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또 다른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감독 매기 강·크리스 애펄핸스)는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아덴 조), 미라(메이 홍), 조이(유지영)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에 나섰고 한국계 캐나다인인 스토리 아티스트 매기 강, 각본가 겸 아티스트 크리스 애펄핸스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공개 직후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순위 분석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시청 스코어 기준 전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에 올랐다. 관람 후기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은 물론, 벌써부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직접 그린 팬아트가 SNS에 쏟아지는 등 마니아를 양산하고 있다.

◆ '케이팝 생태계'가 애니메이션 안으로, 마니아라면 필견

여러 인기 요소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제목부터 등장하는 '케이팝' 산업 생태계를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 주효했다. 케이팝이 단순히 작품 속 요소로만 소비되지 않고, 케이팝 업계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게 만들었다는 점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먼저 실제 케이팝 유명 아이돌들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차용해 만들어진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화제다. 제작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주인공 3인방, 그룹 '헌트릭스'의 루미 조이 미라를 만들 때는 있지(ITZY) 블랙핑크 트와이스, 모델 안소연 등의 특징을 녹여냈고, 5인조 저승사자 아이돌인 '사자 보이즈'는 방탄소년단(BTS)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스트레이키즈 에이티즈 몬스타엑스 빅뱅 등 여러 케이팝 그룹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특히 감독 매기 강은 리더 진우는 한국의 고전적인 모습을 갖추길 원해 차은우, 남주혁 등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실제 케이팝 아이돌들의 히트곡 못지않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OST도 화제몰이 중이다. 테디, 24, ido 등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들이 참여해 헌트릭스의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 '골든(Golden)', 사자 보이즈의 '소다 팝(Soda Pop)', '유어 아이돌(Your Idol)' 등을 작곡했다. 루미는 이재(EJAE), 미라는 레이 아미(REI AMI), 조이는 오드리 누나(Audrey Nuna)가 가창을 맡았고, 사자 보이스는 작곡가 앤드류 최, 제로엑스의 넥웨이브(neckwav), 더블랙레이블 소속 대니 정, 유키스 출신 케빈, samUIL Lee 등이 가창했다. 또한 안무에는 리정, 잼 리퍼블릭 등이 참여, 실제 케이팝 아이돌의 노래를 작업하는 전문가 군단이 제작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아이돌 콘서트를 찾은 팬들, 신곡 발표 시스템과 SNS 라이브, 예능 녹화, 팬사인회, 연말 시상식 무대를 놓고 벌이는 경쟁 등 실제 케이팝 가수를 좋아해본 팬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실제 행사들이 곳곳에 등장해 현실과의 싱크로율을 높였다.

◆ 무당·저승사자·작호도…韓 문화와 정서가 고스란히

한국 문화를 철저히 고증해 작품에 담았다는 점도 인기몰이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헌트릭스 3인방이 과거 조선의 여성 무당들의 후예라는 설정 하에 곡도 신칼 사인검 등의 전통 무기를 사용하게 했고, 의상에는 노리개 등을 비롯해 전통 문양을 대거 활용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또한 남자 주인공 진우와 함께 다니는 호랑이와 까치 캐릭터는 민화 '작호도' 속 호랑이, 까치를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해 귀여움을 극대화 했다. 주인공들의 식사에는 라면, 김밥 등 한국 음식들을 계속해 노출했고, 한국어 간판이 곳곳에 등장하는 길거리 풍경과 남산타워까지 실제 한국 거리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한국적인 정서를 그대로 갖춘 덕에 한국에서의 인기는 물론, 케이팝 인기를 담보로 해외 팬덤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대한민국에서 2위를 기록 중이며, 케이팝 한류가 강세를 보이는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7개 국에서는 공개 첫날 1위를 차지하는 등 순항 중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