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가수 서인국과 배우 마동석이 '38 사기동대'라는 인생작을 만났다. 두 사람 모두 앞선 이미지들과는 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했고, 이는 꽤 성공적이었다. 여기에 연기력 호평까지, 그야말로 배우로서 만개했다.

6일 밤 케이블TV OCN 금토드라마 '38 사기동대'(극본 한정훈·연출 한동화)가 16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됐다. '38 사기동대'는 세금 징수 공무원 백성일(마동석)과 베테랑 사기꾼 양정도(서인국)이 의기투합해 고액 세금 악덕 체납자들에게 사기를 쳐 세금을 징수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양정도와 백성일이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악덕 체납자 최철우(이호재)의 체납 세금을 모두 회수했다. 하지만 양정도는 검찰 구속을 피할 수 없었고, 이에 양정도는 백성일에게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뿐이라며 이별을 고했다. 38 사기동대 팀 역시 해체됐으며, 백성일은 다시 세금징수 공무원으로서 일상을 살아갔다. 그러던 중 사학재단 비리가 뉴스에 보도됐다. 이를 백성일과 38 사기동대 팀원들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봤고, 다시 뭉칠 가능성을 남겨둔 채 열린 결말로 막을 내렸다.

'38 사기동대'는 장르적인 재미와 배우들의 열연, 사실감 있는 연출력으로 웰메이드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38 사기동대'는 OCN 개국사상 최고 시청률(16회, 유료 플랫폼 가구 기준, 닐슨 코리아)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이러한 '38 사기동대'의 성공에는 주연 배우 서인국과 마동석의 공이 크다는 평이다. 두 사람은 안정적인 연기력과 찰떡같은 연기 호흡을 보여주며 극을 더욱 다채롭게 채워나갔고, 이는 '38 사기동대'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작용하며 시청자들을 TV 앞에 앉게 했다.

먼저 마동석은 극 중 세금 징수 공무원 백성일 역을 맡았다. 백성일은 우리 주변에 쉽게 볼 수 있는, 사회에 많이 치어있는 평범한 가장이다.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피로감을 느끼지만, 가족을 생각하며 이를 묵묵히 참아낸다. 실적 타령하며 인신공격을 마다 하지 않는 상사에게 말 한마디 못 할 정도로 소심하다.

특히 백성일은 마동석이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연기했던 거칠고 남성적인 캐릭터와는 다른 결을 지닌 인물이다. 이에 마동석은 과감하게 연기 변신을 꾀했다. 마동석은 어리숙한 말투와 자신감 없는 모습으로 평소 이미지와는 판이하게 다른 백성일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냈다.

또한 백성일이 평범한 가장이자 공무원의 모습에서 점차 악덕 체납자들을 처벌하며 정의로운 인물로 변모하는 과정은 극의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악덕 체납자에게 늘 당하기만 하던 그가 사명감을 가지고, 그들과 대적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초반 소심함으로 점철됐던 마동석은 점차 악덕 체납자에게 일침을 날리거나 위기의 상황에서 강단 있는 결단을 내리는 등 백성일의 심경과 행동 변화들을 연기력으로 표현하며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서인국 역시 마찬가지다. 그간 로맨틱 코미디 작품에 주로 출연하며 여심을 설레게 하는 '훈남'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은 그는 '38 사기동대'에서는 완벽 사기꾼으로 변신했다. 양정도는 남녀노소를 홀리는 꽃미모와 비상한 두뇌가 뒷받침된 천부적인 사기꾼이다. 능수능란하게 한 번에 무려 3명에게 사기를 칠 정도로 타고났다. 자신의 용돈을 위해 피해자들에게 거리낌 없이 사기를 치는 그의 모습은 분노를 유발할 정도로 얄밉다.

능청스러운 사기꾼으로 분한 서인국은 신뢰감을 주는 말투와 표정으로 캐릭터의 다채로운 매력을 잘 녹여냈다. 특히 마동석에게 사기를 치고 여유롭게 상대하면서도 밀림은 없었고, 왠지 뒤바뀐 듯한 두 사람의 이미지는 '반전감'을 주며 더욱 흥미를 자아냈다.

더불어 서인국은 '38 사기동대'의 반전의 열쇠를 쥔 인물로 활약하며 극을 이끌어갔다. 양정도가 백성일과 함께 38 사기동대를 팀을 꾸리고, 사기를 계획한 일 모두 부모의 복수를 위한 설계였다. 이는 극 중반 가장 중요한 이야기 전개였다. 유능한 사기꾼으로만 비쳤던 양정도가 부모의 복수를 위해 악덕 체납자 방필규(김홍파)를 처단하고, 백성일을 만나 점차 정의의 사도로 변해가는 과정들을 서인국은 손색없는 연기력으로 완벽히 표현해냈다.

각각의 연기력도 뛰어났지만, 서인국과 마동석의 연기 호흡 또한 일품이었다. 서인국과 마동석은 각각 사기꾼과 공무원이라는 상반된 지점에 놓인 인물을 연기, 초반 티격태격하는 모습에서 점차 세금 징수라는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모습들로 극을 풍성하게 꾸며 나갔다. 서인국과 마동석의 연기 호흡으로 인해 양정도와 백성일의 관계 변화는 더욱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이처럼 서인국과 마동석은 '38 사기동대'라는 인생작을 만나, 연기력의 정점을 찍었다. 성공적인 연기 변신과 함께 배우로서 만개한 두 사람이 또 어떤 작품으로 대중 앞에 설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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