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수지와 함께, ‘원더랜드’를 하고 싶어요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4. 05.30(목)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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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요즘의 영화 홍보는, 점잖게 구는 게 상도라 여겼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출연 배우들이 각종 연예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SNS를 활용하여 저마다의 감성에 맞게 대중의 시선을 끌고 있으니까. 덕분에 제목 정도만 알고 있던 작품에, 자신도 모르게 관계성을 만들어버린 관객도 생겼으니 꽤 성공적이다.

“태주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원더랜드를 하고 싶어요”
배우 수지가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과 글이 화제다. ‘태주’라 불리는 연인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이 가득 묻어 있는 장문의 글로, 읽기만 해도 더없이 사랑스럽고 애틋해서, 더없이 슬픈 두 연인의 얼굴이 절로 소환되는 까닭이다.

당연히, 수지의 이야기는 아니다. 사진에 등장하는 메모 속에 적힌 ‘원더랜드 화이팅!’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 ‘원더랜드’에서 그녀가 연기한 인물 ‘정인’으로서의 것이다. 영화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원더랜드’ 서비스가 가능한 세상에서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원더랜드와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그중에서 수지는 사고로 의식 없이 누워있는 오랜 연인 태주를 복원하는 인물 정인을 맡았다. 김태용 감독에 따르면, 수지가 올린 글은 작품에 등장하는 소품도, 대사도 아닌, 그녀가 촬영 들어가기 전에 직접 써서 준비한 것이라고 한다. 정인이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하며 남자 친구인 태주가 어떤 사람인지 고스란히 담아내는 과정에서 이런 마음이었겠다고 적어 내려간 글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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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태주는 웃는 게 참 예뻐요. 뭐랄까 되게 5살 같다고 해야 하나. 웃는게 정말 맑아요. 화가 나도 말갛게 웃으니까 진짜 할 말이 없어요. 짜증날 때도 많고 지긋지긋할 때도 많았는데 그 웃음은 항상 설레요.”

수지의 글은, 접하는 이들로 하여금 ‘원더랜드’가 어떤 형상을 가질지, 어느 정도의 윤곽을 떠올리게 했는데, 놀라운 점은 해당 작품에 대한 흥미까지 한껏 높여놓았다는 사실이다. 더없이 탁월한 홍보 효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물론 오랜만에 이루어진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의 만남이고, 수지를 비롯하여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등 대중에게 절대적 호감을 선사하고 있는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이미 적지 않은 호기심을 발동시키고 있는 상태이긴 하다.

하지만 그게 작품 자체에 관한 관심이라고 볼 수는 없으니까. 수지가 게시한 정인의 마음이 더없이 탁월한 홍보 효과를 냈다고 보는 바는, 그녀의 글을 접하는 대중이 다름 아닌 ‘원더랜드’라는 이야기에, 그 세계의 인물인 정인과 태주에게 관심을 가지게 했다는 대목에서 기인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작품에 있어, 홍보의 유익이란 사람들이 해당 작품 속 세계에 빠져들 마음의 준비를 하게끔 만들어주는 일일 테니.

어쩌면 방송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는 일보다, 얼마나 압도적인 인지도를 가진 프로그램이나 채널일진 몰라도, 수지의 방식이 더 훌륭한 성과를 도출해 낼 지도 모르겠다. 이제 남은 건 ‘원더랜드’가 돋워진 흥미를, 실재적으로 얼만큼이나 채워줄 수 있느냐인데, 이러한 기대와 설렘이, 확신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영화관으로 발걸음을 움직이게 하는 귀한 동력이 된다는 것만은 분명하니, 그녀의 ‘원더랜드’ 홍보는 대성공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수지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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