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국내 최고의 걸그룹으로 꼽히는 소녀시대가 5일 아홉 번째 생일을 맞았다. 2세대 걸그룹의 주축인 이들이 ‘장수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추가로 획득하게 됐다.

이들이 대한민국 가요계와 함께한 9년은 걸그룹사(史)를 새롭게 썼다고 봐도 무방할만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9인조 걸그룹’의 데뷔라는 점에서부터 특별했다. 지난 2007년, 소녀시대가 데뷔할 즈음의 걸그룹은 4~5인조가 주를 이뤘다. 같은 해 출사표를 던진 원더걸스와 카라 역시 각각 5인조와 4인조로 데뷔 했었다.

기존 그룹의 2배에 가까운 수로 팀을 꾸린 소녀시대는 자연스레 데뷔와 동시에 주목을 받았다. ‘여자 슈퍼주니어’라는 수식어도 따랐다. 소녀시대는 이런 기대에 부응, 9인9색의 매력을 발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댄서 없이 무대를 채우는 것에서부터 9인조의 장점이 드러났다. 다양한 조합의 유닛 그룹을 결성해 활동할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소녀시대는 전 멤버 제시카와 티파티, 서현의 제티현, 태연, 티파니, 서현의 태티서 등으로 음원을 내고, 무대를 꾸몄었다.

또 아홉 명의 멤버들이 음악 활동 외 연기, 뮤지컬, 예능 등에서 각각의 재능을 나타내며 그룹의 인지도를 빠른 속도로 끌어 올릴 수 있었다. 국내외 드라마 주연 자리를 꿰찬 윤아나 OST로 두각을 나타낸 태연, 이 외에도 멤버 대부분이 연기,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는 걸그룹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기에 충분했다. 이후 9인조 이상의 걸그룹들의 데뷔 빈도가 높아졌다. 최근에는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에서 13인조인 우주소녀를 론칭하기도 했다.

콘셉트나 무대 구성 역시 후배 걸그룹들의 활동 방향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이 9년 동안 낸 앨범에서 보여 온 콘셉트는 최근 몇 년 새 컴백한 걸그룹들의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신흥 대세’로 자리매김한 여자친구 역시 사실상 소녀시대의 데뷔 초 콘셉트를 연상케 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소녀시대는 ‘파워청순’ 콘셉트로 시작, 걸리시와 걸크러시한 매력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다양한 매력을 발산했다.

이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데뷔앨범 ‘다시 만난 세계’부터, 이승철이 불러 인기를 끈 ‘소녀시대’의 리메이크 곡 ‘소녀시대’, ‘키싱 유’(Kissing You) ‘베이비 베이비’(Baby Baby) ‘지’(Gee), '힘내‘ ’소원을 말해봐‘ ’오‘(Oh!) '런 데빌 런’(Run Devil Run) ‘더 보이스’(The Boys)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와 ‘라이언 하트’(Lion Heart) 등 다양한 히트곡을 남겼다. 태연이 홀로 부른 ‘만약에’와 들리나요‘, 태티서의 ’트윙클‘(Twinkle) ’할러‘(Holler) ’디어 산타‘(Dear Santa) 등도 종전의 히트를 쳤다.

다양한 히트곡들을 통해 소녀시대는 각종 신인상을 휩쓸었다. 또 데뷔 1년 만에 음반 판매량 10만 장을 넘긴 최초의 걸그룹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후 발매한 앨범 역시 10만 장 이상을 거뜬히 판매하며, 걸그룹으로서는 이례적인 기록들을 남겼다.

음악 방송 트로피도 알뜰하게 수집했다. 특히 대표곡이 된 ‘지’로는 KBS2 ‘뮤직뱅크’ 9주 연속 1위를 기록, 7주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쥬얼리의 ‘원 모어 타임’(One More Time)이 가진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 활동에서도 존재감을 발산했다. 지난 2010년 데뷔 싱글 ‘지니’(Genie)로 일본 무대를 밟은 소녀시대는 데뷔와 동시에 오리콘 데일리 싱글 차트 2위, 오리콘 위클리 싱글 차트 4위에 오르며 기존 일본 진출 걸그룹들이 써온 기록들을 경신했다. ‘지’로는 오리콘 데일리 싱글 차트 1위, 위클리 싱글 차트 2위에 오르며 아시아 걸그룹 최초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일본뿐만 아니라 소녀시대는 대만, 태국,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고, 미국, 유럽, 남미 등에서도 반응을 보였다. 한국인 가수 최초로 미국 CBS의 메인 토크쇼 ‘데이비드 레터맨쇼’에 출연했고, 이 외에도 다양한 미국 방송, 매체에서 소녀시대를 조명했다. 유럽에서 발매한 스페셜 앨범으로 한국 가수 최초로 프랑스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신곡 발매 후 다양한 커버 영상이 유튜브 등을 통해 게재되며 소녀시대의 인기를 증명했다. 온라인을 통한 인기는 이들의 뮤직비디오 조회수에서도 나타났다. 소녀시대는 지난 2013년 발매한 ‘아이 갓 어 보이’ 뮤직비디오를 통해 K팝 사상 최단기간 2000만 뷰라는 기록을 썼다.

걸그룹 최초로 네 번째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는 것도 기념비적인 일이었다. 보이그룹에 비해 팬덤의 결집력이 약하다는 편견을 깬 행보였다. 또한 소녀시대는 인도네시아 단독 콘서트, 해외 걸그룹 최초 세 번째 태국 단독 콘서트 등을 성황리에 마무리하며 ‘흥행 파워’를 입증했다.

결국 장기 집권은 소녀시대의 노력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 ‘완전체’ 활동과 유닛 활동, 솔로 활동을 통해 다양성을 확보하며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을 구축했다. 이는 소녀시대의 새로운 컴백이 늘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녀시대는 이렇듯 다양한 시도를 하고, 기록들을 남기며 9년을 보내왔다. 이들의 활동이 이어질수록 기록들도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9주년을 맞은 소녀시대의 10주년, 20주년, 30주년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