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청춘을 넘어 꿈을 향해 비상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그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질문 앞에서 그룹 엔시티(NCT) 도영이 스스로 꾹꾹 눌러쓴 일기장을 꺼내보였다. 도영이 그 일기장에 꾹꾹 눌러 적은 진심은 열 개의 파동을 가진 울림이 돼 멈춰있던 발걸음을 다시 내딛게 하는 용기가 됐다. 도영의 가장 사적인 일기장은, 누구나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쉼터다.

지난해 첫 솔로 앨범 ‘청춘의 포말(YOUTH)’로 청춘을 노래했던 도영이 두 번째 솔로 앨범으로 돌아왔다. 9일 저녁 6시 발매되는 도영의 두 번째 솔로 앨범 ‘소어(Soar)’는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꿈꾸게 하는 힘’을 전하고자 하는 도영의 진심을 담은 앨범이다. 타이틀곡 ‘안녕, 우주(Memory)’를 포함해 총 10곡으로 구성돼 있다.

꼬박 1년이 지나 두 번째 솔로 앨범으로 돌아온 만큼, 도영은 ‘청춘’에서 ‘꿈’으로 외연을 확장한 음악으로 또다시 솔로 여정을 시작했다. 마치 음악이 나이와 국경, 언어를 초월하는 힘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도영은 이에 대해 “’ 청춘의 포말’은 청춘의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청춘 하면 모두가 어쩔 수 없이 특정 나이대를 떠올리지 않나. 그래서 2집에서는 나이대를 특정하지 않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꿈’이 떠올랐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도영은 왜 ‘꿈꾸게 하는 힘’을 노래하고 싶었을까. 도영은 “음악 안에 의미를 깊이 담고 진심을 쏟아붓는다면 누군가의 마음을 일으키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떤 사람들은 ‘오그라든다’며 피할 수도 있지만, 그런 감정을 두려워한다면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걸 놓치게 될 것 같았다”면서 “어떻게 보면 배경음악이 될 수 있는 음악들에 ‘꿈꾸게 하는 힘’을 넣어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청춘의 포말’에 이어 또다시 밴드 사운드의 음악이 다수다. 장르적인 변화를 시도할 법도 한데, 도영은 이번에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음악으로 ‘꿈꾸게 하는 힘’에 대해 노래했다. 이에 대해 도영은 “1집과 전혀 다른 색깔의 앨범을 만들어야 하나라는 고민을 안 하지는 않았다. 제가 아티스트로서 음악을 계속하려면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집과 통일감을 가진 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꿈꾸게 하는 힘’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작한 2집은 도영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과 닮아있었다. 밴드 자우림의 김윤아, YB밴드의 윤도현, 넬의 김종완 등 어린 김동영을 꿈꾸게 했던 아티스트들이 솔로 가수 도영의 또 다른 꿈을 현실로 만들어줬다.

김윤아의 ‘동경(Luminous)’, 윤도현의 ‘고요(Still)’, 김종완의 ‘샌드 박스(Sand Box)’는 도영의 목소리로 ‘소어’에 실리게 됐다. 도영은 선배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에 대해 “1집 때부터 함께 작업해보고 싶던 분들이었다. 한 분, 한 분 곡을 주시기로 확정이 됐을 때 속으로는 너무 좋았지만 ‘괜찮을까?’라는 생각도 있었다. 감히 이 분들의 노래를 다 실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들기도 했다”라고 했다.

책임감과 부담감이 앞서기는 했지만, 김윤아 윤도현 김종완과의 작업은 도영에게 새로운 배움의 장이었다. 도영은 “대선배님이심에도 불구하고 저를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존중해 주셨다. 선배님들의 의견만 피력하지 않으시고, 저의 생각을 물어봐 주시는 게 감동적이었다”라고 했다.

또한 도영은 음악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단다. 도영은 “아무래도 제가 지금 아이돌로서 하고 있는 대중음악은 속도감이 빠르다. 감정이나 표현보다는 기술적으로 구현하고 장르적인 것에 치중돼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그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구간에서 어떤 식으로 노래를 해야 하는지 보다 어떤 말을 하기 위한 표현이 나와야 하는지를 깨닫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윤아 윤도현 김종완뿐만 아니라 평소 좋아했던 작가진들과 함께 만든 10곡 모두 도영에게 하나같이 소중했다. 마음을 꽉꽉 눌러 담아 만든 10곡 중 ‘안녕, 우주’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하는 과정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도영은 “서동환 작가님께서 30초짜리 건반 멜로디만 있는 후렴구를 보내주셨다. 그게 너무 좋아서 이걸 빌드업을 해보자고 했고, 4~5시간 만에 1절 분량을 만들었다”면서 “모든 타이틀곡 후보들 중에 1절 분량만으로 ‘안녕, 우주’가 모두의 동의를 얻고 타이틀 곡이 됐다. 사실 SM에서는 완성된 노래도 타이틀곡이 되기 쉽지 않다. 근데 이례적으로 데모 단계에서 1절 분량만으로 타이틀곡이 됐다. 이 정도면 모두의 공감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청춘의 포말’이 도영의 음악 정체성과 청춘에 대한 다양한 감정으로 응원과 위로를 전하는 앨범이었다면, ‘소어’는 언제든 도영을 추억할 수 있는 일기장과도 같다. 도영은 “사실 2집을 계획하면서 특정한 계절감을 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군입대로 잠깐 자리를 비우는 시기에 저를 추억하고 싶으신 분들이 한곡씩 꺼내보는 앨범이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영은 “저는 앨범이 제 일기장이라고 생각한다. 일기장은 사적이지만 소중한 사람에게는 몇 번이고 보여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저의 가장 사적이지만 소중한 영역을 여러분들이 저를 추억하고 싶을 때 한편씩 꺼내어 주는 앨범이었으면 하는 게 저의 목표이자 다짐이었다”고 했다.

수치로 증명되는 기록보다는 자신만의 노래를 하는 것, 그리고 그 노래가 누군가에게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길 바라는 소망이 ‘소어’에 담은 도영의 마음이자 목표다. 그래서인지 도영은 지난해 첫 번째 솔로 앨범 발매를 앞두고 만났을 때보다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이다. 기록은 내려두고, 노래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도영에게서 단순한 보컬 기교를 넘어 노래에 담는 감정과 메시지,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서 한층 깊어진 생각과 성숙함이 느껴졌다.

“우리가 재지(JAZZY) 한 노래를 듣고 싶을 때 떠오르는 아티스트가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의 지금 꿈은 청량한 사운드의 밴드 음악이 듣고 싶을 때 떠오르는 아티스트가 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2016년 엔시티 유(NCT U)로 데뷔해 엔시티 127(NCT 127)과 유닛 그룹 엔시티 도재정(NCT DOJAEJUNG), 그리고 솔로 가수로 쉼 없이 10년을 달려온 도영이다. 도영은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나쁘지 않았다. 이 정도면 만족한다”라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올해 데뷔 10년 차가 된 도영은 군입대라는, 아티스트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결코 작지 않은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 익숙한 무대를 잠시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그리고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에 도영은 “저는 1년 전까지만 해도 ‘군백기(군입대 공백기)’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경험해 보지 않았고, 어떻게 풀릴 것 같다는 생각도 없었다”면서 “막상 군백기를 경험해 보고 입대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 되니까 생각보다 별 거 아니라는 자신감이 든다. 태용이 형과 재현이가 없는 상태에서 6명이 엔시티 127 활동을 무사히 잘 해냈다. 저는 남은 멤버들이 잘 해내고 팀 활동을 이어가줄 거라는 확신이 있다. 우리는 계속 멋있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 자신감은 ‘노래하는 도영’이라는 정체성과 방향성은 어떤 공백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도영은 자신의 군입대로 상심하고 있을 팬들에게 확언과 같은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팬분들이 벌써 아쉬워하고 슬퍼하시는데 저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군대라는 건 시간의 공백일 뿐이지 앞으로 제 행보에 있어서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 노래할 거란 확신이 있기 때문에 팬들이 슬퍼하거나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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