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법정 다툼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260억 원 상당의 풋옵션 권리를 둔 이견 다툼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11일 오후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등 3명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의 2차 변론과, 하이브가 민 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 4차 변론을 병합 심리했다.

양측은 법정에서 풋옵션의 효력과 주주간계약의 공정성을 둘러싸고 날선 공방이 이어갔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제시한 요구와 내부 문건 의혹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민 전 대표의 과도한 요구와 조직적 흔들기가 문제”라고 비판했고 민 전 대표는 “사실 왜곡과 풍문”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민 전 대표가 하이브에 요구하는 풋옵션 비용은 ‘어도어 최근 2개년도(2022~2023) 영업이익 평균 × 13배 ÷ 총발행주식 수’를 기준으로 한다. 주주간계약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보유 지분 18% 중 13.5%를 행사할 수 있으며, 어도어가 2022년 영업손실 40억 원, 2023년 영업이익 335억 원을 기록한 점을 토대로 약 260억 원을 받을 수 있다는 추정이 제시됐다.

이날 하이브 측 증인으로 출석한 정진수 CLO는 민 전 대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에게 부여한 13배 풋옵션에 대해 “일반적으로 창업자가 회사를 매각할 때나 적용되는 높은 수준의 보상”이라고 지적하며, 회사 보호를 위해 해사행위 금지 등 특별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 전 대표가 계약을 불공정하다고 주장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여론에서도 '이런 조건이 노예계약이라면 기꺼이 노예가 되겠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CLO는 민 전 대표 측이 재협상 과정에서 풋옵션 배수를 13배에서 30배로 올리고, (뉴진스의) 전속계약 체결·변경·해지와 외부 용역 계약을 대표이사 단독 권한으로 하는 등 하이브의 입장에서는 수용이 불가능한 권한 강화를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30배는 매출보다 더 큰 돈을 가져갈 수 있는 수준”이라며 “계약이 그렇게 수정되면 대표는 무소불위가 된다”고 일침했다.

또 정 CLO는 2024년 초 내외부 제보를 통해 민 전 대표의 독립 시도 정황을 포착했다며 ‘프로젝트 1945’, ‘하이브 7대 죄악’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문건이 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뉴진스 멤버 부모들이 하이브에 보낸 1·2차 항의 이메일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해당 메일의 내용이 “단순 문제 제기가 아닌 전략적 행위로 보였다”고 주장했다.

하이브 경영진과 뉴진스 부모 면담 관련해서는 “부모들은 처음엔 중립적이었지만, 민희진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입장이 바뀌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해 민 전 대표는 법정에서 “거짓말이 너무 많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경업금지 조항과 관련해 “풀어주겠다고 약속한 적 없다. 정진수의 진술은 위증”이라고 맞섰고, 외부 투자자 접촉 의혹에 대해서도 “풍문일 뿐 증거가 없다. 만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뉴진스 부모 면담 경위에 대해서는 “만나는 줄도 몰랐다”고 했고, 내부 카톡·문건 공개에 관해서는 “부분만 발췌돼 왜곡됐다. 카톡 전문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며 정 CLO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날 법정에서 드러난 구도는 이렇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풋옵션 30배 상향 요구와 대표이사 권한 독점화 시도는 주주간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정황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 전 대표는 사실관계를 전면 부인하며 증거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앞으로 법원은 풋옵션 효력과 주주간계약의 해지 가능성, 그리고 각종 내부 문건·제보의 신빙성을 종합해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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