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조정래 감독이 작품의 선정성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5일 오후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감독 조정래·제작 제이오 엔터테인먼트)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조정래 감독과 배우 강하나 박지희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지난해 358만 관객을 동원하며 기적을 만들었던 '귀향'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나눔의 집'에서 제공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을 더해 만든 작품이다.

지난해 개봉 당시 '귀향'은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받았던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담아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고, 입소문을 통해 흥행 열풍을 일으켰다. 반면 일각에서는 '귀향' 속 일부 장면이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며, 결국 이것이 위안부라는 소재에 자극적인 영상을 더해 흥행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역시 이러한 '귀향'의 원래 스토리에 일부 추가 장면과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만을 더한 확장판이기에, 위와 같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 이에 대해 이날 조정래 감독은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영화를 연출할 때 가장 고통스러웠던 부분이 바로 그 것이었다"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과거 2002년 나눔의 집에 개인 봉사자로 찾아가 할머니들의 경험담을 듣고 그들이 겪은 극심한 성적 학대와 폭력, 심지어는 죽음에에 충격을 받아 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조정래 감독은 "나는 이 영화를 '산 자들의 기억에 기록된 죽은 이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너무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지난 14년 간 영화를 만들기 위해 매달려 왔다"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여드리면 주위에서 '아픈 역사임이 분명하지만, 네가 남자 감독으로서 이걸 만들 자격이 있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고통스러웠고 죄책감이 들었다"며 "하지만 할머니들이 겪으신 일들을 문화적 증거로 만들겠다는 생각이었기에 결심을 했다. 배우들과 함께 나눔의 집을 가고 이야기를 나누며, 길게는 4년 가까이 준비를 해 고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만들고 가장 먼저 할머니들께 보여드렸는데, 이옥선 할머니께서 '이 영화는 내가 겪었던 일의 100분의 1도 표현을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 더욱 마음이 힘들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조정래 감독은 "그럼에도 이 영화를 보며 괴로워했을 관객 분들에게는 감독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겠다. 내가 죽어서도 그 고통을 겪고 감당해내겠다"며 "하지만 부디 여성의 몸을 보시지말고 고통받았던 어린 영혼을 봐주셨으면 한다"는 당부를 더했다.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오는 14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