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전아람 기자] K-POP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일본의 반한류, 과연 어디까지 갈까.

지난 26일 일본 방송사 NHK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연말 열리는 홍백가합전의 출연자 명단을 최종 확정짓고, 이를 공지했다. 하지만 기존에 홍백가합전 무대에 올랐던 한국 가수들의 명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공지된 명단에는 한국가수를 제외한 일본 그룹 퍼퓸, SMAP, AAA, EXILE과 가수 아이코, 유이, 후쿠야마 마사하루 등 총 50팀이 이름을 올렸다.

매년 12월 31일 밤을 장식하며, 일본의 3대 가요제로 꼽힌 NHK 홍백가합전에는 지난 10년간 보아, 동반신기, 소녀시대, 카라 등 K-POP을 이끈 한국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멋진 공연을 펼쳤다.

하지만 올해 독도문제를 포함해 여러 가지 사건으로 유난히 일본과 많이 부딪혔던 우리나라는 홍백가합전에서 기어이 제외되고 말았다.

이에 대해 NHK 홍백가합전 주최 측은 "한국가수가 홍백가합전에 출연하지 않는 것과 독도문제와는 상관이 없다"며 "올 한 해 활약과 여론 지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한국 가수가 지난해보다 수치가 낮아 50팀이라는 한정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전혀 납득할 수 없는 핑계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초 동방신기는 일본 라이브 투어 '동방신기 LIVE TOUR 2012~TONE～'을 통해 무려 5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카라와 소녀시대 역시 음반 10만장 이상을 판매하는 등 큰 활약을 보였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가수들의 활약이 약해 공연에서 배제했다는 주장은 이를 증명하기 위한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실제로 일본의 일부 언론은 이명박 대통령이 천황(일왕)에게 사죄를 요구한 문제 발언의 영향이 크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 가요계에서도 홍백가합전 출전 경쟁이 치열한데 한일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한국가수를 출연시키면 반발이 클 수 있어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올 가을부터 갑자기 한국드라마의 방영을 중단하고,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외면했다.

지난 7월 '강남스타일'을 발표해 말춤으로 전 세계를 강타한 싸이는 뮤직비디오를 발표한지 133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8억뷰를 돌파하며 최단 시간, 최다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전 세계 20만개의 패러디가 등장했다.

이처럼 전 세계에 '강남스타일' 열풍을 몰고 온 싸이는 지난 23일 미국 NBC 간판 토크 쇼인 '제이 레노의 투나잇 쇼'에 출연한데 이어 28일에는 태국 국왕 생일을 기념해 방콕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에 참석했다.

현재 싸이는 미국, 호주, 프랑스, 독일 태국, 홍콩 등 해외 각지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프로모션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유독 일본만이 싸이에 냉담하다. 이들은 싸이와 관련된 언론 보도를 거의 하지 않았다.

또 일본은 싸이의 세계적인 성공을 '국가 차원의 억지'라고 폄하했으며, 일본 언론들은 싸이의 활동과 선전이 국가적 지원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미국 유력지 타임즈 역시 일본이 홍백가합전에서 한국가수를 배제한 이유로 독도문제를 통한 한일 양국의 외교적 관계를 꼽았다.

현재 K-POP은 세계적으로 활성화며 여전히 한류열풍으로 뜨겁다. 하지만 한때 '욘사마' 배용준과 '근짱' 장근석을 외치던 일본 팬들의 모습은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 물론 일본의 감정 섞인 반응에 우리가 굳이 대응할 필요성은 없다. 하지만 일본 역시 K-POP이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무시해버릴 수도 없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일본의 반한류 기운을 무너뜨릴 수 있는 절묘한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전아람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티브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