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영화팀] 매 주 수십 편의 영화가 개봉을 한다. 관객들에 다양한 사전 정보를 제공하고자, 티브이데일리 기자들이 금주 개봉작들의 포인트를 짚어봤다.



'성난황소'
-감독: 김민호, 출연: 마동석, 송지효, 김성오, 김민재, 상영시간 115분
-Check Point: 묵직한 타격감 느껴지는 마동석 액션

한번 성나면 무섭게 돌변하는 동철(마동석)이 납치된 아내 지수(송지효)를 구하기 위해 무한 돌진하는 통쾌한 액션 영화다. 납치를 소재로 한 '성난황소'는 '납치-추격-구출'이라는 전형적인 구조를 따른다. 그간 자신의 신체적 특징을 활용, 다수의 액션을 소화한 마동석의 연기 역시 기시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마동석 특유의 묵직한 액션이 또 한 번 재미를 느끼게 한다. 마동석이기에 지극히 영화스러운 액션 장면에도 그럴 듯한 현실감을 부여한다. 생동감 있는 조연 캐릭터들은 '뻔한 이야기' 구조를 뻔하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조연으로 등장한 배우 박지환, 김민재가 만들어내는 유쾌한 웃음코드는 영화가 지루하게 하지 않게 한다.



'뷰티풀 데이즈'
-감독: 윤재호, 출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상영시간 104분
-Check Point: 6년만 복귀 이나영, 섬세한 연기력으로 메운 공백

조선족 가족을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간 탈북민 엄마(이나영)와 그런 엄마를 미워하던 아들 젠첸(장동윤)이 14년 만에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젠첸이 엄마의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과거와 마주하며 그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뭉클함을 자아낸다. '뷰티풀 데이즈'는 관객들이 일기장을 보는 젠첸의 시선에 맞춰 지나간 엄마의 일생을 마주하도록 만든다. 엄마의 아픔과 비밀은 2003년과 1997년, 그리고 현재까지 시간을 넘나들며 다각도로 풀어진다.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구성적 변주에도 영화는 젠첸이 과거를 하나씩 들여다본다는 설정을 중심에 두고 이를 자연스러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뷰티풀 데이즈'를 통해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나영은 이러한 연출적 의도를 가장 충실히 담아낸다. 이나영은 표정 변화가 거의 없고, 대사도 많지 않은 캐릭터의 깊은 감정을 특유의 짙은 눈빛과 분위기로 대변한다. 극적인 전개는 없지만, 그저 어디선가 펼쳐지고 있을 이들의 '뷰티풀 데이즈'가 긴 여운을 남긴다.



'영주'
-감독: 차성덕, 출연: 김향기, 김호정, 유재명, 탕준상, 상영시간 101분
-Check Point: 20살 목전에 둔 김향기의 성숙한 연기

교통사고로 한 순간에 부모를 잃고 동생과 힘겹게 살아가던 영주(김향기)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갖게 되는 낯선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영화는 영주(김향기)가 처한 현실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영주는 동생의 합의금을 마련 하려다가 되려 사기를 당하기까지 한다. 감독은 매정하다고 할 만큼 영주를 극단적인 처지로 몰고 가며 안타까움을 더한다. 하지만 영주는 자신의 부모를 앗아간 가해자인 상문(유재명)과 향숙(김호정)을 찾아가고, 그들이 얽히기 시작하며 분위기가 달라진다. 원수나 다름없는 그들이 의외로 긍정적인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서 이후 전개에 궁금증을 더하기도 한다. 영화는 가해자가 무조건 악인이라는 편견을 깨게 만든다. 가해자 역시도 상처를 받은 이들 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피해자, 가하재가 서로 이해하는 순간 진정한 치유와 화해를 느끼게 한다. 사건의 진폭이 크지 않고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김향기와 김호정 그리고 유재명이 보여주는 연기 호흡은 영화의 밋밋한 맛을 어느 정도 덜어낸다.



'하나식당'
-감독: 최낙희, 출연: 최정원, 나혜미, 유현, 최윤희, 상영시간 95분
-Check Point: 최정원x나혜미, 오키나와에서 건네는 따뜻한 위로

따뜻한 식당 주인 하나(최정원)와 행복을 찾는 20대 청춘 아르바이트생 세희(나혜미)가 오키나와의 특별한 곳 하나식당에서 만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들을 채워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는 자극적인 내용이 아닌, 두 여자의 평범한 일상을 통해 힐링을 선사한다. 이 과정에서 오키나와 해변의 아름다운 풍광과 정갈한 음식들이 주는 편안함이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만 영화 '리틀 포레스트'나 '카모메 식당' 등 어디서 본 듯한 특별할 것 없는 전개가 아쉬움을 남긴다. 현실에 치인 청춘이나 경쟁을 뒤로하고 오키나와에서 식당을 차린 주인 하나의 사연 역시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아 밋밋함을 느끼게 한다. 나혜미, 최정원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케미'가 주는 무자극 힐링 역시 특별한 전개 없이 오래 지속되자 지루함을 느끼게도 한다. 그럼에도 조금 느려도 괜찮다는 영화의 확실한 메시지가 보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티브이데일리 영화팀 news@tvdaily.co.kr / 사진=해당 영화 스틸, 그래픽=장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