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2014년 유키스 멤버로 영입된 이후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꾸준히 활동했지만 유키스라는 그룹은 알지언정 그를 아는 사람은 몇이 없었다는 이준영이다. 그렇게 3년이 흘러 2017년, 이준영은 '부암동복수자들'과 '더유닛' 출연하며 제대로 전성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이 유키스를 위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재벌가의 딸, 재래시장 생선장수, 그리고 대학교수 부인까지 살면서 전혀 부딪힐 일 없는 이들이 계층을 넘어 가성비 좋은 복수를 펼치는 현실 응징극을 그리는 케이블TV tvN 수목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극본 황다은·연출 권석장)에서 김정혜(이요원), 홍도희(라미란), 이미숙(명세빈)과 함께 자신을 괴롭혀온 주변인들에게 복수를 하는 이수겸 역을 맡았다. 지방에서 올라와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이수겸은 따뜻한 웃음 뒤에 서늘한 그림자를 가진 인물이었다.

드라마 속 이수겸은 원작 웹툰에 비해 좀 더 발랄하게 그려졌다. 달라진 이수겸의 모습은 본인의 성격과 아주 비슷했다고. 이준영은 "원작 속 이수겸은 남자답고 멋있다. 반면 권석장 PD가 생각하는 이수겸은 10대의 청량함이 있어야 했다. 나도 평소에 되게 웃음이 헤프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런 성격 떄문에 그래서 이수겸 역할이 되게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권 PD님이 내 얼굴에 그늘이 있다고 하시면서 캐스팅을 하셨어요. 사실은 저도 그 느낌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거든요. 촬영에서는 그런 표정 나왔어야 했는데, 그 느낌이 어떻게 해야 나오는지 모르니까 엄청 고생했어요. 감독님은 그게 마음에 안 드셨나 봐요. 권 PD님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중요시하세요. 절대 그냥 흘러가는 게 없죠. 때문에 어떤 신은 표정만 한 시간을 찍었어요. 저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하신 것 같아 죄송해요."

심지어 그는 첫 연기에서 그 어렵다는 사투리 연기를 해야 했다. 다행하게도 경상도 친구들이 많았던 그는 어렵지 않게 사투리를 배울 수 있었단다. 이준영은 "지방 친구들이 많아서 중학교 때 사투리를 처음 배웠었다. 특히 영화 '바람'을 보고 사투리를 더 하고 싶었다. 그래서 괜히 친구들 따라 사투리를 썼었다. 덕분에 사투리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됐다. 일부러 친구들이랑 연락하며 대본을 검사받기도 했다. 경북 친구들은 잘한다고 해주던데 경남 친구들은 '그럴 줄 알았다'고 하지 말라고 그러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렇듯 훌륭하게 역할을 해낸 그지만 사실 아이돌 가수로 활동하고 있던 그에게 연기 도전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단다. 오디션에서 합격하고 딱 5분만 즐거웠다는 이준영이다. 그는"오디션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고민을 좀 했다. 연기를 배워본 적이 없었다. 웹툰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 재밌게 봐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컸다. 마음 가지고는 안되더라, 잘해야 하니까. 그냥 도전해보자 해서 오디션을 보게 됐고,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딱 5분 정도만 좋았다. 나머지 하루는 걱정만 했다. 생각보다 커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걱정을 되게 많이 했어요. 제 주변엔 배우 분들도 없거든요. 유일무이한 배우 지인 도지한 형에게 드라마 들어간다는 얘기를 안 하고, 연기를 어떻게 시작됐는지 물어봤어요. 내가 가수를 시작한 이유랑 비슷하더라고요. 이러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위축된 이준영이다. 그런 그를 위해 선배와 동료 배우들은 끝없이 격려를 해줬다고. 특히 절친한 친구가 된 배우 최규진은 그에게 큰 도움을 줬단다. 이준영은 최규진에 대해 "정말 고마운 게 많다. 현장에서 유일한 동갑이었고, 고민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나보다 경험이 많은 배우라 선배로서 조언도 많이 구했다. 귀찮아하는 내색 없이 다 좋게 받아줬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최근에는 KBS2 예능프로그램 '더유닛'에 출연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힘들 법도 한 스케줄이었지만 유키스의 재기를 또 한번 노리고 있는 이준영에겐 좋은 기회였다. 그는 "'부암동 복수자들'과 '더유닛'은 두 마리 토끼였다. 하나를 잡아서 하는 것도 좋지만, 욕심이 많아서 두 개 다 잡고 싶었다. 유키스라는 그룹이 언급되게, 한 번이라도 알아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정말 다행하게도 결과가 좋다"며 기쁜 마음을 표했다.

이렇게 바쁜 활동에도 그는 꿈에 대한 목마름을 해갈하지 못했다. 아직도 부족하다는 이준영이다. 그는 "4년이라는 시간동안 가수로서 노력해왔던 게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까지 사소한 것 하나까지 보상을 받고 싶다. 진짜 이 악물고 하려고 한다"고 그의 포부를 드러냈다.

"만능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어요. 가수를 하면서 배우 하는 분들 많잖아요. 본업은 가수지만, '부암동 복수자들'이라는 작품으로 배우 타이틀도 갖게 됐어요. 둘 다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같이 병행하고 싶어요."

그런 이준영은 2018년 두 가지 목표가 있다. 배우로서, 그룹 유키스로서의 목표다. 그는 "배우로서는 '이준영 연기 잘하네' 소리를 듣고 싶다. 또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작품으로 이준영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에서 신인 배우인 줄 알았다고 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 분들이 다음 작품으로는 더 놀랄 수 있게, 진실성 있게 연기하고 싶다"고 어른스러운 이야기를 내놨다.

이준영은 2018년 컴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준영은 "유키스가 2017년 컴백 못했다. 내년에는 팬분들 많이 만나고 싶다.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유키스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곧 만나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끝까지 유키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