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미국(LA)=이경호 기자] 9명의 소녀, 미국 진출에 희망이 있을까?


4일 오후 7시(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러스(이하 LA) 스테이플스 센터에는 1만 5천여 명의 관객들이 'SMTOWN LIVE'10 WORLD TOUR in LA'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미국에 정식 음반을 발매해 데뷔를 치룬 보아를 비롯해 강타, 슈퍼주니어, f(x), 샤이니, 동방신기(유노윤호 최강창민)와 국내 걸 그룹 중 최고 인기를 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녀시대 등 총 43명의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연기자 포함)이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


소녀시대. 일본에서 데뷔 무대를 마치고 이번엔 미국이었다. 그 반응이 어떨런지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사실 SM타운 소속 가수 중 보아를 제외하면 미국 내에 정식 음반을 발매한 가수들은 없었기에 보아를 제외한 소속 가수들의 공연을 보러 올까 하는 생각이었다.


1만 5천여 석이 일주일 만에 매진됐다는 말을 SM관계자들에게 들었을 때만 해도 소녀시대는 제외대상이었다. 당연히 미국에서는 보아의 활동이 높았으니, 보아의 팬들이라고 생각했던 것.


하지만 공연이 시작 전 공연장을 찾았을 때는 소녀시대의 상징색인 분홍색 풍선과 티셔츠를 입은 팬들이 눈에 띄었다. 종종이 아닌 자주였다. 이들은 북중미는 물론이거니와 유럽, 멕시코 등에서 소녀시대를 보기위해 공연장을 찾았다고 했다.


이들이 소녀시대의 팬이라고 말하는 것중 특이사항은 바로 음악이었다. 이날 공연에서 소녀시대의 공연이 왜 이들을 그토록 열광케 하는지 알 수 있게 했다. 국내 팬들에게 소녀시대의 등장은 신선했다. 이러한 느낌이 미국에서도 고스란히 통했다. 팬들 일부는 소녀시대의 매력을 두고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소녀시대는 'Run Devil Run', 'Kissing You' '힘내' '소원을 말해봐' 'Oh' 'Gee' 등을 불렀다. 이 무대는 예상외로 열광적이었다. 이번 투어를 위해 지난 1년 간 연습시간을 뒀다는 이들은 퍼포먼스와 무대 매너 등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들의 가창력은 둘째치더라도 무대 퍼포머스 하나는 일품이었다. 왕(王)자를 가로로 눕혀 놓은 듯한 무대에서 이들은 무대 전체를 활용하며 팬들을 가까이서 만났다. 개개인의 무대인 듯하면서 또 노래로 하나되는 듯했다.


전 곡을 모두 라이브로 소화한 이들은 여느때와 달리 잠재된 가창력까지 십분 끌어올리는 열성을 보였다. 첫 미국 무대인 덕분일까. 아무쪼록 이들의 무대에는 관객들 모두를 매료시킬 만한 매력이 가득했다. '소원을 말해봐'와 '오' 등은 가사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관객들이 많았지만, 손을 흔들어 주거나 안무를 따라하는 등 공연의 열기를 높였다.


또 9명의 멤버들은 각자 파트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신의 음색을 드러낼 수 있는 열정 가득히 노래를 불렀다. 누구 하나 빠진다고 할 수 없는 무대였다. 한가지 아쉬움 면도 있었다. 바로 음향 문제. 이날 공연장 스피커의 음향이 지나치게 높았다. 이에 멤버들이 MR외에 부르는 라이브 목소리가 배경음막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또 중간중간 던져지는 이들의 공연 멘트도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다. 공연 문화를 즐기는 서양의 팬들에게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인 동시에 소녀시대의 무대 연출 중 하나가 빠져 아쉬움을 남겼다.


언어는 달라도 음악과 음악으로는 통하는 것이 바로 가수와 팬들의 교감. 팬들은 소녀시대의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하고 또는 손을 흔들며 그들의 노랜에 박자를 맞추며, 함성과 환호로 소녀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던졌다.


소녀시대의 미국 공연을 보며 문득 원더걸스가 떠올랐다. 원더걸스의 화려하고 섹시한 의상에서 비록되는 강제적인 섹시함이 소녀시대에게는 없었다. 물론 소녀시대도 이제 막 성인이 된 여인의 섹시함은 있었지만, 이들에게서는 친근함이 먼저다.


공연을 찾은 한 미국 팬도 "소셔니대는 먼저 친근한 느낌을 주고, 멤버들 개개인이 섹시함과 귀여움 다채로운 매력을 준다"라고 말했다. '지(GEE)', '오(Oh)' 등은 발랄한 리듬과 멤버들의 따라하기 쉬운 포인트 안무 등이 해외 팬들을 사로잡는 것이라고 보인다.


이번 미국 공연을 통해 본 소녀시대. 그들에게 미국 진출도 한 번은 해볼만 하다. 정식 음반을 발매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만을 통해 팬들이 모이고, 그들이 팬카페를 결성했으니 말이다. 퍼포먼스에 가창력이 더해진다면, 소녀시대의 미국 진출도 그리 어렵지 않다.


또 소녀시대 소속사 SM은 이미 보아라는 가수를 미국에 성공적으로 데뷔 시켰다. 이들의 장점이 서로 더해진다면, 한국의 걸그룹을 미국에 또 한 번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다양한 공연문화를 즐기는 미국. 퍼포먼스는 일단 되는 소녀시대가 한 번 도전해 볼 법하다.


[티브이데일리 미국(LA)=이경호 기자 sky@tvdaily.co.kr/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