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폭군'이라고만 부르기에는 이미 민심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배우 이채민이 '폭군의 셰프'를 통해 용포를 입고 매력을 발산, 새로운 대세 배우로 거듭났다.

이채민은 최근 방영 중인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극본 fGRD·연출 장태유)에서 왕 이헌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자,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쫓아 다니는 예민한 성격을 지닌 이헌이 미래에서 온 셰프 연지영(임윤아)을 만나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당초 이채민은 갑작스럽게 '폭군의 셰프'에 합류했었다. 지난해 12월, 촬영을 한 달 여 앞두고 하차하게 된 박성훈의 뒤를 이어 이헌 역을 맡게 됐다. 데뷔 4년차, 조연을 주로 맡아오던 그로서는 단숨에 주말 미니시리즈 주인공이 된 셈이지만 열흘 정도의 시간 안에, 그것도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은 사극 주연으로 투입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그간 그의 연기를 길게 접할 기회가 없었던 시청자들은 캐스팅에 의구심을 표했었다. 직전에 캐스팅 됐던 박성훈과 전혀 다른 이미지는 물론, 로맨스 호흡을 맞춰야 하는 상대역 임윤아와도 10살 나이 차가 나 세간의 우려가 컸다.

하지만 이채민은 이 우려를 재능과 노력으로 불식시켰다. 이헌 캐릭터는 음식에 집중한 요리 및 시식 장면, 궁중 암투, 대령숙수가 된 연지영과의 로맨스 등 많은 것을 표현해내야 하는 역할. 이채민은 섬세한 미각을 가진 예민하고 까칠한 왕의 모습부터 신하들 앞에 군림하는 왕으로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마음에 담게 된 연지영을 향한 다정한 모습을 각각 다르게 표현해 내며 입체적인 인물을 빚어냈다. 왕 캐릭터에 어울리는 묵직한 발성, 내면 속 상처를 드러낼 때면 흔들리는 애처로운 눈빛은 시청자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업계 내에서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장태유 감독은 이채민을 극찬하며 "처음 생각했던 배우는 아니지만 이채민 씨에게 100%, 아니 120% 만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뒤늦은 합류에도 캐릭터 연구에 몰두해 촬영장의 모두가 납득할 만한 이헌을 만들어 냈다는 설명이다. 임윤아 또한 "준비 기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다 장착하고 촬영장에 나타난 모습을 보고 '이헌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와의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걸출한 신인의 탄생이다.

이채민

이채민은 지난 2021년 tvN '하이클래스'로 데뷔한 신예다. 이후 KBS2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tvN '일타 스캔들', tvN '이번 생도 잘 부탁해', 넷플릭스 '하이라키', MBC '바니와 오빠들' 등에 출연했다. 교복을 입은 소년, 성장하는 청춘의 얼굴을 연기하며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또한 2022년부터 2년 간 KBS2 '뮤직뱅크' MC로 활약하고,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 등 예능에도 출연하면서 연기 뿐만 아니라 예능감, 진행 능력까지 다재다능한 면모를 뽐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그렇게 꾸준히 쌓아온 노력이 마침내 '폭군의 셰프'에서 만개한 것이다.

차기 '대세 배우' 반열에 오른 이채민은 '폭군의 셰프' 이후 차기작으로 넷플릭스 '캐셔로'에 출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며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구축해 나갈 전망이다. 우연히 온 기회를 꽉 붙잡아 놓치지 않은 그 실력으로, 이채민이 앞으로 선보일 행보에 기대감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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