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 '한국 호주전'에서 한국이 호주에 석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피파랭킹 69위)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각)부터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호주 축구대표팀(피파랭킹 100위)과의 '2015 AFC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1-2로 석패했다.

이날 공방을 펼치던 양팀이었지만 전반 45분, 마시모 루옹고가 골을 기록해 전반이 0-1로 종료됐다. 이대로 경기가 종료되는 듯했으나 손흥민이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연장에 접어들고 양팀은 지친 체력에 허덕이며 공방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연장 전반 종료 직전, 로비 크루스와 교체투입된 제임스 트로이시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55년 만의 우승을 노렸으나 연장 후반에 골이 나지 않으면서 결과는 1-2 호주의 우승, 한국의 준우승으로 끝이 났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든 명승부에 호주 반응도 관심을 모았다.

경기 시작 전 호주 누리꾼들은 "신께 맹세컨데, 우리 호주팀은 경기를 망치지 않는 게 좋을거야. 그라운드 이점에, 강하고 거의 부상도 없는 라인업에 케이힐이 최전방에 있는데 우승하기에 뭐가 부족하겠어?" "심지어 한국은 최상의 상태도 아니고" "신의 이름으로 널 믿는다, 케이힐" "피파가 이 경기를 보고 호주에서 월드컵이 열린다면 굉장할거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등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가 시작하고 경고가 속출하자 "호주는 더럽게 플레이하는구만" "전반 시작 6분만에 벌써 3번의 질 나쁜 파울이 나왔어" "프란지치는 고의적으로 남태희를 들이 받았어. 역겹구만. 호주리그를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있지. 야만인 같은 놈들" "홈 경기인데 벌써 이러면 곤란한데" "호주가 너무 거친 경기를 해서 좀 부끄럽군" "한국의 거친 압박에 대처해야만 하니까" "호주놈들은 폭력배들처럼 경기하네" "축구는 럭비가 아니야. 신체 접촉에도 한도가 있는거지" "거친 태클은 있었지만 더티 플레이는 아닌 듯" "조만간 레드 카드 나오겠구만"이라며 자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의 결정적인 찬스가 잇따랐고 "한국 환상적이네" "진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볼 가치가 있어" "한국팀 진짜 잘 달린다" "한국팀 위협적이야"라고 글을 올렸고 간혹 "레키 정말 잘한다. 항상 상대방을 제압하는 모습. 한 동안 호주 축구에서 보지 못했던 모습이야" 등의 반응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호주가 먼저 골을 넣었고 "루옹고가 한국을 상대로 골을 넣었어" "패스 받은 후 정말 멋진 턴이었어. 진짜 아름다운 슈팅" "루옹고, 이 마술사 같은 놈" "이제 겨우 22살인데 아시안컵 결승에서 골을 넣었어. 앞날이 창창한 친구지" "한국이 경기를 압도하긴 하는데 기회를 골로 연결을 못 시키네" "골 들어가기 딱 10초 전에 중계 캐스터가 '한국 골키퍼가 지금까지 5게임 무실점이긴 하지만, 그래도 골을 먹지 않을거란 확신은 들지 않는다'라고 말했는데 10초 후에 바로 골이 들어갔어. 대박!! 전반전부터 앞서가는 건 언제나 유리하지. 특히 전반전 늦게 골을 넣을수록 말야"라고 글을 적었다.

후반이 시작되자 "날 실망시키지 말아줘, 태극전사들!!! 한국이 이기는데 배팅했단 말이야" "놀랍게도 케이힐한테 가는 크로스가 별로 없네. 한국이 막은거야? 아님 전략을 바꾼거야?" "호주 축구에 대한 케이힐의 공헌을 생각하면 그가 우승컵을 안아 올렸으면 좋겠어"라고 우승을 예상했다.

호주팀의 거친 공격에 충격을 받던 호주였지만 크루스가 경고를 받자 "다친 선수한테 옐로우 카드를 주냐?" "크루스가 아킬레스 다쳤다고 옐로우 카드 준거야? 심판 계속 엿 먹이네" "도대체 심판은 얼마나 호주가 지길 바라는거야?"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호주가 후반전에는 역습이 엉망인데" "호주는 쉽게 지치지. 하긴 내가 그 자리에 있었어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내 생각에는 양 팀 다 그런 것 같은데" "한국은 추격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가 필요해. 쓸데없이 헤딩만 많이 하고 있잖아" "3명이 자유로운 상태인데 마크 당하고 있는 선수에게 길게 볼을 차주다니. 한국은 초점을 잃은 듯. 경기를 제대로 못 풀고 있네. 기회를 못 살린걸 한국은 크게 후회하게 될 것 같은데" "쉽게 막을 수 있게 보이는 볼을 못 막아서 골을 먹은 것도 있지" "어떻게 추가시간이 3분 밖엔 안돼"라고 평했다.

그러나 극적인 손흥민의 동점골이 터졌고 "하하하 이런 젠장"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연상시키는구만" "망했다" "와 한국이 골 넣을 줄 몰랐는데" "왜 세인스베리 자리를 아무도 커버하지 않은거야?" "중립적 입장에서 경기를 더 볼 수 있어서 좋네" "환상적인 경기로구만. 연장전까지 볼 수 있다니 죽인다" "오 나의 손흥민" "심판이 우리한테 엄청 안 좋게 판정하더니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넣어" "한국이 포기한 줄 알았는데" "화도 안 난다" "한국 힘 내!! 아시안컵은 아시아인에게" "와….한국이 1960년 이후 한 번도 아시안컵 우승한 적이 없네.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연장전 전반 말미 호주의 추가골이 터지자 "오….하느님" "와 멋지면서도 이상한 골이네" "내 심장!! 더 이상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네" "훌륭하다" "역시 사커루다" "난 한국이 이길 것처럼 보였는데…이 골로 완전히 한국의 기를 꺾어 버리네"라며 기뻐했다.

결국 호주가 우승을 확정지었고 호주 누리꾼들은 "사커루와 호주팬들…축하해. 한국도 잘 했어. 완벽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재미있었어. 마지막엔 심판도 힘들어서 길을 못 비켜주더군" "우리가 해냈다" "축하한다 사커루. 우승할 자격이 있어" "자, 다음은 어느 대륙을 정복해줄까" "난 이 결과에 반댈세" "멋진 경기였어. 호주 축하해. 열심히 싸워 준 한국도 잘 했어" "꿈이야 생시야? 믿기지가 않는다" "호주사람인 게 자랑스럽다" "우리가 이겨서 너무 기뻐. 근데 한 편으로는 한국에게 좀 미안하네. 그들은 열심히 노력했고 솔직히 한국도 호주와 똑같이 우승할 자격이 있어. 어쨌든 훌륭한 대회였어" 등의 글을 달았다.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