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이 61년 백상예술대상 역사에 새 획을 그었다. 시상식이 생긴 이래 예능프로그램으로는 처음으로 대상 수상에 성공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또 한 번 증명했다. 하지만 시즌2를 둘러싼 악재에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5일 저녁 제61회 백상예술대상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개최됐다. 방송인 신동엽, 배우 수지 박보검이 진행을 맡았다.

대상의 주인공은 방송 부문에서는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영화 부문은 '하얼빈' 홍경표 촬영감독이 선정됐다. 특히 '흑백요리사'의 수상에 세간의 이목이 쏠렸다. 모두가 유력한 후보라고는 생각했지만, 정말로 대상 트로피를 들 줄은 몰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백상예술대상의 방송 부문 대상의 주인공은 대부분이 드라마였다. 다큐멘터리가 몇 차례 대상을 수상한 적은 있지만 예능만 놓고 보면 2008년 강호동, 2013년과 2021년 유재석이 개인으로서 수상했을 뿐, 프로그램이 주체가 돼 대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이러한 이례적인 수상 결과가 나올 만큼 '흑백요리사'의 화제성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공개와 동시에 입소문을 타더니, TV와 OTT를 통합한 비드라마 화제성 차트 1위, 출연자 화제성 차트를 올킬하며 국내를 평정함과 동시에 넷플릭스 비영어 TV쇼 부문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한 인기를 구가했다.

심사위원으로 등장한 셰프 안성재를 위시해 이미 유명세를 얻었던 백수저 셰프들이 다시금 주목을 받았고, 재야의 고수인 흑수저 셰프들도 얼굴과 이름을 알리며 대한민국에는 미식 유행이 일었다. '흑백요리사' 출연진이 레거시 미디어를 비롯해 각종 유튜브 채널을 점령하고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가 수년 만에 부활하는 등 방송가에도 다시금 '셰프 열풍'이 불었다.

넷플릭스 또한 발 빠르게 시류에 편승해 시즌2 제작을 확정 짓고 지난 3월 촬영에 돌입한 상황. 하지만 심사위원인 백종원을 둘러싸고 연일 논란이 터지고 있기에, 시즌2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은 혹여나 프로그램이 유탄을 맞지는 않을지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백종원과 그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는 최근 수개월 사이 재료 함량 미달, 원산지 표기법 위반, 위생법 위반, 임원의 성희롱 면접 등 수많은 논란을 빚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백종원 개인 또한 그간 방송가에서 갑질을 해왔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단순히 출연자 개인의 일탈이 아닌, '흑백요리사'의 명백한 인기 요인 중 하나였던 '심사위원 백종원'의 전문성을 의심케 하는 논란들이기에 더욱 큰 문제다.

하지만 백종원은 전면에 나서서 논란을 수습하는 대신 방송 녹화를 강행하고 있다. 논란이 일어난 시점은 지난 2월이지만 의혹이 모두 해소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3월부터 시작된 '흑백요리사2' 녹화에 참여했으며, 4월에는 tvN 예능프로그램 '장사천재 백사장3' 촬영을 위해 프랑스에 체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해진 스케줄이 있으니 녹화를 진행해야 한다는 방송국의 사정도 일리는 있지만, 대중의 입장에서는 쉬이 납득이 가지 않는 행보다.

역대 대한민국 예능 중 최초의 길을 낸 '흑백요리사'다. 하지만 소위 이 '백종원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자칫 이들이 쌓은 금자탑의 빛이 바래지는 않을지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