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유진모 편집국장]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누리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가장 과대평가된 작곡가로 박진영과 김도훈이 뽑혔다.


박진영은 그동안 자신의 음반은 물론 진주 박지윤 비 2PM 등의 음반에서 작곡활동을 하며 수많은 곡을 히트시켰다.


작곡가 김도훈은 휘성의 '불치병', SG워너비의 '죄와 벌', 다비치의 '8282', 씨엔블루의 '외톨이야' 등을 히트시켰지만 잇단 표절논란을 일으켜 도덕성에 타격을 많이 받았다.


김도훈은 ‘외톨이야’의 표절논란으로 이 곡의 원곡이라 주장하는 ‘파랑새’의 와이낫으로부터 법적 소송을 당한 상태고 신해철로부터 ‘파리가 새’라는 비유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박진영의 경우는 악재가 계속 겹치고 있다. 2PM의 박재범을 등떼밀듯 미국으로 보낸 뒤 얼마전 영구제명을 발표, 팬들로부터 소나기같은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또한 이혼에 관한 문제로도 좋지 못한 인상을 주고 있다.


여기에 과대평가된 작곡가로 1위에 이름을 올려 체면마저 구겼다.


창작이 학문과 다르고 그 값어치를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창작자의 독창적인 창의성과 예술성 때문이다.


직간접 경험과 연구 등을 통해 지식을 습득한다는 과정은 창작자나 학자나 비슷하다. 그러나 창작자는 경험과 상상력만으로도 독창적인 예술의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심지어 일부 뛰어난 창작자는 학문이나 학습의 과정 없이도 뛰어난 예술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영국의 위대한 하드록 그룹 딥 퍼플의 기타리스트 리치 블랙모어는 전성기 때 악보를 전혀 볼 줄 모르면서도 주옥같은 명곡들을 작곡해냈다.


대중예술은 순수예술과 다르게 이름붙여져 조금 다르게 인식돼있지만 사실은 마찬가지다. 대중과 예술은 다른 듯 하지만 내면을 파고들면 일맥상통한다.


뛰어난 예술작품은 순수예술이든 대중예술이든 전문가는 물론 대중이 인정해야 그 값어치가 인증된다는 게 좋은 예다.


즉 대중예술은 전문가가 값어치를 높게 쳐주고 다수의 대중이 좋아해야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다수의 대중이 좋아하지만 전문가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대중예술작도 있다. 이는 예술작품이라기보다는 상품쪽에 가깝다.


예술성 높은 대중문화 컨텐츠는 그 생명력과 소장가치로 판단된다. 셰익스피어 괴테 등의 세계적인 명작들은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서적의 소장가치마저 높다. 그러나 통속소설은 그 당시는 인기있을지 모르지만 금세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유행의 물결에 밀려나며 소장가치는 애초부터 없었다.


게다가 창작자가 남의 작품을 베낀다면 그 작품의 값어치 예술성 창작성 등은 거론할 가치조차 없어진다. 한마디로 눈가리고 아웅 식의 싸구려 모조품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박진영은 지금까지 숱한 히트곡을 만들어냈고 작곡과 프로듀싱 능력으로 자신을 비롯해 많은 가수를 스타덤에 올려놨다.


그러나 현재 자신을 비롯해 그가 창조해낸 진주 박지윤 비 등의 히트곡이 받는 평가는 어떠한가? 가수들 자체의 능력은 뛰어났을지 몰라도 히트곡은 금세 대중의 머릿속에서 사라졌고 노래방 어느 곳에서도 애창되지 못한다. 한국 대중가요사에서 존재감은 희미하다.


2AM 2PM 원더걸스의 노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생명력이 고작해야 몇 달이다. 존재감은 더욱 미미하다. 과대포장되긴 그 곡의 인기도 마찬가지. 실제 그 곡들에 열광하는 사람은 10대일 뿐이다. 절대로 다수의 지지를 얻는 게 아니다.


누리꾼의 이번 평가가 박진영으로서는 무척 서운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생산해낸 자신의 ‘작품’에 대해 곰곰이 되돌아보고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과장된 인기에 눈이 멀어 본질을 간과했을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냉철하게 뒤돌아봐야 한다. 다양성 창의성 진보성 등 예술성의 시각에서 봐야 한다.


순수예술이든 대중예술이든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기 위해선 역시 내면의 깊이가 뿌리와 기둥을 이뤄야만 한다는 평범하지만 지극히 중요한 진리를 새삼 깨달아야 할 때다.


김도훈의 자아성찰은 더욱 절실하다. 모든 창작자중 특히 작곡가는 표절의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돼있다. 7음계의 좁은 음폭과 많지 않은 리듬형식 속에서 쉴 새 없이 곡을 쏟아내야 하는 인기 작곡가는 특히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남의 창작물을 베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의 의심받은 횟수다. 한, 두 번은 무의식속에서 혹은 우연의 일치로 비슷하게 쓸 수 있다. 세상에는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못할 진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자주 의심받는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은 본인이 표절을 안했다고 하더라도 그런 논란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직무유기의 비난에서는 벗어나기 힘들다.


더불어 창작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 역시 부족했기에 이번 과대포장 작곡가 2위에 오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원로 작곡가 박춘석의 빈소와 발인에 이미자 패티김 등 내로라하는 원로 대형가수들이 왜 앞다퉈 몰려들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티브이데일리 유진모 편집국장 desk@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