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전체관람가'가 배우 겸 영화감독 양익준이 '라라라'를 끝으로 영화와 방송의 컬래버레이션에 마침표를 찍었다.

24일 밤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 프로그램 '전체관람가' 11회(마지막 회)에서는 마지막 주자 양익준의 단편영화 '라라라'가 공개됐다.

양익준은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만큼 신인 배우들에게 최대한 캐스팅 기회를 주고자 오디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장우연 손민준 김시호 문수영 이주빈이 캐스팅됐다. 특히 양익준은 오디션을 마치고 "나는 연기하는 사람이니까 그냥 보내는 게 너무 미안하다"며 캐스팅하지 못한 배우들에게 미안함을 드러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한 양익준은 독특한 제작 방식으로 눈길을 모았다. 제작비의 절반을 인건비, 나머지의 절반을 '펀머니(Fun Money)'라는 명목으로 사용한 것. 양익준의 '펀머니'는 배우들과 친해질 계기를 만드는 소위 '술값'이었다. 이와 관련 양익준은 "사람을 알아야 인물을 캐릭터로 만들 수 있다. 저 친구들을 알아야 이야기에 녹여낼 수 있을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제작 과정부터 함께 한 '전체관람가' MC 윤종신은 "'펀머니'가 결국은 영화 제작비로 쓰인 게 맞는 것"이라며 양익준을 치켜세웠다. 그도 그럴 것이 양익준의 영화 자체가 신인 배우들과 영화인들이 실제로 가진 고민들을 다뤘기 때문. 이에 양익준은 "'욜로(YOLO)'라는 말이 있지 않나. 한번 뿐인 인생을 즐기기보다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력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런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윽고 공개된 양익준의 단편영화 '라라라'는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실제 자신의 경험담과 기억 속 에피소드에서 착안해 영화를 만드는 양익준의 작업 방식은 물론 그와 닮은 주인공 민준(손민준)이 겪는 고민을 친구들과의 대화 형식으로 풀어낸 것. 더욱이 마지막에는 이 모든 게 영화 촬영 과정에서 벌어진 짧은 상상이었다는 게 암시되며 반전의 묘미까지 더했다. 이를 본 동료 감독들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묻어났다", "양익준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았다"며 칭찬했다.

그런가 하면 '전체관람가' 출연진은 마지막 회를 맞아 총 10개의 단편영화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 가운데 MC 윤종신 김구라 문소리 즉 '신라리 프로덕션' 대표들은 '엄지 척 어워드'를 개최해 감독과 스태프들의 노고를 칭찬하고 격려했다. 트로피도 상금도 축하무대도 없는 '엄지 척 어워드'였지만 이는 단 3000만 원의 제작비로 단편영화 만들기에 도전했던 '전체관람가' 출연진의 헝그리 정신을 상기시키며 의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전체관람가'는 대중적 종합예술의 결정체인 영화와 단기간에 가장 빠른 문화 장악력을 보여준 방송의 컬래버레이션 프로그램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감독들은 하나같이 "사실, 처음에 섭외 요청이 왔을 때는 정말 고민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고, 이는 영화인으로서 방송 출연이 결코 쉽지 않았다는 방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전체관람가' 11회를 채운 이들이기에 또 다른 시즌을 기대하게 만든다. 첫 주자 정윤철 감독을 시작으로 이명세 오멸 봉만대 임필성 박광현 창 이경미 이원석 그리고 마지막 주자 양익준까지 이들의 뒤를 이어 영화와 방송의 컬래버레이션을 완성할 또 다른 '전체관람가'의 감독이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