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논란 속 '최강야구'가 또 한 번 법정으로 향한다.

29일 JTBC는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를 제작한 제작사 스튜디오C1(이하 'C1')과 장시원 PD를 28일 형사 고소했다"라고 밝혔다.

'최강야구'는 은퇴한 야구계 전설의 선수들이 뭉쳐 전국의 야구팀들과 대결을 펼치는 예능우로, 2022년 시즌1 론칭을 시작으로 시즌3까지 장시원 PD가 이끄는 스튜디오 C1이 제작했다. KBO 리그의 인기 상승과 맞물려 두터운 마니아 층을 양산하며 인기 예능이자 JTBC 간판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시즌4 제작을 앞두고 방송사와 제작사 사이에 제작비로 인한 갈등이 빚어졌다. JTBC가 C1이 그간 제작비를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 억원 과다 청구했다고 지적했고, C1을 배제한 채 새롭게 제작진을 꾸려 '최강야구' 새 시즌을 론칭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이에 C1은 "제작비 사후 청구와 실비 정산 조건이 아니므로 과다 청구는 구조적으로 있을 수 없다. 또한 '최강야구'의 JTBC 저작권은 시즌3 촬영물에 한정된다"라며 C1을 배제한 채 새 시즌을 제작하는 행위가 지적재산권 탈취라고 주장했다.

이후 양측의 이견으로 인해 JTBC는 C1과 '최강야구' 새 시즌 계약을 진행하지 않았고, 새 제작진으로 '최강야구 2025'를 제작해 9월 론칭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C1은 '최강야구'와 유사한 포맷과 출연진을 꾸려 '불꽃야구' 제작에 나선다고 발표, 혼란을 가중시켰다. JTBC는 C1에 제작 강행 중단을 요청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불꽃야구' 제작을 계속한다면 가처분 신청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C1은 예고대로 '불꽃야구'를 론칭했다. 대부분이 '최강야구'에 출연했던 선수들이다. 지난 27일 오후 2시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동국대학교 팀을 상대로 첫 야구장 직관 녹화를 진행했고, 유료로 판매된 전 좌석이 5분 만에 매진되는 등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JTBC가 형사 고소까지 나서게 된 배경이다.

JTBC는 C1측이 JTBC가 IP에 관한 모든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최강야구'과 유사한 속편 프로그램 '불꽃야구'를 제작한 사실 자체가 저작권법 침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전에도 '최강야구'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김성근의 겨울방학'을 제작해 무단으로 타 OTT사(티빙)에 제공,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성근의 겨울방학'에서 '최강야구'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노출해 상표법을 위반한 혐의도 함께 제기했다.

또한 장 PD에 대해서는 그가 C1을 운영하며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임의로 이사 보수를 책정, 이사 본인인 장시원 PD가 재산상 이득을 취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업무상 배임 행위를 했다고 명시했다. 프로그램 제작 계약 종료 이후 C1 측이 JTBC 서버에 저장된 '최강야구' 관련 파일을 무단 삭제한 것에 대해서도 전자기록 등 손괴 및 업무 방해죄로 고소했다.

C1스튜디오 장시원 PD

이에 C1 측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날 오후 장 PD는 " '최강야구'로 명명된 야구 프로그램에 관한 아이디어가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된다면 그 저작권은 창작자인 스튜디오C1에 있다"라고 재차 반박했다. 그는 "JTBC가 가지고 있는 권리라고 하는 것은, 촬영물 납품을 위한 공동제작계약에 정해진 바에 따라 기 촬영된 영상물에 대한 저작권을 OTT 판매, 재전송 등을 목적으로 원시 저작권자인 스튜디오C1으로부터 이전 받은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장 PD는 "최근 2달 간 JTBC가 저지른 위법한 방해 행위는 다양하며, 최윗선부터 실무자까지 직접 가담했다. 경기장 대관 방해, 타 채널에 대한 음성적인 협박, 주요 출연진과 제작진에 대한 회유 시도, 편집실 무단 침입, 재물손괴 등 하나하나 심각한 위법행위"라고 밝혔다.

특히 논란의 불씨가 됐던 제작비 과다 청구에 대해서는 "(JTBC가) 합의된 직관행사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고 수익 규모조차 은폐하고 있으면서, 적반하장으로 시즌 촬영 기획 시에 합의되었던 인건비에 대해 횡령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채널의 '갑질' 차원을 넘는 것으로 영상 콘텐츠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일 뿐만 아니라, 팬과 시청자가 콘텐츠를 향유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JTBC의 고소 공지가 C1와의 거래를 염두에 두고 있는 타 채널을 겁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장 PD는 법률 검토를 거쳐 JTBC의 고소에 대응하겠다며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야구는 JTBC의 것이 아니라 팬들의 것임을 말씀드린다. C1은 팬들을 향한 좋은 콘텐츠 양산을 위해 뚜벅뚜벅 나아가겠다"라고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이들의 법적 공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