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구독자 2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곽혈수(본명 정현수·22)가 약 1년 반 전 택시기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털어놔 화제다.

곽혈수는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 말을 꺼내기까지 오래 걸렸다'는 제목을 영상을 올렸다. 성폭행 피해를 고백하는 내용의 영상이다.

"내일 정신과를 가려고 예약해놓은 상태다. 지난해부터 나한테 벌어진 일들을 말씀드리려고 한다"라고 운을 뗀 그는 "이 사건을 숨기면서 거의 1년 반 동안 유튜브 생활을 해왔는데 너무 힘들었다. 왜냐면 나는 일상 유튜버고, 내 일상을 여러분께 공유드리는 게 일인데 365일 중에 330일을 울면서 지냈다. 숨기면서 사니까 정말 미쳐버리는 거다. 너무 답답하니까 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나는 성폭행을 당했다"라고 고백했다. "지난 2024년 5월 23일 새벽 2시 서울에서 (동성친구랑) 놀고 술을 마시고 집에 가기 위해서 택시를 탔다. 자정이 넘어 막차가 다 끊긴 상태였기 때문"이라며 구체적 시점을 명시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술을 많이 마셔 택시 뒷좌석에서 정신을 잃었다. 그는 "택시기사는 곽혈수의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한 뒤 택시 뒷좌석으로 넘어와 곽혈수를 성폭행했다. 그때까지 성 경험이 전혀 없던 그는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워서 발버둥을 치다 순간 정신을 잃었다"라고 떠올렸다.

그는 자신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임에도 피해 사실을 숨긴 이유에 대해 "성폭행당한 걸 말하면 사람들이 나를 굉장히 안쓰럽고 안타깝고 '쟤는 성폭행당한 애'라고 생각하겠구나 해서 (피해 사실을 숨긴 채) 계속 유튜브 생활을 해왔다"라고 고백했다.

성폭행으로 생식기 등이 망가졌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복용한 약 탓 탈모 등 부작용을 겪었다고도 털어놨다. 더불어 "어제 정말 심하게 공황이 왔다. 발작, 과호흡, 불안, 무기력" 등의 증상을 겪었다며 정신과 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1년 6개월여 동안 성폭행 관련 소송을 진행하며 겪고 있는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는 "우리나라 소송 체계가 나처럼 이렇게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몇 년씩 더 고통받아야 되는 체계"라며 "거의 1년 반 동안 했지만 안 끝난다"라고 했다. 수사관과의 소통 과정에서 겪은 불편 사항도 전했다.

그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전하며,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다. "더 이상 밝은 척하지 않고, 우는 날이면 우는 대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하며, 스스로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유튜브에 솔직하게 담겠다는 계획이었다.

또 "나와 같이 성범죄 피해로 고통받는 수많은 피해자분들을 위해 더 이상 숨지 않을 것"이라며, "성폭행 당했지만, '뭐 어때서? 같이 이겨내면 되는 거잖아'라고 외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해당 영상은 하루 만에 약 200만 명이 시청한 상태다. 콘텐츠 소개글에 "성범죄 피해를 겪으신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댓글로 편히 마음을 나눠달라. 당신만 그런 일을 겪은 게 아니다.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것"이라고 적었는데, 실제로 "성폭력 피해를 당했지만 말할 수 없었다"는 내용의 피해 고백들도 이어지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유튜브 영상 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