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최민지 기자] 드라마 혹은 영화 제작발표회에서 연출가와 배우들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 "이번 작품 시청률은 얼마 정도로 예상하세요?", "경쟁작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데 이길 수 있을 것 같나요?". 경쟁하는 사회에서 누가 누굴 이기고 어느 정도의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계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작품의 시청률에 따라 광고가 따라오고 협찬이 달라지는 등 대우가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피땀을 흘려 만든 작품을 꼭 시청률로만 평가해야 될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16일 방송된 SBS TV 드라마 '닥터챔프'(노지설 극본, 박형기 연출)는 뛰어난 시청률은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시청률로만 평가하기에는 작품이 아깝다"는 평가를 하며 "좋은 드라마"라는 평가를 내렸다.


막장이 뭐지… 먹는 건가?


최근 드라마에 없어서는 안될 막장 소재들이 주를 잇고 있는 지금, '닥터챔프'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 받으며 소위 '착한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었다. 부인의 친구를 사랑하지도, 분노에 차 누구를 미수하고 죽이지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뻔한 반전을 만들지도 않은 '닥터챔프'는 태릉선수촌의 주치의와 국가대표 선수들의 에피소드를 담아내며 생소함을 줬다. 그러나 극에 치닫는 사건도 금방 해결되고 눈물 쏙 빼는 잔잔한 분위기와 줄거리, 다소 자극이나 굴곡이 없어 흥미를 끌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때깔부터 다른데… 영화야 드라마야?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화면에 빠져들게 된다. 특히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 저녁에 지는 노을, 사랑하는 연인들의 클로즈 샷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C사의 EOS 5D Mark II를 사용한 '닥터챔프'는 풀HD(High Definition)로 얕은 심도 촬영을 용이하게 했다. 심도가 얕다는 말은 즉 아웃 포커싱(Out Focusing)이 가능하다는 것. 두 사람이 서 있을 때 초점을 맞추고 싶은 사람을 강조할 수 있어 드라마 속 배우들의 심리상태를 부각시키는데 한 몫 했다.


풍등으로 맺어진 박지헌(정겨운)과 김연우(김소연)는 풍등으로 이도욱(엄태웅)과 강희영(차예련)을 맺어줬다. 의무실장 이도욱의 자리는 김연우가 물려 받았고 이도욱은 스포츠메디컬센터장으로 돌아왔다. 나이가 찬 박지헌은 태릉선수촌을 떠나려고 했지만 감독의 제의로 올림픽에 도전하고 재활로 치료 때문에 힘들어하던 유상봉(정석원)은 예쁜 간호사(민효린)와 사랑이 싹트려고 하는 중이다.


이렇게 뻔하디 뻔한 해피엔딩으로 드라마는 종료됐다. 그러나 '닥터챔프'가 남겨준 그 뻔함이 가을 밤 마음을 촉촉하게 만든다. 이 감정에는 OST곡인 가수 바비킴의 '폴 인 러브 위드 유(Fall in love with you)'도 한 몫 한다.



오는 22일부터는 '괜찮아, 아빠딸'(한준영 극본, 고흥식 연출)이 방송된다. 철부지 딸로 걱정 없이 자라다가 갑작스런 아버지의 변고를 겪으며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은채령(문채원)의 이야기를 그린 '괜찮아, 아빠딸'에는 문채원을 비롯해 최진혁 전태수 이희진 강민혁 이동해 등이 출연한다.


[티브이데일리=최민지 기자 tree@tvdaily.co.kr/사진=SBS TV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