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배우 조보아에게 올해는 남다를 만하다. 꾸준히 성장한 연기력으로 조보아만의 ‘얄밉지만 밉지 않은’ 맞춤형 캐릭터를 만들며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킨 뜻 깊은 해였기 때문이다.

조보아는 올해 ‘부탁해요 엄마’ ‘몬스터’ ‘우리 집에 사는 남자’까지 총 세 작품에 출연하며 바쁜 행보를 보였다. 세 편의 드라마 중 50부작 작품이 두 편이나 되니 거의 9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드라마 촬영으로만 보낸 셈이다.

특히 조보아는 작품 속 자칫 얄미워 보일 수 있는 캐릭터에 특유의 발랄함을 불어넣어 러블리한 캐릭터로 만들어내 큰 호응을 얻었다.


조보아는 올해 초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연출 이건준)에서 이형순(최태준)에게 첫 눈에 반해 결혼까지 골인한 적극적이고 당찬 부잣집 외동딸 장채리 역을 맡았다. 장채리는 부유한 환경에서 어려움 없이 자란 공주님이기에 언뜻 예의 없어 보일 수 있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조보아는 이형순에게 적극 애정공세를 펼치는가 하면 이형순의 엄마 임산옥(고두심)에게도 친딸처럼 살갑게 다가가며 솔직한 면을 부각해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물로 재창조시켰다.

캐릭터에 잘 녹아들면서 조보아는 데뷔 초 혹평을 받았던 연기력 논란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생기발랄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형순과의 우여곡절 많은 연애사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기도 했다. 극 후반부에는 눈물 연기를 연이어 선보이며 깊어진 연기의 폭을 실감케 하는 등 감정 연기도 능숙하게 소화했다.


무려 6개월에 걸쳐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극본 장영철·연출 주성우)에서도 조보아의 활약은 돋보였다. 조보아는 ‘안하무인 금수저’ 도신영 역을 맡아 극 초반 까다로운 성격에 허영심 강한 ‘진상’ 캐릭터로 변신했다. 그러나 강기탄(강지환)에게 사랑에 빠지면서부터 점차 달라졌고, 막무가내 식 일방통행 사랑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순정파 짝사랑으로 나아가며 회를 거듭할수록 색다른 매력을 안겼다.

조보아는 발전한 연기력으로 극 흐름에 활력을 담당했다. 조보아는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무거운 복수극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또 캐릭터가 가진 무게의 경중을 매끄럽게 표현할 정도로 안정된 연기를 선보이며 또 한 번 미워할 수만은 없는 사랑스러움의 전형을 그려냈다. 그는 50회라는 긴 여정에 걸친 무거운 이야기에 쉼표를 찍어주기도 하고 웃음을 주기도 하며 작품의 완급 조절에 일조, 시청자들의 큰 지지를 얻었다.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극본 김은정·연출 김정민)에서도 조보아는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도여주를 맡으며 그만의 캐릭터를 확고하게 구축했다. 극 초반 도여주는 직장 선배인 홍나리(수애)의 9년 사귄 남자친구 조동진(김지훈)을 뺏는 것도 모자라 피해자인 척 행동하는 밉상의 진수를 보여줬다.

하지만 점차 극이 진행되면서 그는 불량 학생들에게 물건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권덕심(신세휘)을 구해주고, 권덕봉(이수혁)의 뒷담화를 하는 무리를 응징하는 등 도여주를 마냥 미워할 수 없게 만들었다. 또 집안의 실질적 가장인 도여주의 숨겨진 가정사, 권덕봉과의 러브 라인이 생겨나면서 조보아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고 ‘러블리 밉상’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었다.

조보아는 지난해 여름부터 올해 12월까지 꽉 채운 활동으로 부지런히 안방에 찾아왔다. 세 작품을 통해 조보아는 독보적인 ‘밉지 않은 밉상’ 캐릭터 연기를 선보이며 각각의 작품에서도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산했다. 연기력 논란을 딛고 한층 성장한 조보아의 2017년을 기대해본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KBS2, 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