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잇썸 “죽지 않고 돌아왔다” [인터뷰]
2026. 10.01(목)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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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죽지 않고 돌아왔다, 라잇썸.”

새롭게 얻고 싶은 수식어를 묻자 그룹 라잇썸의 리더 상아가 내놓은 답이다. 짧고 거침없는 말에는 무대를 기다려온 시간과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이 함께 담겼다. 약 2년 만에 완전체 신보를 선보인 여섯 멤버는 일본 데뷔라는 예상 밖의 출발선에서 다시 한번 뜻을 모았다.

라잇썸(상아·초원·나영·히나·주현·유정)은 최근 일본 데뷔 앨범 ‘리:아이돌’(Re:idol) 발매를 기념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공백기를 견딘 과정과 새로운 콘셉트에 도전한 이유, 다시 무대에 오른 소감을 들려줬다.

지난 9월 23일 발매된 ‘리:아이돌’은 라잇썸이 일본의 ‘카와이’(カワイイ·귀여운) 콘셉트에 도전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다. 준비 과정은 일본 OTT 플랫폼 아베마(ABEMA)의 다큐멘터리 ‘리:아이돌’(Re)을 통해 공개됐다.

주현은 앨범명에 일본 데뷔 이상의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데뷔했을 때의 마음으로, 아이돌의 꿈을 잊지 말고 다시 한번 해보자는 의미도 뒀다”며 “처음에는 일본식 아이돌이라는 말에 두려움도 있었지만, 방송을 하면서 알아갔다. 무대에 서는 마음은 다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 데뷔한 라잇썸의 완전체 신보는 2024년 8월 낸 디지털 싱글 ‘포즈!’(POSE!) 이후 약 2년 만이다. 올해 1월 상아·초원·주현이 ‘아름답고도 아프구나’를 발표했지만, 여섯 멤버가 함께 새 음악으로 활동할 기회를 기다리는 시간은 길었다.

그만큼 일본 데뷔라는 새로운 방향을 받아들이는 데도 시간이 필요했다. 상아는 “한국 앨범을 기다리고 있었고, 이 프로젝트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마음을 움직인 것은 무대에 대한 열망이었다. 상아는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앞으로 무대에 설 기회가 생긴다면 도전해볼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해본 적 없는 콘셉트라 안무부터 녹음할 때의 목소리까지, 어떻게 하면 귀여우면서도 어색하지 않게 보여드릴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일본인 멤버 히나의 역할이 컸다. 평소 일본 아이돌의 무대를 즐겨 봤다는 히나는 멤버별 이미지에 어울리는 제스처를 함께 고민했다. 유정도 “제스처를 만들 때 히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히나가 특히 신경 쓴 멤버는 상아였다. 랩을 맡아 멋있는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상아에게 어떤 귀여움이 어울릴지 찾는 과정이 필요했다. 히나는 “언니가 알려주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잘 따라와 줬다”며 “지금은 각자만의 귀여움을 찾았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도시테’(どうして·Doshite)는 좋아하는 사람의 말과 행동에 따라 설렘과 초조함을 오가는 짝사랑의 감정을 노래한다. 멤버들은 일본어 가사의 뜻을 충분히 이해한 뒤 목소리와 표정, 동작으로 그 감정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주현은 “가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불러야 전달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맡은 프리코러스에서는 짝사랑의 간질간질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를 놓고 녹음하면서도 계속 이야기했다”며 “‘혹시 나 좋아해?’ 같은 대사 파트가 킬링 포인트다. 히나와 유정의 파트를 유심히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짚었다.

곡에 대한 확신도 준비 과정에서 커졌다. 나영은 처음 가이드 음원을 들었을 때만 해도 특색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멤버들의 목소리와 대사가 더해지면서 곡을 듣는 마음도 달라졌다.

나영은 “우리 목소리로 녹음하고 계속 듣다 보니 노래가 너무 좋았다. 이번 곡은 특히 느낌이 와서 발매 전부터 기대했다”며 “반응이 오니 신기하고 아직 잘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아도 “준비 기간이 길었는데도 질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준비한 무대에 오른 순간, 기다림의 시간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지난 9월 26일 홋카이도에서 열린 ‘SBI 뮤직 서커스 홋카이도 2026’(SBI MUSIC CIRCUS HOKKAIDO 2026)에는 멤버들의 가족들도 객석을 찾아 응원을 보냈다.

나영은 “춤을 추면서 가족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힘들었던 시간이 스쳐 지나가며 복받쳐 올랐다. 우리를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고 돌아봤다.

공연 도중 눈물을 보인 초원 역시 비슷한 마음이었다. 그는 “발라드곡을 부를 때부터 눈물이 차올랐다. 내 부모님은 객석에서 찾지 못했는데 다른 멤버들의 부모님이 우시는 모습도 보였다”며 “오랜만에 큰 무대에 서는데, 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 보니 여러 감정이 몰려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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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찬 무대를 가능하게 한 것은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도 이어온 연습이었다. 상아가 공백기 동안 가장 걱정한 것은 무대의 감각을 잃는 일이었다. 멤버들은 단체 연습을 이어가는 한편 보컬과 안무, 언어 수업을 받으며 각자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을 채웠다.

상아는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니 컴백할 때 아쉬운 부분이 생기지 않게 하자는 생각이었다”며 “공백기가 길어지고 연차가 쌓이니 미래에 대한 걱정도 생겼다.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모두에게 무대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서로 붙잡고 의지하며 더 돈독해졌다”고 밝혔다.

주현은 함께 준비해온 시간을 이번 무대에 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공백기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연습했다. 지난 5년 동안 성장한 모습을 충분히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며 “우리를 처음 아는 분들에게는 새롭게 다가가고, 이미 알고 계셨던 분들에게는 ‘이렇게까지 성장했구나’ 하는 놀라움을 드릴 수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여주고 싶은 것은 실력만이 아니었다. 기다림을 견디고 낯선 도전에 나선 경험을 통해 듣는 이들에게도 힘을 전하고 싶었다. 초원은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고 했다. 주현 역시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포기하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거듭 했다고 밝혔다.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이 앨범을 듣는 분들에게도 긍정적인 힘을 드리고 싶어요.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는 걸 몸으로, 노래로 전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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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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