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영화감독 조정래가 '귀향'에 이어 차기작 '에움길'로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일에 앞장선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모처에서 조정래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조정래 감독은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받았던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해 2월 개봉해 358만 관객을 동원하며 열풍을 일으킨 '귀향'의 비하인드 스토리, '나눔의 집'에서 제공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을 더해 만든 작품이다.

'귀향' 개봉 후 1년 반, 조정래 감독은 그간 '귀향'을 들고 10개국 61개 도시에서 상영회를 열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상영 비용을 대기 어려운 학교, 시민단체들을 돌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실체를 알렸다는 것이다. 기부를 하고 남은 '귀향'의 흥행수입 대부분이 상영회, 관객과의 대화 등 사람들에게 영화를 소개하기 위한 용도로 쓰였다며 말문을 연 조정래 감독은 "상영회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처음 접하고 관심을 보이는 외국인들을 만나며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조정래 감독은 부제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 대해 "두 가지 의미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임과 동시에 이 문제에는 해결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는 말도 된다"며 "전쟁 범죄에는 시효가 없다. 일례로 독일의 경우에는 교과서에 자신들의 잘못을 실어 후대에 교육하고, 끊임없이 국제 사회에 사과를 한다. 그게 전쟁 범죄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그런 의미에서 가장 범죄적인 일이며, 일본은 사과와 배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에 위안부 이야기를 실어 교육을 하는 등의 재발방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현지에서도 '귀향' 상영회를 가지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조정래 감독. 차기작 역시 위안부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에움길'이란다. 에움길이라는 제목은 빙 둘러서 가는 길, 즉 지름길과 반대되는 뜻인 '우회로'를 뜻하는 우리말로, 평화를 위해 에움길을 걸어 나가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나눔의 집 할머니들에게 포커스를 맞춰 일본이 저지른 잔혹한 범죄의 실상을 알리고, 더불어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후반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조정래 감독이다.

그는 "아직 '에움길'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다. 위안부 문제는 살아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접근법을 고민하고 있다. 더군다나 할머니들의 다큐멘터리라 만들기가 더욱 어렵다"며 "할머니들께 포커스를 맞춘 만큼,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면 할머니들과 함께 산 것만 같은 느낌을 주고 싶은데 이 작업이 쉽지 않다"는 고민을 토로했다.

당초 조선시대 광대를 소재로 한 '광대'의 시나리오 집필을 마무리 중이었지만 "모든 작품 활동은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 다음으로 미뤄뒀다. 지금은 '에움길'에 집중하고, 할머니들이 살아계실 적 최선을 다해 일본의 사과를 이끌어 내고 싶다"며 앞날을 기약한 조정래 감독. 그가 '광대'의 제작을 시작하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랄 따름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