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히어라, 훼손된 진정성 되돌릴 수 있을까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3. 09.14(목)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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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에서 ‘더 글로리’에 이어 악역으로 다시 한번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한 배우 ‘김히어라’가 학교폭력(이하 ‘학폭’)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6일 한 매체를 통해 중학교 재학 시절, 일명 ‘빅상지’라 불리는 일진 무리에 소속되었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고 그녀 또한 일정 부분 사실임을 인정하면서, 암암리에 돌던 소문의 힘까지 합세하여 논란이 불일 듯 일어난 것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갑론을박의 상황이다. 김히어라 측은 빅상지에 속해 있던 건 맞지만 직접적인 폭력이나 위해를 가한 적은 없으며 방관자에 불과했을 뿐이란 주장을 한 반면, 기사를 내보낸 매체를 중심으로 몇몇 제보자는 방관 또한 폭력의 일종이란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실제로 피해를 당한 이들이 존재한다며 맞대응 중이다. 여기엔 본인의 기억에 의존해야 하는 게 전부라 정확한 사실 확인이 어렵다는 맥락이 존재한다.

그렇다 보니 연일 논란과 갈등이 비대해지고 있는 가운데, 결국 김히어라 측이 최초 보도한 매체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데 이르렀다. 제보자의 주장만을 입증된 사실인 것처럼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악의적인 편집도 불사하여 배우 본인뿐 아니라 주변인에게까지 심각한 위해를 입히고 있으며, 해당 배우와 소속사를 충분히 배려하여 기사를 내보낸 것처럼 위선적인 태도를 취하여 오해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는 거다.

학폭 의혹이 터지면 관련 스타는 연예 활동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사안이 심각한 경우엔 더 이상의 활동이 불가하게 되기도 한다. 아무리 과거 한때의, 치기 어린 시기에 벌인 일이고 전과(前科)로 남지 않은 정도라 해도,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위치에 놓인, 도의적인 책임을 지닌 존재로서 누군가에게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폭력을 가한 이력은 절대 용납되어선 안 되는 부분인 까닭이다.

그리하여 김히어라 또한 기자가 자신의 과거에 관한 기사를 들고 찾아왔을 때 저자세부터 취했다. 손 편지까지 작성했으니까. 우선 일진 모임의 일원이었던 건 부인할 수 없고 세부적인 사실 확인에 앞서, 곧 방영을 시작할 드라마에 피해가 갈까, 우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적합한 표현일진 모르겠으나 ‘다행’히 보도 시점은 드라마 종영 이후로 미루어졌고, 김히어라 측 또한 어느 정도 대처할 시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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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히어라와 그녀의 소속사는 항간에 떠돌고 있는 일화는 모두 오해에 불과하며, 이조차도 제보자들을 만나 풀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슬슬 무마되어 가야 하나 논란은 날이 갈수록 부풀어 오르는 형국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김히어라 측은, 앞서 잠시 언급한 바처럼, 관련 기사를 최초로 보도한 매체에 여론몰이의 책임을 묻고 있다.

하지만 대중이라고 여론의 웅성거림에 무작정 휘말려 들진 않는다. 물론 영향은 받겠다만, 어떤 사안은 진위 파악이 어려워 함부로 판단 내릴 수 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스타에게 시선을 좀 더 기울인다. 그 혹은 그녀가 마주한 사태에 응하는 태도를 보며 진정성 여부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김히어라는 이 부분의 증명이 그리 성공적이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자에게 보낸 손 편지에서 김히어라는 어린 시절 ‘이름도 얼굴도 특이해서 어딜 가나 주목을 받거나 놀림이나 소외를 당했던 편’이라고 회상한다. 그러다 놀림이나 따돌림을 당하기보다는 차라리 주목받고 관심을 받자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고 돌이켜보니 미성숙한 시선에 의한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창 시절을 보내본 이들은 안다. 놀림이나 소외를 당하지 않기 위해 주목받는 방법을 선택한다는 게 누구에게나 가능한 상황은 아니라는 사실을.

뿐만 아니라 가해자일 가능성이 높은 위치에 있긴 했으나 직접적인 가해를 가한 적은 없었다고도 한다. 누군가 그 위치에 있다는 것 자체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가해를 당할 상황이 제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치를 완벽히 간과한 해명이다.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치기 어리고 멋모른 시절, 미성숙할 때니까 모를 수 있고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런데 왜 이 모든 깨달음과 후회의 마음이 절절하게 담긴 손 편지를, 피해를 보았다 주장하는 제보자들도, 대중도 아닌 기자에게, 그것도 가장 먼저 보낸 걸까.

누구나 살다 보면, 특히 청소년 시절 미숙한 사리 판단으로 크고 작은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곤 한다. 그리고 이것이 누군가의 인생에 어떠한 모양이라도 상흔을 남겼다면 언젠가 반드시 되돌아와 발목을 붙든다. 이때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한순간의 실수나 잘못이 되어 좀 더 바람직한 인생을 살아가게 한 원동력으로 재해석되기도 하고, 반대로 도리어 과거의 그때 그 자리로 끌려들어 가기도 한다.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김히어라 측은 과연 어떤 앞날을 받아 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김히어라 공식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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