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단순히 상대방의 골대에 공을 집어넣는 이 단순한 스포츠가 어떤 이들에겐 인생이기도 하다. 한 차원 높은 K3리그를 경험하며 '진짜 축구'를 즐길 줄 알게 된 '슈팅스타2'의 조효진 PD와 최용수 감독의 이야기다.

'슈팅스타' 시즌2(이하 '슈팅스타2')는 은퇴 후 제대로 진짜 축구를 즐길 줄 알게 된 레전드 스타플레이어들이 K3리그에 도전하는 성장 축구 예능프로그램이다.

이날 조효진 PD는 시즌 2를 연출하게 된 소감으로 "많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최용수 감독이 일등공신이다"라고 공을 돌렸고, 최용수 감독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 저는 일등공신을 선수들이라고 본다. 과거의 현역 때 퍼포먼스를 지금 한다는 게 재밌는 것 같다"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슈팅스타 2'는 K4리그에서 K3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그만큼 당혹스러울 정도의 실력 차를 실감하고 있다. 에피소드가 8회 차에 다다를 동안 첫 승리가 없는 상황. 최용수 감독은 "K4리그는 결정력의 미흡함이 있었다. K3로 올라오니 능력이나 전술이 차이가 났다. 템포도 물론 빨라서 상대하기 버거운 부분이 있었다"라며 "단단하게 준비를 했으면 더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최용수 감독은 팀의 분위기도 설명했다. 그는 "심적으로 고전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이다. 못 이기는 것에 대해 현실을 못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점점 경기력과 이길 것 같고, 팀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라고 털어놨다. 조 PD는 "국가대표고 잘했던 선수들이다. 살면서 꼴찌를 처음 경험한 선수들이다. 다들 분위기가 무겁지만, '우리가 보여주자'는 마인드다"라며 "저희는 경기력이 올라왔고 마인드가 올라왔기에 재밌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한번 이상은 이긴다"라고 자신했다.

이번 시즌엔 이근호, 구자철 등 훌륭한 현역 시절을 보낸 선수들도 합류했다. 조 PD는 "이근호 선수 같은 경우에는 시즌1 때부터 함께 하려고 했는데, 몸을 준비하다가 부상을 당해 못 들어왔다"라며 "다른 선수를 캐스팅하는데도 이근호 선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구자철선수가 은퇴한다고 해서 제주로 가서 섭외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며 100kg에 육박한 구자철에 대해 최용수 감독은 "첫 훈련하는데 쟤 구자철 맞냐고 물어봤다. 몸이 비대해졌었다. 그래도 경기력을 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근호도 처음에는 조금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기가 막힌 골을 보시게 될 것 같다"라고 약간의 스포일러를 남겼다.


녹록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가운데, 선수 보강에 대한 얘기가 빠질 수 없었다. 조 PD는 "사실 데려오고 싶은 선수는 많은데 얘기하기가 조심스럽다. 우리가 은퇴를 종용하는 느낌이지 않냐. 현역을 최대한 많이 하시고 은퇴를 하시면 열려있단 느낌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도 폼이 떨어지면 '슈팅스타로 가야겠다'고 하더라. 김신욱 선수도 은퇴해서 노리고 있고, 임상협 선수도 은퇴하지 않았냐. 은퇴만 하면 열려있다. 항상 기다리고 있고, 최대한 열심히 선수 생활 다 하시고 저희에게 와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용수 감독은 "강민수 선수, 김창수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시즌2에선 상황과 판단에서 밀리는 느낌이라 실점을 많이 한 것 같다. 수비적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공격도 수비도 1:1 싸움이다"라고 현실적인 부분을 지적했다.

이어 최 감독은 "박지성 단장 찬스를 쓰면 된다. 장점이 아주 많은 단장이지 않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지성 단장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슈팅스타'에서 가장 잘한 게 단장을 지성이로 선임한 것 같다. 팀에도 이런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이런 문화가 K리그에 감독과 단장의 생각을 열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프런트와는 괴리감과 거리가 있기 마련인데 우리는 그런 게 없다. K리그도 그렇게 갔으면 좋겠다"라고 소신발언을 남겼다.

거침없는 최용수 감독의 언행에 조 PD는 "평소에도 이러신다. 여기서나 구장에서나 술자리에서나 거의 다 똑같으시다. 그 모습이 다른 예능에 나오는 모습과 시청자들이 재밌게 느끼는 것 같다. 의식하고 멘트 하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라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최용수 감독은 '깨어있는 지도자'로 지칭되곤 한다. 조 PD는 "5회 때 강릉전이었는데, 전반에 너무 잘하다가 확 뒤집혔다. 3:1로 졌다. 어떻게 보면 시즌 1,2 통틀어서 참패느낌이었다. 크게 졌단 생각이다. 감독님 표정을 봤더니 머리끝까지 화나있더라. 오늘 라커룸이 재밌겠단 생각도 들었다"라고 상황을 언급했다. 최용수 감독 또한 당시를 회상하며 "잘 안 풀렸던 경기였다. 우리가 뭘 잘못했고, 큰 실수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화를 내면 안 된다. 요즘 애들은 명석하다. 인정이란 단어가 필요했고 좋은 말이었다. 못할 때도 내가 실수했다고 말해야 한다. 갑과 을이 없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가장 좋았던 순간으론 5:5 결과가 나온 춘천시민축구단과의 경기를 언급했다. 최 감독은 "명암이 갈렸던 순간이다. 에브라처럼 그렇게 훌륭한 선수까지 영입했는데 갑갑하더라. 전반 15분에 3:0이었다. 어떤 감독이라도 그 상황에선 돌파구를 찾기 위해 수만 가지의 생각을 했을 것이다. 에브라가 삼대영을 생각하지 말고 한 골 넣는 걸 생각하라고 했었다"라며 "응집력을 모아 5:5로 비겼지만 이번 시즌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했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그런 모습을 팀으로 보여주면서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현역 때 수많은 경기만큼 기억에 남는 경기였다. 감동과 투혼이 담긴 메시지였지 않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조효진 PD는 고충도 토로했다. 그는 축구 예능을 하며 "제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예능은 다음 상황에 변화를 줄 수 있는데 축구는 게임이라 들어가면 그걸 편집해야 하고 리얼한 상황 그대로 가야 한다. 그게 쉽지 않다"라며 "저희도 준비가 완벽하진 않았고, 상대가 강력했기에 그걸 살려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시즌1보다 2가 재밌단 소리를 많이 듣고 있긴 하다. 새로운 선수도 많이 들어왔고, 서사나 그런 걸 쌓아간 선수들이 있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조 PD는 이번 시즌2의 주안점에 대해 "선수들을 알리는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했다. 시즌2는 사실 너무 지다 보니까, '언제 첫 승을 할까'가 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 편집 방향도 그렇게 된다. 선수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늘은 이겨야지' 하면서 절박해지는 흐름이 담긴다"라며 "그걸 놓치지 않고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시즌2가 더 경기 중심이지 않나 싶다. 아무래도 절박해지는 상황이 됐기에 선수들의 심리나 서사가 그렇게 담겨있어서 그런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차기 시즌에 대해 조효진 PD는 "저희는 계속 시즌은 가져가고 싶다. 지금 있는 선수들도 넣어야겠단 의지가 크다. 앞으로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축구는 다른 프로그램과 달라서, 몇 년 동안 몸담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그렇다. 뛰는 것 자체가 행복이기도 하다. 후광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큰 기쁨이다"라고 털어놨다.

최용수 감독과 조효진 PD는 각자의 자리에서 '진짜 축구'를 증명하고 있었다. 이들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쿠팡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