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를 두고 1조원 대의 쩐의 전쟁을 벌이던 하이브와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 간의 다툼이 결국 합의 하에 막을 내리게 됐다.

하이브는 12일 오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날부로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 밝혔다. 하이브는 "카카오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설명했다.

카카오 측도 "당사는 하이브의 SM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고 공식 입장을 내며 "당사는 하이브, SM과 상호 긍정적 영향을 주고 받는 파트너로서 K팝을 비롯한 K컬처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경쟁이 아닌 협력 구도로 하이브와 동행해 나갈 것임을 알렸다.

이어 "26일까지 예정된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와 SM과의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인 카카오 측은 "SM의 글로벌 IP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입장문 대로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약 1조2000억 원(주당 15만 원)을 투입해 SM 지분 35%를 매입할 계획. 현재 지분율이 15.78%인 하이브가 인수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계획대로만 지분을 확보한다면 SM 대주주는 카카오가 된다.


하이브와 카카오 간의 '쩐의 전쟁'은 지난 달 7일, SM 경영진이 카카오에 대한 제 3자 배정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발표하며 시작됐다. SM 창업주이자 대주주였던 이수만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목적으로 제 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다"라며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고, 뿐만 아니라 하이브에게 자신의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넘기기도 했다.

이를 기점으로 하이브의 SM 인수 작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하이브는 SM 지분의 약 40%에 달하는 595만1826주를 주당 12만 원, 총 비용 1조1370억 원에 공개 매수할 것임을 알렸고,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던 카카오는 하이브 보다 높은 15만 원에 SM 지분을 공개 매수할 것이라 밝혔다.

더 많은 SM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양사는 서로의 치부를 오픈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많은 갑론을박이 오갔고 가요계 팬들은 파국으로 치닫는 이들의 다툼에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 하이브와 카카오 양측 모두 한발 물러나는 결정을 하며 둘 사이 다툼은 합의 하에 종료되게 됐다. 이에 따라 하이브와 카카오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도 표대결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카카오, 하이브, DB]