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티파니 영이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다. 벌써 세 번째 뮤지컬 도전이자 첫 번째 창작 초연이다. K-팝 아이돌, 솔로 아티스트, 그리고 배우. 여러 이름을 거쳐온 그가 이번에는 '유미의 세포들' 속 평범하고 사랑스러운 직장인 유미로 무대에 섰다. 결혼 후 처음 맞이하는 대형 프로젝트이지만, 안정된 일상 위에서 티파니 영은 어느 때보다 단단하게 무대를 채우고 있었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연출 양정웅)은 동명의 인기 웹툰과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평범한 직장인 유미의 머릿속 109개 세포들이 등장해 사랑과 일상을 함께 헤쳐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티파니 영은 유미 역을 맡아 김예원과 더블 캐스팅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뮤지컬을 계속 이어온 계기를 묻자 티파니 영은 "스토리텔링 때문에 뮤지컬이 좋고, 라이브라는 점"이라고 답했다. "라이브로 관객을 만날 수 있다는 건 귀한 시간과 자리이기 때문에 매 회 매 순간 소중히 여기고 있다"라고 했다. 오래 전부터 뮤지컬을 너무 사랑해 왔지만, 소녀시대 전성기 당시 '페임'으로 뮤지컬에 처음 발을 들여본 뒤에는 온전히 캐릭터에 시간을 쏟을 수 있을 때 다시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했었다고.
이후 2021년 '시카고' 오디션을 3차까지 거쳐 합격했고, 실제 뮤지컬 무대에 서게 된 경험이 이번 창작 뮤지컬 도전의 발판이 됐다. 티파니 영은 "'시카고'의 체계와 장시간의 공연 스케줄 속에서 장단점을 모두 경험했고, 그 안전함을 바탕으로 '유미의 세포들'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음반과 작사,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캐릭터를 더 확고하게 쌓아갈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또한 연차가 쌓일수록 K-오리지널 작품에 참여하고, 작품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다고 했다.
'유미의 세포들'을 만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작품은 운명처럼 찾아오는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평소 열성적인 연구와 자료 조사를 통해 캐릭터를 구축한다는 티파니 영. 출연 제안을 받자마자 웹툰 400화를 쿠키까지 끊어가며 다 읽었고 드라마 시즌1, 2를 바로 정주행 했다고 말했다. "유미가 굉장히 사랑스럽고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캐릭터였다. 이미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지만, 나 또한 유미에게 사랑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도전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또한 도전을 결심하는 데는 뮤지컬 선배들의 응원도 큰 역할을 했다. 최정원, 정선아 등 선배들로부터 "티파니는 분명히 잘할 거야, 준비가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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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티파니 영 인터뷰 |
드라마 속 유미를 연기한 김고은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는 만큼, 뮤지컬 버전 유미를 만드는 과정이 녹록치는 않았다고. 그럴수록 티파니 영은 기본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원작, 뿌리인 웹툰에 가장 많이 기댔다. 두꺼운 가이드라인은 웹툰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웹툰 이미지를 프린트해서 벽에도 붙여보고, 시각적인 정보를 많이 입력했다. 웹툰 속 유미의 눈동자 위치를 기억에 저장해 그대로 꺼내 쓰려는 노력도 했다"라고 말했다. 작품의 배경이 일반 회사인 만큼 오피스물 드라마를 다시 보기도 했는데, 남편 변요한의 대표작인 '미생'을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사전 조사를 거쳤음에도 창작 초연의 제작 과정은 티파니 영의 예상보다 훨씬 역동적이었다고. 그는 "마지막까지 노래도 바뀌고, 노래가 8가지 버전이 있고 이 가사가 저 가사 같고, 키 체인지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 불러보고. 대본도 여러 버전이 있었다"라며 다소 혼란스러웠던 연습 과정을 회상했다. 의상팀과 함께 유미가 이 넘버를 부를 때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갈아입어가며 맞춰보기도 했다고. "확실히 그걸 다 기록하고 정리해서 지금 버전을 만났다"며 내 안의 J 성향이 빛났다고 웃었다. 그 과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 어떤 작품보다 프라이드를 느끼게 된다"고 했다. "창작 과정은 곡을 혼자 쓸 때와 달리 팀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는 작업이었다. 회차를 하면 할수록 관객과 함께 완성하는 게 창작 뮤지컬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동료 배우들에게 가장 큰 도움을 받았고, 자유로우면서도 꼼꼼하게 세심한 부분들을 잡아주는 양정웅 연출 덕에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티파니 영. 그는 "유미라는 캐릭터의 매력에 대해서는 "저도 아직 찾는 중"이라며 웃었다. "매 회 세포들에게 귀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자신과 가장 잘 맞는 세포로는 계획적인 'J' 성향이 돋보이는 일정표 세포를, 프라임 세포로는 '사랑'을 꼽으며 새 신부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유미의 세포들' 스토리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스스로에게 자존감이 생길 때 내 다른 세포들이 다 발전한다는 메시지가 너무 좋았다"라며 "잘 나가다가도 뭔가 삐끗거릴 때 나 스스로를 찾아가는 메시지를 기존 뮤지컬에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힘이 되더라. 남녀 상관없이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봐도 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자신했다.
원작 웹툰과 드라마가 워낙 큰 사랑을 받았던 탓에 뮤지컬 버전에 대한 기존 팬들의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 티파니 영은 "늘 그랬다. 록시를 만날 때도, 소녀시대로 또 솔로로 새로운 걸 내보낼 때도 그렇다"라며 세간의 기대와 의심을 떨쳐내는 비법으로 '연습'을 꼽았다. 그는 "두려울 때 한 번이라도 더 리서치를 하고, 노래를 열 번 더 불러보고 했다. 제작진 분들은 5년 이상을 원석 깎듯 애정을 담아 이 작품을 만드셨다. 연습 기간 12주를 더해 깎고 깎아서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만든 무대다. 두려워도 각 파트 감독님을 믿고 매일 출근했다"라고 말했다. 현재는 관객 반응을 의도적으로 보지 않으며 자신만의 의도와 방향을 따라 유미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대신 소녀시대 멤버들 현장에 직접 찾아온 지인들의 반응에서 힘을 받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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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티파니 영 인터뷰 |
무대 밖에서의 일상도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배우 변요한과의 결혼 이후 공연과 음반 작업을 동시에 소화하는 일정이 이어지고 있다. "각자의 일, 각자의 시간을 잘 사용하고 있고 서로의 선택을 믿어주고 있기 때문에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변요한은 첫 공연에 가장 먼저 달려와줬고, "너무 멋진 팀과 좋은 작품을 선택한 것 같아서 축하한다"고 이야기해줬다고. 특히 마지막 장면이 인상 깊었다는 말도 전해줬다고 했다. 아티스트로서의 일상 전반에 걸쳐 영감이 되는 존재라고도 했다. "에브리 세컨드, 모든 순간들이 다 합산된다고 하지 않나. 너무나도 많은 도움과 서포트를 주는 영감"이라고 표현했다.
건강 관리도 철저하다. "지난 9년간 잘 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잘 자고 잘 먹고 잘 스스로 체크를 하는 편"이라고 했다. 공연이 없는 날에는 솔로 정규 1집 작업을 위한 합주도 이어가고 있다. 8년간 함께 작업해 온 밴드가 있어 극장에 없는 날에는 합주를 시작했다고. "체계를 잘 짜서 유미도 할 수 있고 팬들도 만날 수 있고 다음 작품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시카고' 브로드웨이 무대에 선 선배 아이비를 언급하며 언젠가는 자신도 꼭 도전하고 싶은 무대라고 말하는 한편,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티파니 영은 관객들을 향해 "유미를 만나면서 자신을 만날 수 있는 힐링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건 모두의 이야기고 언제든 만날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다. 언제든 세포마을로 놀러와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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