럼 하게 됐다. 저는 저희가 어떻게 연습을 하고 어떻게 살았는지 잘 기억하기 때문에 주변의 방해와 상관 없이 진행하게 됐다"고 재회한 계기를 밝혔다.

이어 그는 "보통 운명에 휩쓸려서 그렇게 살아가지는 게 인생이냐, 그 순간에 무언가 어렵지만 딛고 일어나는 게 인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 순간을 잘 그려보고 싶다. 그 이후 오이디푸스가 잘 됐을 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 힘든 순간을 극복하는 모습을 잘 그리고 싶다"며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특히 서재형 연출은 "제가 스태프를 괴롭히는 연출가라 벌써부터 수십장의 회의를 거듭하는 파트도 있고, 발전된 걸 갖고 있으니 배우들하고 열심히 한 결과물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도 "각 파트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배우들을 조련해서 무언가 내보이라는 건 복이기도 하지만 잘못하면 실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부담스럽기도 하다. 다만 저는 잘 끝나서 황정민 배우와 다시 잘 보고 싶다"고 했다.

또한 "저는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 그만큼 배우들도 저한테 100%를 보여준다. 그런데 저 역시 연출가로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도 크다. 그 지점에서 내가 얼마나 충실하게 준비하고 있나, 배우들의 열정을 넘어서 보여줄 만 한 게 있나 걱정이다. 그래야 황정민이라는 배우도 뭔가를 더 보여주지 않겠다. 최고라는 말보다 '국'자가 붙은 '국민 배우' 황정민과 '국창' 정은혜 두 배우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뽑아서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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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황정민은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로서 든든하게 무게 중심을 잡고 있다. 그는 "일단 관객 분들이 공연을 보시면서 작품을 통해서 이게 정말 돈이 안 아깝구나, 제 연기를 보면서 '말이 황정민이지 이건 말로 표현을 못 한다. 왜 저 사람이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살아가는지'를 보여드리고 싶다. 관객 분들께 황정민의 '오이디푸스'가 각인이 돼서 자식들이나 후손들한테 '젊었을 때 비극을 봤는데 황정민의 오이디푸스였다. 너무 훌륭했다. 견줄 만한 작품이 없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연극에 돌아온 소감에 대해서도 "제가 '리차드 3세' 때 되게 많이 느꼈다. 관객 분들한테 되게 많이 감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지나왔는데, 그게 어느 순간 늘 하는 말버릇처럼 됐다. 실제로 피부로 잘 못 느끼고 있다가 공연을 하면서 절실하게 느꼈다. 너무 감사했고 공연 끝나고 커튼콜 할 때 공연의 에너지와 관객의 에너지가 합쳐졌을 때 너무 행복해 하는 나를 보게 됐다. 공연과 영화라는 게 틀린 부분이지 않나 싶다"며 "1년에 한 작품, 1년 반에 한 작품이라도 연극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 있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할 거다. 스케줄 면에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원캐스트의 위력을 강조했다. 황정민은 "지금이야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어쨌든 원캐스트를 하면 배우들은 너무 행복하다. 팀워크가 공연 시작과 끝이 하나 흐트러짐 없이 단단한 바위처럼 그대로 에너지를 갖고 간다. '리차드 3세' 때도 배우들끼리 얘기하면서 똑같은 반응이었다. 이번에도 그래서 원캐스트를 원했던 것 같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원했다. 전혀 힘든 게 없다. 차라리 새로운 배우들이 오는 게 더 힘들다. 서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눈빛으로만 에너지를 교환해도 이 친구가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 걸 알게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황정민은 "'오이디푸스'를 통해 인간 본연의 가치를 생각하게 된다. 나는 왜 어떤 경위로 배우가 돼서 지금까지 배우로 잘 살고 있냐고. 잘하고 있나, 늘 스스로한테 자문자답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오이디푸스'라는 작품을 통해서 접근 방식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오이디푸스'는 내년 1월 29일부터 2월 24일까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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